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이런 식물과 친한 작가가 있는 줄 몰랐다. 도시의 풀을 통해서 그 역사를 전하고 하찮게 본 식물들을 새로운 차원의 존재로 탈바꿈시키는 작가는 혁명가이면서 인간의 시선을 교정하는 계몽가로 보인다. 그래서 나는 이런 관심도 두지 않았던 식물의 세계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어주는 이소영작가가 너무 대단해 보인다. 도시의 잡초 민들레에 대해서도 그렇다. 잡초로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존재가 그 출신이 원래는 서양의 약용식물이었다는 것도 놀랍다. 모르면 그냥 지나치지만 알고 나면 대단해 보이고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되는 것이 인간의 세계와도 비슷하다. 자신을 알리지 않고 식물처럼 조용히 순응해 가는 존재를 보통 있는 둥 마는 둥한 존재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의 마음속에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선한 마음이 가득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조용한 꿈이 자라고 있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생각들이 많이 있는 경우가 있다. 우리나라는 그렇게 조용하고 소리 없이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식물에 대한 책을 본 것도 처음이고 식물을 이렇게 존재감 있게 묘사한 글도 처음이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이분야에 출발이 늦다. 그것은 우라나라에 자생하는 식물의 명명에서도 드러난다. 우리 것을 일본사람 또는 외국인의 이름으로 명명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만큼 돈이 되는 것만 찾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징에 따른 결과인 것이다. 이제는 이렇게 나의 삶에 조용히 영향을 미치는 식물의 세계에 대하여 관심을 가질 때가 된 것 같다. 기후위기와 생물종의 대변혁이 가까워지고 있는 형국이다. 꽃이 있으면 열매가 있고 그 특징이 다양한 것을 아무 것도 모르고 그냥 지나쳤다. 나무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대표나무가 소나무인 것만 알았고 마을 입구에 있는 느티나무는 그냥 그런 나무로만 알았는데 고려시대 목재의 대부분이 느티나무이고 소나무보다 그 쓰임새가 뛰어나다는 것을 보면서 역시 쉽게 판단하는 것은 여러 가지 우를 범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소나무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잎이 2개인지 3개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관심이 나무를 나무답게 하고 그 나무가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관심은 모두에게 필요하다. 사람에게도 필요하고 나무에게도 필요하다. 그것을 통해서 이렇게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더욱 건강하고 활기차게 변할 것이기 때문이다. 스투키에 대한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잘 모르면 틀린 이름을 그냥 사용하게 된다. 그리고 식물은 인류의 역사 보다도 더 오래되어서 식물과 관련된 신화나 전해내려오는 전설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월계수인데 그리스 신화에서 비롯된 아름다운 이야기를 근거로 승리의 면류관으로서 인식되는 것이 이것이다. 이와 같이 식물은 그 모양이나 신화의 내용에서 따와서 특별한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인류와 공존하기에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리고 식물도 지능이 있다고 하면 이상할까? 몬스테라는 광합성을 돕기 위해 자신의 잎을 구멍내게 만들었고 그 몸을 지키기 위해 줄기와 잎에는 독을 품었지만 열매는 맛있게 만든 것도 너무나 지능적이라고 할 수 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자라는 말이 있듯이 이렇게 지혜롭게 살아가는 식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인간의 교만과 오만함이 도를 넘는다는 생각이 든다. 반려동물의 시대가 왔다면 앞으로 반려식물의 시대가 올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이 집에 식물들을 기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게으르기 때문에 식물을 죽이지 않고 잘 기르는 경우가 드물다. 나도 그런 사람 중의 하나였다. 이 책의 기본 기조인 식물들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그들을 잘 관찰한다면 그들이 살기 좋아하는 환경을 이핼 할 수 있게 되고 그들과 공생하는 지혜를 얻게 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것이 앞으로 인류가 살아갈 지혜의 근본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특별히 꽃을 통해서 사람의 마음을 전달하는 것도 식물이 인간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 마음을 꽃으로 전달하기도 하고 비극의 주인공이 꽃으로 승화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인간의 탐욕이 꽃으로 전달되는 경우도 있다. 튤립의 버블경제가 그것이다. 이제는 사람이 만물을 지배한다는 생각에서 한발 물러나 공생하는 세계에 대한 겸손한 마음으로 자연을 더 친근하게 보고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를 고민할 때가 된 것 같다. 이런 소소한 이야기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나비의 날개짓이 되리라고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