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1980년 출판되었고, 국내에는 2004년에 번역되어 최초 발간되었다. 최근 TV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되기도 하였고, 유시민 작가는 무인도에 가져갈 책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읽은 우주과학 분야 최고의 책이라 일컬어지고 있는 책이다. 너무도 유명한 책이라 언젠가 꼭 한번 시간내서 정독을 해봐야겠다는 생각만 갖고 있다 금반 독서통신 교재를 검색하면서 발견하게 되어 반가운 마음에 주저없이 선택하고 읽어보게 되었다. 들뜬 마음으로 책이 배송되어 도착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정작 700페이지에 달하는 과학책을 손에 들게되니 엄청난 두께에 과연 내가 다 읽을수 있을까하는 우려와 함께 굉장히 부담스러웠지만 한번은 꼭 읽어보리라 생각했던 책이라 꾹 참고 읽었던것 같다. 책을 천천히 읽어감면서 감명 깊은 부분에 대해서는 기록을 해두었고 어려운 부분은 과감히 넘겨가다 보니 생각보다는 그리 어렵지 않게 술술 읽어 나갈수 있었다. 나는 우주 과학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굳이 공식이나 수치 계산에 집중할 필요가 없었고, 단지 작가가 이야기하는 우주, 우주 속 지구라는 작은 별에서 유일무이한, 생각하는 동물인 인간에 대해서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지, 우주의 미래를 어떻게 설명하는지에 대해 주로 관심을 갖고 읽어나갔다. 나에게 코스모스라는 개념이 전혀 없었을때, 단지 여러 공상과학 영화를 통해서 우주를 인지하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가, 그리고 우리가 어떤 거대한 생명체의 한 부분이 아닌가? 다시 말하자면 인간에게 오장육부가 있고 수많은 입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를테면 우리 인간이 우주라는 생명체의 미세한 입자가 아닌가 말이다. 터무니없는 생각이지만 은하계 너머 어딘가에서 우리와 비슷한 어떤 생명체를 발견하고자 끊임없이 연구하고 탐험하는 것이 결국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우주라는 생명체를 발견하는 과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책을 읽고 많은 생각과 느낌이 들었지만 우주에 대한 방대한 내용을 서평으로 작성하려고 하니 막막하기도 하지만 책을 읽으며 기억에 남았던 부분을 중심으로 작성해보려 한다. The cosmos라는 단어의 뜻을 보면 질서 있는 시스템으로서의 우주를 뜻한다고 한다. 혼돈을 뜻하는 카오스 상태를 벗어나 질서 정연한 모습을 갖춘 우주를 코스모스라고 한다. 이 개념은 기원전 5세기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되었다. 이 우주론은 피타고라스의 조화로운 우주론에서 시작하여 프톨레마이오스, 코페르니쿠스, 케플러, 갈리레이, 뉴턴 그리고 현대의 아인슈타인, 호킹까지 이어져 있다고 한다. 이런 의미에서 칼 세이건 교수가 만든 코스모스 프로그램은 우주에 대한 기원을 잘 설명한 우주 대서사시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이 책이 과연 과학책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이유는 계속해서 기원을 찾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과거를 쫒는다고 생각했다. 처음 우주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정말 다양한 주제로 과학을 이야기 한다. 인류의 역사, 과거 우리 선조의 기록 등등 그러면서 어떻게 우주가 탄생하였는지 그리고 어떻게 성장하고 그 성장과정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등등 말이다. 이런 큰 흐름 속에 다양한 과학의 이야기를 넣었다고 생각한다. "총균쇠"가 인류 기원의 13000년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면 이 책은 세월을 알 수 없는 수백억년의 우주 역사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득 그 개념에서 시간을 빼보았다. 시간이 빠지자 이제 우주는 인수분해가 되었다. 분해되고 분해되고 끊임없이 분해되며 하나의 원자로까지 작아졌다. 그리고 그 작은 원자에서 우주는 시작되었다. 이것이 과학일까라는 생각이 들자 문득 모든 학문은 하나로 이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학문이라는 것이 분리되어 과학과 인문학이 되고 다시 과학은 물리, 화학, 천문학 등등이 되었다. 다시 천문학은 천체물리학, 위치천문학 등으로 다시 분리되었다. 이처럼 모든 학문은 결국 하나의 학문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13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 책은 인간, 지구, 태양, 태양계, 은하, 별, 우주 등에 대한 이야기를 알기 쉽게 풀어쓴 책이다. 이 책은 천문학에만 국한되지 않고 과학, 수학, 역사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철학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있어 천문학과 철학의 경계선에 걸쳐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철학적 언어를 풀어내기 보다 천문학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보면 철학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는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지구 밖에 어떤 물질이 있는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더 멀리, 가장 멀리 있는 물질에 대해 이해하면 할수록 오히려 나의 내면을 더욱 더 잘 들여다볼 수 있는 역설적인 경험을 했다. 이런 경험은 쉽게 얻어지지 않고,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경험이기에 더욱 값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다가올 죽음을 두려워하기 보다, 행하지 않는 게으름과 무지와 순종적인 태도가 습관으로 자리잡고, 그 습관이 나의 인생을 의미없이 흘러가게 두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어차피 유한한 존재는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죽음과 사라짐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그 절대적 진리를 받아들인다면 우리가 진정으로 에너지를 쏟아야 할 곳이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라 생각한다. 책을 읽는 내내 방대한 분량과 내 삶과는 낯선 영역인 천문학 중심의 과학책이라는 이유로 시작은 쉽지 않았지만 본서로 인해 오랜만에 정말 정신적으로 풍요로워짐을 경험할 수 있었다. 내 상상력의 폭을 넓혀주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훨씬 넓고 깊고 또 높게 해준듯 하다. 이 책은 과학, 천문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물론이고, 나처럼 과학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이나 학생들이 꼭 읽어보면서 내가 경험한 느낌을 같이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