나의 영국인문 기행은 재일교포 교수인 서경식교수가 F라는 동행자와 함께 영국을 여행하면서 보고 듣고 생각했던 것들을 담아낸 책이다. 책은 작가가 캠브리지에 들러서 느낀 본인의 소회와 함께 블룸스베리와, 크롬웰, 영화 불의전차 등과 관련하여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로 시작되지만, 전반적으로는 캠브리지와 올드버러 등 런던 근교와 취리히를 돌아보며 지역과 관련된 위대하지만 어쩌면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거나 외로은 삶을 살았던 작가들의 예술 작품을 보고 그들이 느껴던 삶에 대한 고뇌와 하고싶은 얘기를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영국이 대제국을 형성하며 풍요로운 삶을 누리며 많은 문화와 예술 작품을 남길 수 있었던 이면에는 현지인이나 노예에 대한 착취가 자행되었다는 양면성을 언급하며, 뛰어난 예술가이지만 동성애자이거나 흑인 등의 이유로 차별을 받았거나 사회의 인정을 받지 못했던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그들이 작품을 통해 사회에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나 하고자 하는 얘기들을 작품을 통해서 또는 그들의 삶을 통해 보여주고 싶지 않았나 생각한다.
동성애자였던 밴저민 브리튼과 피터피어스, 나치에 의한 학대로 평생을 외롭고 힘들게 산 파울첼란과 넬리작스의 이야기, 제국과 놀고 제국을 놀리는 아프리카 출신 작가들인 잉카 소니바레외 잉그리드 폴라드 등의 작품에서 느끼는 작가의 소회 등이 책 전반 나타나고 있다. 또한 그들의 삶에 대해 작가는 담담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터너의 작품 소개를 통해 작가의 뛰어난 예술적 능력을 소개하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버지니아 울프의 삶에 대해 얘기하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녀의 유서를 끝으로 책을 마무리하고 있다.
소외되거나 외롭운 삶을 살았거나 살고 있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사회적 편견이나 괴롭힘, 차별, 청산되지 않은 과거사 등과 연관지어 얘기하고 있으며, 또한 화려하고 부러울 것 없을 것 같은 영국 문화에도 암울한 아이러니가 숨겨져 있는 복잡한 이중성이 있음을 얘기하고 싶은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