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돌아온 하루키 신작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예약판매 즉시 실시간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출간 한달 만에 3쇄를 찍었다.
무라카미 하루키 그의 명성에 맞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1980년 문예지 <문학계>에 발표한 중편 소설 <도시와 구 불확실한 벽>블 40년 만에 다시 고쳐 써 출간했다.
무려 700쪽이 넘는 벽돌책 임에도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술술 읽히는 책이다
이 책은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라 이 책을 선택하기까지 오랜 시간을 고민했었다.
이 소설은 특유의 하루키 소설 스타일이 잘 드러나고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세계가 인간의 존재와 존질의 정체성을 깊게 탐구하는 작품이다.
단순한 스토리만으로는 편하게 읽기 어려운 책임은 분명하다.
이 소설은 3부로 나누어진다
주인공은 열일곱살 고등학생으로 시작한다.
에세이 대회에서 처음만난 여학생을 좋아하게 되고 그 여학생에게 들은 이야기들로 인해 인생이 바뀌게 된다.
여학생은 꿈을 기록한다고 한다. 그 도시에서는 꿈을 꾸고 생생한 꿈을 기억날때 기록한다고 한다 그래서 항상 머리맡에 꿈을 기록하기위한 노트와 펜이 있다고 한다.
그런 그 소녀가 어느 날 벽에 둘러싸인 도시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그 곳은 아무나 들어갈수도 나갈수도 없는 곳이다.
소녀는 그곳에 산다고 한다. 그 소녀는 그림자일뿐 진짜 본체는 그 곳에 산다고. 진짜 나를 만나기 위해 그 도시에 오라고 한다.
이 작품은 상당히 혼란스럽고 뭐가 뭔지 알수 없으나 그럼에도 끝까지 읽어보면 접점이 하나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수 있다.
그 과정에서 하루키를 따라가 보면 마지막에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어떤건지 알 수 있다.
하루키의 기발한 상상력은 소설의 중심에 있는 '나와 내 그림자'가 분리된다는 설정이다.
그림자의 분리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그것은 하루키가 자주 탐구하는 주제인 정체성과 내면의 갈등을 심화시킨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독자들에게 현실과 자아의 경계를 생각하게 하고 인간의 존재의 복잡성을 잘 드러내는 설정이다.
그림자와 본체가 분리가 된다는 것은 우리가 스스로를 어떻게 보고 또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대한 질문을 한다.
하루키는 이 개념을 통해 우리가 자신의 본질을 찾고, 때로는 잃어버리고 다시 발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 도시에 들어가기 위해 그림자를 벗어야만 한다. 그 문지기가 그렇게 말했다 그림자와 면회를 원했다. 그림자는 나에게 말했다 소녀의 본체가 여기있는게 아니라 본체가 밖에 있는것을 수 있다고 어느것이 진짜인지 알수없다고 그림자는 같이 밖으로 나가자고 했다. 나는 그림자와 밖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결국 그 소녀를 사랑해 도시에 남게 된다. 벽에 둘러싸인 도시는 감정도 음악도 시간도 음식도 없다 그곳의 생활은 꿈을 읽은 일이 전부이다. 소녀는 현실에서 만난 주인공을 기억하지 못한다.
현실과 환상의 모호한 경계, 꿈과 현실이 서로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결국 이소설은 우리가 누구인지, 그리고 우리가 사는 이 세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이다.
우리 자신의 정체성과 주변 세계, 타인과의 소통, 나의 선택등으로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작품을 철학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데카르트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명제에서 출발할수 있다.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인식하고 정의하는지를 묻는다. 그림자와 본체의 분리는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을 상징하기도 하고 두 부분이 어떤 상호작용을 하고 갈등을 겪는지를 보여준다. 하루키는 종종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설정하는데 이것을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와 흡사하다. 우리가 보고 경험하는 것이 진짜인지 항상 의문을 가지라는 조언을 받아들일 수 있다.
굳이 700쪽이 넘는 분량으로 이 글을 써야 했나 싶을 정도로 의심하며 책을 읽어 나갔지만 마무리는 재미있게 읽었다는 것이다. 분량이중간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한명 한명 중요하게 강조되고 그 인물들로 인한 파장이 더욱 진한 여운을 남긴 소설이었다.
보이는 것들이 모두 진실이 아니라는 이 책의 메세지가 매우 적합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