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메이어의 100배 주식(100 Baggers)라는 책을 처음 서점에서 접했을 때, 책 제목이 도발적이라는 생각을 가졌다. 그 때는 시간이 없어서 대충 훑어보고 덮었지만, 다시 한 번 제대로 읽어보자는 마음에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10배도 아닌 100배 주식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에 과연 그런 종목이 있을까 하는 매우 비판적인 시각으로 단숨에 책을 읽어내려 갔다. 저자는 결국 100배 주식을 찾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어야 좋은 주식을 찾을 수 있으며, 100배 주식의 핵심적인 특징은 저자가 '주가 상승의 쌍둥이 엔진'이라고 부르는 '강력한 성장'과 '낮은 주가배수'에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요컨대, 큰 폭의 주가 상승을 보이는 뛰어난 종목은 기업 규모가 보통 상대적으로 작고, 상당한 경제적 해자를 갖추고 있으며, 소유자가 직접 경영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종목을 발굴하기도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은 이러한 종목이 100배가 될 때까지 충분한 성장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타임캡슐에 담아두듯 장기 보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책이 말하고 있는 핵심을 정리해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100배 주식을 찾으려고 해야 한다. 2. 성장하는 기업을 이해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3. 주가 배수가 낮은 것이 좋다. 4. 경제적 해자는 꼭 필요하다. 5. 소형주를 선호한다. 6. 소유주가 직접 경영하는 회사를 선호한다. 7.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8. 정말 좋은 필터(세상의 소음들을 차단)가 필요하다. 9. 행운이 돕는다. 10. 주식은 되도록 매도하지 않는다. 저자는 이를 "커피캔 포트폴리오"라고 부르고 있다. 즉, 주식을 사서 그 증서를 커피캔에 넣고 침대 밑에 둔 다음 20년 후에 꺼내면 100배 상승한 종목이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또 한 가지 흥미로웠떤 점은 100배 주식의 주요 특징을 SQGLP라는 연금술로 설명하고 있는 점이다. 즉, 약어를 풀어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S(Size) 크기가 작다, Q(Quality) 사업과 경영진 모두의 품질이 높다, G(Growth in earnings) 이익 증가가 높다, L(Longevity) 위의 Q와 G 모두 오래 지속된다, P(Price) 좋은 수익률을 내기 유리한 가격이다. 이는 결국 성장 가능성이 높고 지속적이며 경영진의 마인드가 좋은 회사 중 시가 총액이 작은 회사를 선별하여 좋은 가격에 매집한 후 회사와 함께 장기간 성장하는 투자 방법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존리의 저서 '왜 주식인가'와 '엄마 주식 사주세요'가 꽤 오버랩 되기도 하였다. 결국 여유자금으로 장기간 투자해야만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밸류에이션을 바탕으로 좋은 종목을 선정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시장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간 보유할 수 있는 인내심이 무엇보다 주용한 것 같다. 매출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이익이 계속 발생하여 ROE를 창출하는 회사이면서 동시에 소유자가 경영자이자 지분이 높고 경제적 해자를 가지고 있으며, 브랜드가 좋고, 가격 경쟁력이 있으며, 소규모이지만 큰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 거기에 PER, PBR 등 주가배수가 낮은 종목을 발굴하여 10년이 넘도록 흔들리지 않고 장기간 보유할 수 있다면 분명 100배까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훌륭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좋은 주식을 꿰뚤어 보는 통찰력, 그것을 살 수 있는 용기, 그것을 쥐고 있을 수 인내심"이 결국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론적인 이야기지만, 책을 읽는 중간 중간에 무릎을 탁 치게되는 저자의 인사이트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물론 이 책만 읽고 나서 100배 주식을 고르고 보유할 수 있는 안목이 단숨에 길러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시장을 조금 더 이해하고, 좋은 종목을 발굴 할 수 있는 안목을 조금 더 기를 수 있어 좋았다. 한국 종목 중에도 분명 100배 이상 오르는 종목이 있다. 100배 주식을 발굴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이 책에서 얻는 지식을 바탕으로 조금씩 실천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