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평소 좋은 책을 많이 읽는 친구가 추천해주어 읽게 되었다. 제도권에서 이코노미스트로 일하고있는 친구가 이 책을 보고 우리 같은 사람이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강력 추천하였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소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시각에 대한 신선함 같은 것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산업화와 근대화, 자본주의 발전 이후에도 영국에서 지속되는 신분제의 느낌때문에 미국으로 이민을 와서 기회는 공정하고 과정은 정의로운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했지만, 점점 그 기회가 공정해지지 못하고, 양극화가 고착되는 미국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자 이 글을 썼다는 리처드 리브스의 의도에 대해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 최근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을 필두로 한 불평등에 관한 세계적 논쟁이 가속화되고, 특히 불평등을 소재로 다룬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를 휩쓸며 더더욱 세계적으로 불평등에 관한 관심이 날로 증대해가고 있난 것을 알 수 있는 와중이다. 사실 기존의 불평등은 상위 1%내지는 0.1%의 슈퍼리치와 나머지 99%의 양극화를 다루고 있지만, 이 책은 상위 20%에 속하는 소위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교육으로 촉발된 각종 지대추구 행위를 함으로써 불평등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실 불평등에 관한 연구와 통계 그리고 경제적으로 발전하고 인간이 누리는 효익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논쟁적이다. 최근 읽었던 한스 로슬링의 팩트풀니스도 보면, 우리가 불평등이라는 이미지에 너무 사로잡힌 나머지 세계가 생각보다 매우 발전하고, 좋아지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 굶어죽는 사람들이 많았다면 오늘날은 빈부에 상관없이 과잉 칼로리로 생명을 위협받는 사람이 더욱 많아지는 상황이다.
20대 80이라는 기준은 사실 20대 80의 법칙에서 나온 것이다. 아마도 슘페터가 최초로 만들었거나 더 이전에 나온 개념을 슘페터가 활용하여 더욱 유명해진 개념같다. 하지만 20대 80이라는 이슈가 단순히 불평등의 문제라기 보다는 예를들어 어떤 기업에서 20퍼센트의 직원이 그 회사 실적의 80의 퍼포먼스를 내고 있다는 사례나, 개미 군집에서 1000마리가 있다면 200마리는 열심히 일하고 나머지 800마리는 놀고 있길래, 200마리를 따로 모아놨더니 그 200마리 중에서 40마리는 열심히 일하고 나머지 160마리는 또 놀더라는 재미있는 실험도 있었다. 물론 이는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일수도 있다. 특정 사례나 어떤 과업인지 등등 관련해서 다양한 실험의 가정이 있을수도 있고, 때에따라 다르기 때문에 쉽게 이야기할 수는 없는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그 20대 80이라는 개념을 끌고와서 상위 20퍼센트가 자신의 이해관계에 맞게 정치를 바꾸고 있어서 더더욱 불평등이 제도화되는 사회적 체계를 지속시켜 나간다라는 개념에 대해서 반드시 비판적으로 읽어야 할 부분인것 같다. 저자는 특정 정치세력을 비난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대표적인 예가 미국에서 평등주의를 지향하는 민주당 정권에서 오바마가 대학교육비 마련 목적의 저축예금에 대하여 세액 공제하는 것을 없애려 하였으나 수많은 상위 20퍼센트가 압력을 행사하여 저지했다는 것을 사례로 들었다. 특히 그 조치를 저지한 것이 미국의 특정 주이고 그 특정 주는 상위 20퍼센트가 주로 거주하는 민주당의 텃받 주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세액 공제로부터 혜택을 입는 사람들이 상위 20퍼센트 사람들이고 상위 20퍼센트가 그러한 혜택으로 세금을 적게내고 자식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서 빈부의 차이가 극심하게 만들도록 유도하는 사회 시스템을 지속시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이 책이 비판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이러한 부분이다. 상위 20퍼센트가 평등을 이야기하면서 불평등 시스템을 고착화 시키는 위선자라기 보다는 실제로 유권자로서 개개인이 행하는 정치적 견해나 투표행위, 이익단체에 대한 압력 등이 사실 개인과 그 개인이 속한 계급의 입장에서 봤을 때 가장 합리적이고 본인에게 이익이 되도록 행동한 것인데, 결국 그것이 20대 80간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이 책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상위 20퍼센트가 각성하여 사회의 역동성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자신들의 합리적 결정을 억누르고 사회주의화 되자는 이야기이다. 역설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교육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고, 더욱 자식들을 열심히 교육시켜야 겠다는 생각만 하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