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30
나재민
본격 한중일 세계사 16 - 삼국간섭과 갑오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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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현재의 우리를 이해하는 출발점이자 미래를 전망하는 데이터베이스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1976년 조일수호조규 또는 강화도조약을 체결하여 정식으로 외국과 근대법의 토대위에 최초로 조약을 맺은 후 우리나라는 자의반 타의반에 의하여 쇄국정책을 벗어나 외국과의 교류를 확대하게 되었다. 서구열강보다 뒤늦게 근대화에 성공한 일본은 서구열강처럼 식민지를 차지하기 위해 조선을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를 해 왔다. 1894년 7월 일본은 청나라와 전쟁을 벌여 조선에서의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하려고 하였다. 조선반도에서 청군에 대승을 거둔 일본은 이어 1894년 10월 압록강을 건 요동반도로 상륙하고 중국 본토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한다. 일본의 욕심은 한반도에 그치지 않고 요동반도 전체를 그들의 식민지로 삼으려고 한 것이다. 일본의 강력한 군사력 앞에서 청나라는 종이호랑이처럼 속수무책으로 연패를 하기 시작한다. 발해만에서 뤼순-다롄, 위해위까지 계속해서 청나라 군대는 일본에 패배한다. 그 결과 일본군은 요동반도를 장악하게 되고 청나라는 더 이상 전쟁에서 전세를 뒤집기 힘들고 계속적인 영토 손실을 막기 위해서 일본과 일본 시모노세키에서 종전 협상을 시작하게 된다. 일본은 그동안 동아시아의 절대 강자였던 청나라의 무릅을 꿇게 만들면서 일본국민은 엄청난 소위 국뽕에 빠지게 된다. 일본이 청나라를 누루고 이제 동아시아의 최강국이 된 것이였다. 과거 자신들이 조공을 바쳤던 나라가 전쟁에서 패배하여 평화를 구걸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창 자만에 빠지게 된다. 일본은 이러한 국뽕에 빠진채 이홍장에 위해를 가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는 등 분위기가 과열되자 당초 점령한 요동반도 전체가 아니라 절반 정도만 할양받는 선에서 서둘러 협상을 마무리 짓는다.
하지만, 청나라도 순순히 물러서지 않았다. 청나라는 기존에 청나라의 이익을 빼앗아 갔던 프랑스, 러시아, 독일에 로비를 통해 일본을 견제해 주는 댓가로 여러 가지 이익을 제공하겠다고 나서게 된다. 이러한 서구열강 3개국의 간섭에 대해 일본은 크게 반발하게 된다. 하지만, 일본은 프랑스, 러시아, 독일을 상대로 새로운 전쟁을 하기에는 그 당시 국력이 강하지 못했다. 이로써, 요동반도 전체를 자신들의 먹잇감으로 생각했던 일제는 크게 실망했지만 어쩔수 없이 요동반도를 청나라에게 돌려주게 된다. 일본은 그렇지만 조선반도 전체를 사실상 자신의 손아귀에 넣게 되었고, 대마도도 식민지로 확보하게 되었다. 아울러, 동아시아의 최강자가 되기 위해서는 시베리아 철도 건설을 통해 남진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전쟁을 준비하게 되었다.
동학농민운동의 실패에 이어서 갑오개혁은 준비되었다. 동학농민운동은 청일전쟁중에 발생하였다. 고부군수 조병갑의 가혹한 착취에서 시작되었다고는 하나, 동학농민운동은 농민들이 자신의 권리에 눈 띄고 당시 외세앞에 무력한 민비정권에 대한 혁명적 성격도 있다. 전봉준은 전국 농민들을 하나로 모아 혁명을 일으켰으나, 근대화된 무기로 무장된 조선 관군과 일본군 연합세력에 대패하게 된다. 전 근대화된 무기로 무장되고 근대적인 전술이 부족한 농민군들은 조선, 일본군 연합군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결국 엄청난 희생을 내고 농민군은 패배하고 주도세력은 붙잡혀 결국 처형당하고 만다. 당시 민비정권을 견제할 수 있던 유일한 세력이었던 대원군이 실각하게 되어 조선 조정은 그 동안 미뤄왔던 근대화 개혁을 위해 노력을 하게 된다. 조선정부는 왕권을 제도적으로 축소하고 내무아문(행정), 외무아문(외교), 공무아문(공업), 농무아문(농업), 학무아문(학문), 탁지아문(재정), 군무아문(국방), 법무아문(사법)의 8아문으로 정부 조직을 개편한다. 이와 더불은 주요개혁사항은 문벌폐지, 연좌제 폐지, 조혼 금지, 과부의 재가 허용, 신분제 철폐, 개국기년 사용 등이다.
왕권을 축소하고 지금의 행정부와 같은 근대적인 정부조직을 수립한 점은 높게 살만하다. 아울러, 그동안 조선백성의 단합을 저해했던 신분제를 철패하고, 연좌제를 폐지 하는 등 긍정적인 개혁내용도 많다. 하지만, 이러한 개혁이 조선을 식민지화하려고 하는 일본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도입되었다는 점에서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고종은 절대적 왕권회복을 도모하고 있었고 이를 위해 러시아 세력을 조선으로 끌어들이려 했고, 수구세력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포기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갑오개혁이 잘 진행되지 못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과거의 일들이 현재에도 그대로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괴로움을 느낀다. 우리나라 국정이 잘못된 방향으로 계속진행되고 있더라도 자신들의 이익에 도움이 되면 그 정권을 계속지지한다. 예를 들어 부동산 가격이 계속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자신들의 세금을 낮춰주는 정부가 있다면 우리나라 전체가 골병이 들든 말든 신경을 쓰지 않는다. 게다가 자신과 고향이 같거나 자신과 같은 대학을 나왔다면 이것 저것 따지지 않고 지지하는 사람들도 많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는 자신들의 이익을 국민들의 이익보다 먼저 생각하는 세력이 많다. 그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 어리석은 대중을 끊임없이 속이면서 기만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사사로운 눈앞의 이익을 위해서 더 크고 중요한 가치들을 외면하고 있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고 끊임없이 반성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