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일상생활이 정상적이지 못하고 매우 제한된 생활을 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내 삶 전반을 지배하는 즉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못하고 질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감염위험에서 도피하는 듯한 소극적인 대응 전략만이 전부인 현실이 너무나 믿기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 처하고 있는 이때 이번 독서통신연수는 예전이었면 당연히 경제현상에 대한 다양한 해법을 다른 서적이나 금융시장에 대한 새로운 동향 또는 분석기법보다는 질병과 질병을 돌파하려는 인간의 노력을 다른 책이 읽고 싶어졌다.
그러던중 눈에 처음으로 들어온 책이 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라는 책이 었다. 이 책은 질병은 다양한 방식으로 역사의 흐름을 뒤흔들었다고 주장하며 사례를 들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고대로부터 인류의 역사는 질병과의 싸움으로 점철되었다고 저자는 주장하며 질병과 역사의 물결사이의 모종의 상관관계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이책의 서술방식은 다음과 같은데 14세기 중반 흑사병이라 불리던 페스트가 창궐하면서 유럽인구 3분의 1이 사망하고 그로인해 발생한 사회적, 경제적 여파에 대해서 상세하게 연구한 거시적 관점에서의 접근보다는 미시적 관점에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역사의 물줄기를 좌지우지 할만큼의 결정권을 지닌 정치가들 개개인이 겪어야 했던 고통과 뜻밖에 찾아온 죽음에 대해서도 한번쯤은 다루고 넘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류릐 다수 역사학자들은 거물급 정치가 한 사람이 역사의 진행방향을 좌우할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히틀러가 없었다면 유럽의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라 상상할 수 있으며 냉전시대의 평화로운 종식은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1985년 소련 공산당 서기장에 선출되지 않았으면 어려웠을 것이라 저자는 가정하기도 한다.
소수의 인물들이 권력을 틀어쥐고 있는 한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사건이 역사의 흐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경우가 많은데 권력자의 질병도 그러한 요인들의 하나라고 이야기 한다. 전제군주나 황제 또는 국왕의 질병이 역사의 물길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꿔놓은 사례는 과거에도 많았지만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한 국가의 대표자가 어느 날 갑자기 치명적 질병에 걸리는 바람에 그 나라의 운명이 바뀌는 경우가 적지 않은 데 미국 민주주의 발전사에 미국 대통령의 사례가 그것이라고 주장한다. 개인의 병력과 생애를 결합시켜 역사를 고찰하는 병력전기학(pathobiography)에서 '만약 그때 그랬다면 어땠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역사는 가정이 없다고 하지만 우리는 과거를 돌이켜 볼때마다 본능적으로 그런 질문을 던지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슈타우펜베르크 대령과 공모자들이 히틀러 암살에 성공했다면 역사는 현재 우리가 아는 것과는 다른 벙향으로 흘러갔을 것이다. 독일 탱크부대가 덩케르크 부근에서 진군을 멈추지 않았더라면, 영국군 수송부대가 독일군에 완전하 포위 당해 영국이 결국 항복선언을 할 수밖에 없었다면 우리의 세상은 지금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질병은 다양한 방식으로 역사의 흐름을 뒤틀어 왔다. 이 책에서는 심각한 질병에 시달린 몇몇 유명인물들이 겪은 고통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동시에, 그 인물들이 만약 그 질병을 앓지 않았다면 역사가 어떻게 흘러갔을지 상상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페스트나 콜레라, 매독 등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모두를 덮치며 한 시대를 휩쓸어 버린 질병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그리고 이러한 무서운 전염병도 시간이 지나면서 원인을 발혀내고 치료약이 개발되면서 인류는 어느 정도 위협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2020년 지금 현재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항상 또 다른 새로운 전염병의 위협앞에 다시 노출되고는 한다. 지금도 치명적인 독감인플루엔자와 에이즈 역시 아직 완전한 예방과 치료약을 찾지 못한 상태다. 병은 국경의 높은 장벽도 가볍게 넘으며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영향을 준다. 거리의 하층민에서 최고 권력자에 이르기 까지 질병은 한 집안을 무너뜨리고 때로는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기도 한다. 이책은 크게 두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는데 하나는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질병이고, 나머지는 각종 질환에 걸린 권력자들이다. 무리한 주장도 있도 비약도 좀 심한 부분도 있지만 어쨋든 읽어볼만한 책이다. 그래도 저자는 역사는 어디까지나 진실에 근거하며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실제로 일어난 일이 역사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하니 이런 재미있는 가정을 하며 역사를 분석하는 책도 가끔은 필요한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