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 대한 공부를 처음 시작하면서 모건 하우절의 전작인 '돈의 심리학'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책에서 저자는 여타 투자 관련 책과 달리 부의 축적은 재무적인 숫자 나 테크닉 보다는 인간의 심리적 측면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돈과 관련한 인간의 심리 및 돈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는데, 이것이 인상적으로 나에게 남아있었다. 그런 영향때문인지 이 책이 출판되자마자 읽을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든 느낌은 23장에 걸쳐 얘기하고 있는 인간에 대한 불변의 법칙이라는 것이 대부분 우리가 익히 아는 내용이었다는 것이었지만, 저자가 아주 쉽게 풀어놓는 다양한 각계의 인물의 이야기 또는 풍부한 역사적 사례 등을 통해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저자가 23장에 걸쳐 얘기하고 있는 내용들은 언뜻 보기에 각각의 내용으로 분리되어 있는 것으로 보여질 수 있지만, 곰곰히 읽다 보면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알수 있었으며, 그 내용을 크게 인간을 둘러싼 환경, 인간 행동 또는 심리에 대한 내용,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투자에 대한 팁 등으로 구분지어 볼 수 있었다.
먼저, 환경에 대한 것은 리스크에 대한 내용이다. 저자는 세상 모든 일은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 받고, 혼합되고, 그 결과가 증폭되기 때문에 앞으로의 미래는 알 수 어렵다는 전제하에 리스크를 인식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한다. 즉, 현실에 대한 우리의 관점과 지식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정확한 예측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 닥칠지 모를지라도 리스크는 언제고 반드시 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 편이 낫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세상을 움직이는 어떤 중요한 힘들(특히 사람의 인격 및 심리와 관련된 측면)은 측정하거나 예측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세상이 불합리성과 혼란, 골치 아픈 인간관계, 불와나전한 인간들로 들끓는 곳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도 한다.
두번째로, 인간 행동 또는 심리에 관한 사항이다. 저자가 기술하고 있는 내용을 대략적으로 요약해 보면, 인간은 훌륭한 특성과 훌륭하지 않은 특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정확한 정보보다는 확실성을 원하고 있는 것이며, 뛰어난 아이디어나 옳은 설명, 또는 합리적인 이론이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아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스토리를 들려주는 사람이 대개 성공한다는 것이다. 즉 사실적 정보와 수치를 제시할 때는 외면당한던 주제라도 스토리를 가미하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에 따르면 인센티브는 사람들의 행동과 믿음을 정당화하는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연료이며 경제적 인센티브 보다 문화적, 집단적 인센티브의 영향력이 더 세다는 것이다. 따라서 평범하고 성실한 사람도 인센티브 때문에 비상식적 행동을 할 수 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세번쨰로, 투자에 관한 팁으로 볼 수 있는 내용인데, 나의 개인적인 판단으로 이 책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행복하기 위해서는 기대치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부와 행복은 가진 것(현실)과 기대하는 것(기대치)의 두 가지로 이루어진 등식으로 볼 수 있는데, 기대치를 관리하는 것이 훨씬 쉽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기대치 게임은 멘탈게임으로 우리는 기대한 것보다 더 홓은 결과를 얻었을 때 만족과 성취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한편, 중요한 변화나 혁신은 근심 걱정없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끔찍한 일이 진행중일 때나 비극적 사건이 터진 후에, 사람들이 충격과 불안에 휩싸였을 때, 신속하게 행동하지 않을 경우 너무 고통스러운 결과가 에상될 떄 등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내용으로 모든 여정은 힘들다는 것이다. 목표로 삼을 가치가 있는 것에는 고통이 따르며 중요한 것은 고통을 개의치 않는 마인드라는 것이다. 인간은 빠르고 쉬운 길에 혹하기 쉬운데 실제로 그런 길은 없다고 저자는 단언한다. 장기투자와 관련하여, 저자는 장기적 계획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기 때문에 혼자가 아니라 파트너가 필요하며, 단기적 리스크도 간과하지 않는 마인드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진정한 장기적 사고를 위해서는 인내심과 고집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절대 변하지 않을 소수의 것들을 파악한 뒤, 그 외의 나머지는 전부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수정이 필요한 대상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더 많은 데이터로 더 정확하게 더 똑똑하게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애쓰는 것 보다는 뒤를 돌아보고 넓은 시야를 갖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으며, 결코 변하지 않는 것들엥 집중하면 불확실한 앞날을 예측하려는 시도를 멈추고 세월이 흘러도 유의미한 행동을 이해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