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30
이규민
챔피언처럼 생각하고 거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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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인생의 거의 모든 것에 적용할 수 있는 최고의 마인드셋
1. 소개
마크 미너비니는 중학교를 중퇴한 미국의 투자자이다. 미국 투자 챔피언(us investing championship)에서 2회 우승하며 투자 업계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이후 90년대에 5년 동안 연복리 220%라는 전설적인 수익률을 달성하는 등 유명세를 탔다. 특히, 자본시장의 여러 분야에서 명성이 높은 사람들과의 인터뷰로 유명한 잭 슈웨거의 "시장의 마법사" 시리즈에 등장하며, 마크 미너비니의 투자 철학과 스타일이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2. 본서의 전작
이 책은 국내에 소개된 마크 미너비니의 책중 두번째 책이다. 사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독자들은 이미 마크 미너비니의 첫 책을 통해 큰 깨달음을 얻었으리라 생각하기에 마크 미너비니 라는 사람이 소개하는 신선한 투자 철학과 집중력의 순도에 대한 임팩트는 전작 만큼은 아니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대신 독자들이 전작을 읽으며 궁금했을 법한 사항들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는 아마 독자들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마크 미너비니 특유의 '챔피언 정신'에 대한 강조를 중심으로 또다른 필독서를 접하게 되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3. 저자가 그토록 강조하는 것들 : 마인드셋
전작과 마찬가지로, 마크 미너비니는 (본인의 스타일을 배우고자 하는) 투자자라면 가져야 할 마인드셋을 처음부터 강조한다. 챔피언 "처럼" 이라는 제목 그대로, 챔피언이 가져야 할 '성공할 결심'을 가지라는 것이 소제목이자 결론이다.
전작과 유사하게, 마크 미너비니는 각 파트를 유명한 격언 또는 글귀로 시작하는데, 역시나 책의 시작은 랄프 에머슨의 명언이다. "사람은 하루종일 생각한 그대로가 된다"라는 이 글귀는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굳은 신념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해준다. 특히 단순히 신념을 가지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성공을 향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좌절을 귀중한 가르침으로 삼으며, 계획을 실행하고 결과에서 배우고 승리를 쟁취할 때까지 적절히 계획을 조정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모두가 다 알고 있지만 실행하기는 너무 어렵기에 이를 비결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이라고 말하고 있다.
마인드셋에 대한 내용 중, 마크 미너비니는 미국의 영적 지도자로서 잘 알려진 미국의 여성 승려 페마 초드론이 쓴 책의 한 이야기를 소개하는데, 상당히 흥미롭고 현명한 방식으로 마인드셋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미국의 원주민 할아버지가 그의 손자에게 세상의 폭력과 잔인함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생겨나는지에 대해 얘기해주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그것이 마음속에서 두 마리의 늑대가 싸우는 것과 같다고 했다. 한 늑대는 복수심과 분노를 품고 있었고, 다른 늑대는 이해심과 친절함을 갖고 있었다. 소년은 할아버지에게 어떤 늑대가 마음속 싸움에서 이길 것 같느냐고 물었고, 할아버지는 "네가 먹이를 주려고 선택한 늑대가 이긴 늑대일게다"하고 답했다."
'일체유심조'류의 뻔한 말일 수도 있지만, 마크 미너비니는 두 늑대를 자본시장에서의 '건설가(Builder, 절차에 집중하고 방법을 완성하는 것에 초점을 두는 트레이더)와 '난파공(wrecking ball, 결과에 얽매인 자아중심적 트레이더로, 전략이 즉시 성공적인 결과를 내지 못하면 새로운 전략만을 찾는, 과정에 전념하지 않는 타입)으로 나누고, "트레이더는 매일 자신이 세운 원칙을 상기하고, 이를 따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는 교훈을 우리에게 지속적으로 전달한다.
사실 이러한 내용들은 그간 수없이 많이 발간된 자기계몽 타입의 도서와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 책의 번역된 부제인 "주식시장의 마법사가 지닌 비밀, 원칙,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진실", 원문으로는 "The secrets, Rules & Blunt Truths of a Stock Market Wizard"라는 문구를 깊게 들여다보면, 이러한 뻔한 내용들이 결국 진리이고, 이를 말하기는 쉬워도 실천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변의 수많은 '잠재적 투자자'를 보며 느꼈던 부분에 대해서, 마크 미너비니는 날카롭게 꼬집는다. 대부분의 주식투자자들은-그들의 학습기간, 주식시장 참여기간, 전문성 정도와 크게 상관없이-거래에 대한 계획 없이 희망만을 가지고 거래한다. 오르면 그 돈으로 뭘할지 상상하고, 내리면 좋은 회사라는 본인의 확신에 편향되어 의도치 않은 장기투자자로 포지션을 변경한다. 그러나 이는 마크 미너비니의 입장에선 최악의 거래이다. 좋은 회사와 좋은 주식은 동일시 할 수 없다. 흔히들 △△△가 망하겠어? 라고 생각하고 투자하고, 그 말 그대로, 회사는 망하지 않을 수 있지만, 주식은 망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렇게 망했다면, 본인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수익은 시장이 주는 것이고, 시장은 예측의 대상이 아니다"는 그의 말처럼, 시장 앞에 항상 겸손한 태도로 시장을 이기려 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마크는 저서 전반에 걸쳐서 강조한다.
4. 후기
투자에 대한 부분을 제외한다면, 이 책은 그야말로 전형적인, 그러나 저자 본인의 경험과 수많은 사례를 바탕으로 그 뻔함에서 벗어나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게 만들어주는 훌륭한 자기계발서이다. 책의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명언들 또한 투자자의 마음가짐에서 다시 읽어본다면 그야말로 금과옥조 격이다. 책의 중반부터는 마크 본인의 투자 스타일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실전적 내용이 담겨있기는 하나, 이는 대부분 상식적인 이야기로서, "비법"을 찾는 투자자라면 오히려 실망할 정도로 단순한 내용일 수도 있다. 허나, 여기서조차도 수많은 생각을 거쳐 온 투자자라면 느끼는 것이 많을 것이다. 수익 전에 리스크를 생각하라는 점, 구체적으로는 "손익비"를 활용하고 본인의 성공률과 평균수익률을 바탕으로 투자규모를 정하고, 어떻게 진입전략을 설정하고, 어떻게 exit하는지 등등은 보기에는 수월해도 실제로 체득하기는 절대로 쉽지 않은 내용들이다. 그리고 그것이 마크 미너비니가 수많은 경쟁자를 제치고 그만의 방식으로 전미 투자대회 챔피언에 이르게 되었는지, 지금까지도 수많은 트레이더들의 스승으로서 자리를 유지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유일한 챔피언의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