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유머감각이 뛰어난 사람들이 조직이나 모임의 분위기를 유연하게 만드는 것을 많이 지켜봐 왔다.
늘 진지하고 점잖게만 있던 나에게 이 도서가 도움이 될까 선택하게 되었다.
내 기대와는 달리 어디선가 이미 들어본 듯한 유머의 모음집이었다.
읽다보니 실망을 뒤로하고 이러한 유머 사례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연습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책의 에피소드중 두가지 정도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보려고 한다.
< 집중력과 집착력>
어느 축구코치가 대학 선수에게 호통 치며 말했다. " 자네 요즘 실력이 왜 그래? 혹시 공부한 거 아냐?"
이 에피소드를 읽고 한참을 생각했다. 무슨 말이지? 하고. 시간이 꽤 지나서야 운동선수니까 운동에 집중한 것이 아니라
선수의 본분을 잊고 학문을 닥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다.
글로 위의 내용을 독자에게 이해 시키려니 "자네 요즘 실력이 왜그래?"라는 문장이 필요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유모의 피치가 떨어지고 앞의 서술, ' 어느 축구코치가 대학 선수에게 호통 치며 말했다'이 주는
사전정보가 효과적이지 않았다. 구술로 위의 유모를 쓴다면 "자네 요즘 실력이 왜그래?" 라는 말을 생략하는 것이
웃음을 주고자 하는 대상에게 훨씬 큰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 상황에 맞는 말 하기>
20년 만에 고향에 내려간 사람이 있었다.그는 길을 걷다가 옛날에 뵈었던 할머니를 만났다.반가워서 어쩔 줄 몰라 하던
그는 할머니 손을 잡고 말했다. " 할머니, 아직도 살아 계세요?"
이 에피소드를 처음 읽었을 때는 기분이 오히려 나빠졌다. 이런 썩을 놈이 있나하는 생각이 드는 무례함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을 반 백년 가까이 살아보니 내가 처한 사회의 문화, 도덕적 가치 등이 의미 없게 느껴지기도 하고,
모든 세상 이치가 생각하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체득하게 되면서 무례함이라는 감정이 치솟았다가도
눈 녹듯이 사그러지게 된다.
또한 사람은 누구나 죽음이라는 종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고 그 가까이에 다다른 어르신들은 위와 같은 비슷한 말을
자주 접하고 스스로도 그러한 생각을 할 것이기에 박장대소하며 넘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를 두고 할머니의 역을 대입하여 동년배들에게 농을 던진다면 부담없는 유머가 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