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가슴아픈 이야기를 잘 읽었다. 이것은 우리 모든 직장인들의 미래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누구도 피해갈수 없는 노후의 이야기. 내 동년배 또래들도 모이면 노후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비록 40대 중반이라 아직은 정년이 조금 남아있는 상황이지만, 다들 아는거지. 노후의 공포, 노후의 역습을. 오래산다는 것이 축복만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모든 직장인들은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저자도 공기업을 다니다가 은퇴후 겪는 이야기들이라서 공공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나는 더더욱이 와닿는 이야기들이었다. 인간들의 또 다른 얼굴들. 힘든 환경에서 인간들이 서로 얼마나 치졸해지는지에 해서도 이 책은 가감없이 기술하고 있다. 이 분은 공기업에서의 오랜 근무로 기록을 남기는 것이 습관이 되신듯 했다. 세세한 내용들에 대한 자세한 묘사. 가슴아프기도 하고, 그래, 그 바닥은 그런 환경에 그런 문화일 것이다, 하는 어럼풋한 공감이 가기도 했다. 처음 이 분이 퇴직 후 취직한 곳은 버스터미털이었다. 버스터미널은 나도 지방지점에 발령받아, 거의 2년간을 주말마다 이용해본 적이 있어서 그 환경과 분위기는 대충 알수 있었다. 당시 뛰어다니던 검표원들이 저런 일들을 하는 것이었구나...하는 어렴풋한 기억을 소환해주었다. 그 당시 채주임이라는 해고된 양반의 한마디가 참으로 가슴아팠다. 나는 실제로 회사를 나갈 생각은 없었고, 두개 노선을 담당하라고 해서 홧김에 사람을 충원해주지 않으면 나간다는 소리였는데 이렇게 사람 뒤통수를 치는구나, 라며 진짜로 퇴사가 된 분. 그 분은 그 회사에서 25년을 근무했다고 한다. 25년을 근무한 사람에게... 그 한마디 말로 바로 해고가 이루어지고 신문공고를 통해 새로운 사람을 뽑아서 대체해버리는 이 현실. 실제 작자가 퇴사후에 다시금 신문에 그 버스회사는 취업공지를 냈다고 한다. 참으로 비루하고도 잔인한 현실이다. 이 작가가 이 직장, 저 직장생활을 하며 많이 들은 이야기는 "당신이 세상을 몰라서 그러는데"라는 말이 었다고 한다. 나도 직장생활을 저 정도나 한 뒤에 재취업을 했는데 상대가 저런 소릴한다면 참으로 기가막히고 기분이 더러울것 같다. 그리고서는 그들이 보여주는 인생 막장들의 행태들. 얼마나 기가차고 분했을까. 실제 많은 직장인들이 그렇듯이 작자도 인생을 절대 막산분이 아닌데. 그냥 있는 월급에서 소소히 살아온 소시민일 뿐인데, 우리 모두가 퇴직후 겪어야할 현실은 너무나도 비참하다. 이 책을 받고 손에서 놓을수가 없어 주말내내.. 단숨에 다 읽어버렸다. 얼마전 뉴스에 나와서 모든 사람들을 경악켜했던 경비 폭행사건. 우이동이었던가. 그 경비 아저씨는 그 분함을 주체하지 못해서 결국 유서를 남기고 자살해버렸고, 그 가해자는 -연예인 기획사라고 하던가.- 한번 뉴스에 나오고 지금은 어떤 처벌을 받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평생 고인의 환영에 시달리다 죽기를 바란다. 이 분의 경비생활 역시 상상을 초월하는 인간말종의 행태들과의 싸움이었다. 우리 동에도 경비 아저씨들이 계신데, 그 분들도 정말 저렇게 힘들게 일을 하시는 것인지 의아하기도 하다. 나야 오가면서만 보는 것이라 잘 모르겠지만, 우리 동 주민들은 그렇게 가혹한 인간들은 없는것 같은데. 글쎼, 나야 모르는 일이겠지. 내가 사는 아파트도 워낙 낡은 아파트라 지하에서 경비아저씨들이 식사를 하신다. 지하주차장이 없어서 항상 교통체증이 일어나는 것 역시 저자의 환경과 같은 상황이고. 그런데, 아저씨들의 표정도 그렇고.. 그렇게 유별난 주민들은 분명히 이곳은 없는 것 같은데.. 나의 주변 환경이 오버랩되지 않을수가 없었다. 이 후 이분은 과로로 쓰러지시고 지금은 다른 터미널에서 안전요원으로 근무하고 계신다고 했다. 그 가족분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저자도 이걸 읽고 너무 가슴아파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하고 있으나... 그것이 나의 부모에게 일어난 일이라면 그 누구도 가슴이 아프지 않을수가 없겠지. 과연 어떻게 노후를 준비해야만 하는 것일까. 과연 어떻게 살아야 저런 지저분한 인간군상들을 맞딱뜨리지 않고 살수 있는 것일까. 돈이란 어떤 것인지, 인간의 사고를 어떻게 지배하는 것인지. 노후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우리 시대 모든 직장인들이 필수로 읽고 고민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께서도 항상 건강하시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