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풀니스는 사실을 바탕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오해를 효과적으로 꿰뚫는 방법을 설명한다.
이 책의 저자인 한스 로슬링은 의사이자 통계학 분야의 석학으로 오해와 편견을 넘어 사실을 토대로 한 세계관을 키우고 이를 전 세계에 전파하는 데 노력해왔다. 그는 의사로 활동하며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편견을 목도 하였고 이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보건 교수로 근무하는 동안 경제발전, 농업, 가난 사이의 연관관계를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이 책의 서두는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다. 총 13개의 질문은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묻는 객관식 문제이다. 예를 들면, 문제 3. 지난 20년간 세계 인구에서 극빈층 비율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A) 거의 2배로 늘었다 B) 거의 같다 C)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해당 문제의 답은 C)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이다. 저자는 이 정답률을 국가별로 보여준다.놀라운 점은 해당 문제의 정답률은 확률적으로 33% 이상이 적정함에도 불구하고 총 정답률은 5%, 가장 많이 맞춘 국가의 정답률은 25%(스웨덴), 적은 경우는 2%(헝가리)로 그보다 현저히 낮다. 저자가 세상을 이해하는지 테스트하고자 낸 대다수의 문제는 정답률이 33% 이하였으며 각계 각층을 대상으로 해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문제를 푸는 사람들의 교육수준, 성별 등과는 큰 관련이 없었다. 이는 인간은 본능에 의하여 어떤 현상에 대한 느낌을 사실로 인식하는 비합리적 본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극적인 세계관은 뇌의 작동방식에 기인한다. 인간의 뇌는 수백만 년간 진화를 거치면서 위급 상황에서 위험을 피하기 위하여 깊이 생각하지 않고 속단하는 경향성이 생겼다. 저자는 이러한 극적인 세계관을 인식하게 되는 원인을 제시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해당 방법을 통해 보다 극적인 세계관을 극복하고 보다 사실에 충실하게 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의 주요 내용은 비합리적 인지방식 10가지를 챕터별로 서술하고, 이러한 본능에서 탈피하기 위한 해결책도 함께 제시한다. 그 중 인상깊었던 것은 1장의 간극본능으로 어떠한 현상을 과도하게 극적으로 나누어 보는것이다. 가장 일반적인 예로 사람들은 세계를 선진국, 개발도상국으로 나누어 인식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크게 단순하게 나누어 지는 것이 아니며 생활 방식에 따라 크게 4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생활방식은 국가적 차이보다 소득 수준에 따라 결정 될 떄가 많다. 사람들이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그 간극 사이에 사실 인구 대다수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본능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현상을 바라볼 때, 평균끼리 비교하기보다는 두 집단의 분산으로 비교를 할 것, 늘 극단 비교 사이 중간에 위치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다수를 보는 방법 등을 저자는 추천하고 있다. 또다른 흥미로운 본능은 운명 본능 이라는 것이다. 1단계 인구가 대부분인 나라에서 아프리카 등 3, 4단계 생활수준의 인구가 많이 거주하는 나라를 볼때 그 나라의 국민성이나 기질 탓으로 원인을 돌리며, 그들이 이렇게 못사는 것은 운명탓으로 치부한다. 그러나 가난하게 살도록 타고나는 운명을 가진 나라는 없다. 소득수준, 기질이 바뀐 국가는 무수히 많으며 여기에는 한국도 포함된다. 자칭 선진국으로 일컬어지는 나라들의 경제성장률이 아시아쪽 대륙에 뒤쳐진지는 오래되었다. 많은 것이 변화가 느린 탓에 늘 똑같이 보일 수 있으나, 사소하고 느린 변화라도 조금씩 쌓이면 큰 변화가 될 수 있고 미래의 경제는 현재 발전하고 있는 국가들에 달려있을 것이다. 지식의 유통기한은 짧기 때문에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세상에 일어나는 변화들을 관찰하고, 더 윗세대의 말을 귀기울여 듣는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외에도, 부정 본능, 직선 본능, 공포 본능, 크기 본능, 일반화 본능, 단일 관점 본능, 비난 본능, 다급함 본능 등이 사실 충실성을 제한하는 본능으로 지목하고 그 해결책을 제시했다. 각각의 본능들이 심하게 발현되지 않더라도 미약하게나마 인간 기저에 깔려있는 심리라 읽으면서 쉽게 공감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당연시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한번 돌아보며 세상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관점이란 어떠한 것인가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