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을 해본 사람이라면 하나같이 하는 말들이 있다. 어딜가나 성당뿐이라고.
고딕양식이니 바로크양식이니 구분하기도 하고, 성인 누구와 관련이 있는 성당이라는 등 또 어느시기에 지어졌다는 등을 상품화하여 여러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몇 도시를 둘러보아도 비슷비슷한 성당만 구경하는 것이 전부인것 같다.
그래도 그런 성당과 도시의 석조 건물 들만으로 전세계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는 무궁무진한 관광상품이 있는 것이다.
국토의 70%인 아름다운 산과 그 속 곳곳에 특색있는 사찰이 그것이다. 우리도 그러한 산사를 관광지로 홍보하여 전세계 여행객을 유치하면 새로운 미래의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서울, 경주, 공주와 같은 도시는 궁궐과 같은 유적지를 관광상품으로 만들고 또한 마이스를 유치하는 것도 좋은 전략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국민들이 산사에 대한 이해를 높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유홍준 교수의 산사의 미학은 산사를 공부하는데 좋은 교재가 될 것이다. 그이외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와 같은 책을 많이 읽어 관광객을 상대로 좋은 설명과 안내를 해주면 모든 국민은 외화벌이의 역군이 되는 것이다.
유럽이 성당의 나라라면, 우리나라는 산사의 나라다. 2018년에는 산사 7곳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법주사, 미곡사, 선암사, 대흥사, 봉정사, 부석사, 통도사 등 7곳이다. 우리 국민이라면 최소한 이러한 사찰은 가보고 느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
우리나라 사찰은 크게 선종, 교종으로 구분되는데, 선종 사찰은 종래의 교종 사찰과 절집의 성격이 크게 달랐다. 참선을 행하는 수행공간으로서의 의미가 강했던 것이다. 그래서 선종사찰은 다운타운보다 조용한 산중에 있게 된 것이다. 그동안 조선시대의 억불숭유정책으로 인해 절은 산에 있게 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공부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산사의 진입로는 매우 아름답다. 힐링의 명소로 손색이 없다.
산사의 구조도 기본적으로 익히는 것이 좋을 듯하다. 천왕문 이후에는 절의 규모에 따라 건물의 수가 다르고 배치도 다양하다. 그러나 기본 룰은 있다. 규모가 큰 경우에는 만세루라는 이층 누각 건물이 한번 더 나오고 만세루 아래층 계단을 통해 오르면 넓은 마당 한가운데 탑이 있고 그 뒤에 법당이 있다. 법당 양옆으로는 법당보다 키가 나즌 건물을 배치하여 법당을 기준으로 하여 네모난 절마당이 형성된다. 그래서 우리 산사를 산지중정형이라고 일컫는다.
법당은 그 절에서 모시고 있는 불상이 석가모니불, 아미타불,비로자나불이냐에 따라 대웅전, 극락전, 대적광전으로 구분된다. 만세루는 옥외 법회가 이루어지는 오픈 스페이스이다. 법당 좌우의 낮은 건물은 대개 적묵당, 심검당이라는 선방과 부엌이 배치된다. 적묵은 고요히 묵상하는 집이고, 심검은 법을 구하는 것을 칼을 찾아가는 것에 비유한 데서 나왔다. 법당 뒤쪽, 또는 좌우로는 작은 전각이 전개된다. 자비의 화신인 관세음보살에게 소원을 기도하는 관음전(또는 원통전), 명부를 주재하는 지장보살에게 죽음의 문제에서 구원을 구하는 명부전(또는 지장전), 석가모니와 나한에게 참을 구하는 응진전과 나한전, 민간신앙을 받아들여 산사 가장 깊은 곳에 산신전(또는 삼신전, 칠성각)이 있다.
남한 땅의 5대 명찰을 소개해 보자면,
춘삼월 양지바른 댓돌 위에서 서당개가 턱을 앞발에 묻고 한가로이 낮잠자는 듯한 절은 서산 개심사이다.
한여름 온 식구가 김매러 간 사이 대청에서 낮잠 자던 어린애가 잠이 깨어 엄마를 찾으려고 두리번 거리는 듯한 절은 강진 무위사이다.
늦가을 해 질 녘 할머니가 툇마루에 앉아 반가운 손님이 올 리도 없건만 산마루 넘오오는 장꾼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듯한 절은 부안 내소사이다.
한겨울 폭설이 내린 산골 한 아낙네가 솔밭에서 바람이 부는 대로 굴러가는 솔방울을 줍고 있는 듯한 절은 청도 운문사이다.
몇 날 며칠을 두고 비만 내리는 지루한 장마 끝에 홀연히 먹구름이 가시면서 밝은 햇살이 쨍쨍 내리 쬐는 듯한 절은 영주 부석사이다.
부석사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무량수전이다,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뿐 아니라 아름다움과 절묘한 조화가 있어서 그렇다.
우리나라 산사는 그 위치와 건물 구조에 따라 대략 네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강진 무위사처럼 소박한 절집이다. 둘째는 부안 내소사처럼 규모를 갖춘 화려한 절이다. 셋째는 구례 화엄사처럼 궁궐 같은 장엄한 절이다. 넷째는 영주 부석사처럼 장대한 파노라마의 전망을 가진 절이다.
이처럼 우리 산사는 전국 방방곳곳에 내외국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사찰에 대한 기본 지식을 익혀 안내자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