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금복은 삼 년간이나 전쟁통을 떠돌며 기적처럼 목숨을 이어가지만, 당시에 있었던 전쟁에 대한 이야기는 이쯤에서 접고 훗날 다른 자리를 기약하기로 하자. 독자여, 부디 이해해주시길! 그것은 이 책의 범위를 넘어서는 일이며 더 많은 지면과 오랜 시간, 그리고 고통을 감당할 용기와 눈물이 필요한 일이므로.
- 작가가 독자에게 이해해달라며 말을 걸어오는 이런 구절이 종종 있다. 처음에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와,,,이게 된다고?? 하면서 읽었던듯,,,종종 맞닥들일때마다 익숙해 지지는 않았지만 작가와 함께 길을 잘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기차 안에서 금복은 쌍둥이자매가 싸준 주먹밥을 먹었다. 이제 겨우 두 돌이 지난 춘희는 먹는 것에는 관심도 없이 얌전히 찬가에 붙어 앉아 기차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난생처음 보는 광활한 하늘과 시시가가 변하는 구름의 모양, 햇살에 반짝이는 나뭇잎의 무늬, 황토색 밭고랑의 불규칙한 결, 기찻길 옆에 피어 있는 갖가지 이름 모를 품들의 빛깔 등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속속들이 자신의 눈안에 담아두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 흉내낼 수 없는 그녀의 특별한 재능은 바로 그런 한없이 평범하고 무의미한 것들, 끊임없이 변화하며 덧없이 스러져버리는 세상의 온갖 사물과 현상을 자신의 오감을 통해 감지해내는 것이었다.
- '붉은 벽돌의 여왕' 춘희의 예민하면서 섬세한 능력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벙어리였다. 하지만 그러므로 인지 모든 감각에 능했다. 이 능력을 발휘해서 훗날 붉은 벽돌을 완벽하게 만든 것 같다.
국밥집 노파가, 그녀가 누군지 벌써 잊은 건 아니시겠지? 곰보 사내의 등에 칼을 꽂아 기찻길 옆에 묻었던 때로부터 오랜 시간이 흘렀다. - 또 작가가 말을 거는 부분. 그냥 이런 부분이 너무 독특해서 표시해 놓았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 행동에 의해 우리가 된다.
이것은 인간의 부조리한 행동에 관한 귀납적인 설명이다. 즉, 한 인물의 성격이 미리 정해져 있어 그 성경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하는 행동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그의 성격을 알 수 있다는 의미이다.
- 주인공 금복에게 기적같은 행운이 찾아온 부분을 작가가 해명? 한 느낌 ㅋㅋ
그녀가 좁은 산골마을을 떠난 것도, 부둣가 도시를 떠나 낙엽처럼 전국을 유랑했던 것도, 그리고 마침내 고래를 닮은 거대한 극장을 지은 것도, 모두가 어릴 때 겪은 엄마의 죽음과 무관하지 않았다. 그녀가 고래에게 매료된 것은 단지 그 크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언젠가 바닷가에서 물을 뿜는 푸른 고래를 만났을 때 그녀는 죽음을 이긴 영원한 생명의 이미지를 보았던 것이다.
- 금복이 고래에 매료된 사연. 그녀는 엄마를 동생을 출산할 때 잃음으로 죽음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살았고 고래를 보고 거대함에 매료되어 죽음을 이길 수 있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 그 강함을 갈구하다가 고래모양의 극장을 만들고 여자보다 강하다 생각하는 남자가 되었다고,,,
무모한 열정과 정념, 어리석은 미혹과 무지, 믿기지 않는 행운과 오해, 끔찍한 살인과 유랑, 비천한 욕망과 증오, 기이한 변신과 모순 ,숨가쁘게 굴곡졌던 영욕과 성쇠는 스크린이 불에 타 없어지는 순간,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함과 아이러니로 가득 찬, 그 혹은 그녀의 거대한 삶과 함께 비눗방울처럼 삽시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 주인공 금복의 마지막이다. 뭔가 엄청 영향력있던 주인공이 사라진 부분. 그녀 혹은 그의 마지막은 그 많았던 인생의 단어가 나열된다. 읽으면서도 그 단어 하나하나에 그 장면들이 내 머릿속을 스처지나갔다. 이건 글인데 뭔가 장면처럼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춘희는 자신의 상처를 어떤 뒤틀린 증오나 교묘한 복수심으로 바꿔내는 술책을 알지 못했다.
- 춘희는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여 교육을 받지 못하였다. 그 복수심이 그 증오가 어떤 감정인지 이것을 어떻게 갚아줘야하는지 그 원초적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뭔가 안타까운 춘희. 그녀의 인생.
처음에는 공장을 떠나간 사람들이 돌아올 거라는 기대 때문에, 후에는 트럭 운전사를 기다리느라 벽돌을 만들었지만 이즈음의 그녀는 더이상 트럭 운전사를 기다리지도 않았고 떠나간 사람들이 돌아올 거라는 기대도 버린 지 오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왜 계속 벽돌을 만들었을까?
- 교도소에서 돌아온 춘희는 무너져있는 벽돌공장에서 삶을 이어간다. 그리고 그 옛날 그 때를 되돌리기위해 벽돌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녀의 예민한 기질을 발휘해서 벽돌의 질은 그 전만큼 끌어올려 만들 수 있었다. 그녀는 계속계속 벽돌을 만들었다. 그녀의 아이가 죽고나서도 만들고 또 만들어 먼 훗날 엄청난 벽돌 더미가 발견되었다. 그녀는 왜 만들었을까,,, 나는 그냥 있으면 괴로워서 만들었을 것 같다. 엄마가, 트럭운전사가, 사람들이 그리고 아이가, 계속 계속 생각나 뭐를 하지 않으면 안되니까 만들지 않았을까?? 그 힘듦을 견디기 너무 힘들었을 것 같다.
처음과 끝은 춘희가 등장하지만
가장 많이 담은 이야기는 금복의 이야기이다.
고래 소설의 첫인상은 글자는 작고 두껍다였다.
오랜만에 종이책으로 읽는 첫 책인데 괜찮을까? 하다가
들고다니면서 보는 내모습.
(도서관 대여는 시간을 오래주지 않다보니,,)
야속한 엄마 금복.
대장부같은 사업기질이 있는데 결국 대장부가 된 금복.
책 중간중간 나오는 법칙들도 재미있었고
노파와 금복, 춘희의 각기 다른 인생이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내용도 너무 신기했다.
독서기록은 전체적인 줄거리와 말하고자 하는 교훈?을 파악하기에는 어려워
각 인물에 대한 내용을 적어보았다.
생각보다 잘 적혀 나름 집중해서 잘 읽은 것 같아 뿌듯.
문학동네소설상을 받았고
SNS에서도 추천으로 많이 뜨던 소설을 읽게되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