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이 책을 쓴 이유를 부동산 시장의 근본이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라고 했다. 무엇으로 시장이 움직이는가? 부동산에 수요는 얼마나 되는가? 시장에 영향을 주는 진짜 공급은 어떤 것인가? 그리고 우리 주택 시장에만 있는 독특한 제도인 전세가 매매가격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이런 의문에서 글을 쓰게 되었다 라고 했다.
10년 넘게 수요에 대해 공부할 때는 명확하게 답을 얻지 못했는데 공급과 거래를 공부하면서 어느 정도 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매매가격은 전세가격 상승률을 기반으로 임차인이 거주하는 동안의 임대료 증가분으로 측정되고 있다 라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에 한정지을 게 아니라 주택의 가격을 만드는 원리와 숨을 뜻을 다양하게 공부한다면 좀 더 본질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지난 2023년과 2024년, 다가올 2025년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이 전문가마다 극명하게 엇갈린다. 연일 기사 등을 통해 경매물건이 폭증하고 있다는 얘기와 반대로 낙찰가율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시장 하락에 초점을 맞춘 사람들은 매도 물량이 사상 최대라고 하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전세매물 부족으로 전세가격이 상승하며 다시 매매가격이 오를 거라고 말한다. 어떤 곳은 분양 경쟁률이 높게 나오고, 다른 쪽에서는 미분양이 증가한다고 한다.
같은 시장 안에서 상승의 신호와 하락의 신호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이렇게 판단이 어려울 수록 시장의 본질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장의 방향을 알 수 없다.
이 책에서는 주택시장의 가격을 만드는 본질적인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수요에 의해 주택수요가 말들어져 가는지, 그 원리와 시장을 해석하는 방법을 이야기 한다. 분양에서 입주까지 완공되는 3년동안 수요가 모여 1년의 거래량이 나오고, 1년의 거래량 만큼 공급을 했을 때 가격 상승이 멈추게 된다. 이를 토대로 3년 누적 공급량(입주물량)이라는 것도 발견한다.
부동산 통계는 아무 의미 없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도시의 특성과 환경이 만든 수요에 의해 끊임 없이 움직이며 형성된 숫자들이다. 무엇보다도 매매가격을 예측하기 이전에 그 도시가 갖고 있는 특성을 통해 만들어진 통계들을 이해한다면 거꾸로 그 도시를 명확하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의 주택시장을 거시적으로 분석해 보면 전세시장의 변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전세 부족과 안정이 반복되는 시장이었다. 또한 전세시장은 주거 부고(전세 수급)과 부동산 수익률(전세가율)이라는 두가지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에 큰 의미를 갖는다.
과거를 돌아보면, 전세수급지수가 급등한 시점은 반드시 공급의 급감이 있는 시기였다. 전세수급지수란 전세의 공급과 수요 비율을 지수화한 지표이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전세 공급이 우세하고 이보다 높으면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경제위기와 같은 큰 위기에서는 도시 내부의 공급환경이 무너질 때, 이는 2~3년 후의 공급 급감과 전세수급 불안으로 이어졌고, 시차를 두고 대부분의 도시에서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국토교통부의 자료에 의하면 2023년 1월에서 11월까지 전국 공급물량은 전년 대비 36.9% 감소한 29만4,471호이다. 수도권은 28.3%, 지방은 41.8% 감소했다. 착공물량은 17만 378호로 전년 대비 52.4% 감소했다. 이 처럼 인허가 건수와 착공물량이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이는 공급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2025년부터 2026년의 입주물량이 감소한다는 뜻이다.
평균 공급량 대비 2024년 공급량은 98.8% 수준을 유지하지만 2025년은 27.7% 감소한다. 인구감소라는 이슈가 주택수요에서 큰 화두라면 당장 다가오는 2025년에서 2027년에는 주택 부족이 현실의 문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근 지방의 작은 도시들에서 매매가격의 상승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당장의 공급 부족에서 비롯된 전세 부족으로 인한 것이라 밖에 설명할 수 없다.
우리 주택시장을 이해하는 것은 전세가격, 전세가율, 전세수급, 전세가 상승률 등에 담긴 의미들을 정확하게 해석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세라는 임대 형태는 신규 공급과 미분양에 크게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