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배는 인류의 본능으로부터 시작 되었다. 인간은 어떻게든 납득을 하기 위해 이유를 만들게 끔 되어 있다고 한다. 왜 해가 지면 달이 뜨는지,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며 가을의 다음엔 겨울이 오는가에 대한 이유를 알아내지 못한다면, 그 이유를 만들어 낸다는 얘기이다. 그렇게 인류는 불가해한 영역에 대해, 불가해한 신을 만들어 이해를 만들어 냈고 그들을 숭배하였다.
그러한 이야기도 있다. 만약에 종교가 등장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우리는 공중에 떠다니는 빌딩 사이를 날아다니는 자동차를 타면서 살고 있을 것이라고.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라는 명언도 있고, 요즘 세대에 무교인 사람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생각하면, 어쩌면 이제 인류는 유년기를 벗어나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도 든다.
이 책은 다분히 신화, 종교적 색채가 강한 책으로 두 가지 내용에 대해 언급을 않을 수가 없다. 앞서 말한 종교들의 암울한 미래와 달리 과거 찬란했던 종교의 위상과 더불어, 인류에게 있어 종교의 의의가 무엇인지를 살펴 볼 수 있는 증거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다 빈치의 수태고지,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등 다양한 예술적 작품들이 나열되겠지만, 단테의 신곡을 뺀다는 건 상상할 수가 없을 것이다.
단테의 신곡은 크게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 3개로 나눠지며, 과감하게 축약하자면 지옥편에선 '이렇게 살면 안된다.'를 나타내고, 연옥편에서는 '천국에 가려면 무지한 채로 살고 있으면 안된다.', '남을 위하여 빌어줄 줄 알아야 한다.'라고 볼 수 있을 것이고, 천국편에서는 '신을 찬미하고, 믿고, 사랑을 실천하면 천국에서 살 수 있을 것이다.'라는 종교적 관점에서 교훈을 알려주는 내용이라고 본다.
3개의 편에 대해서 각자 나눠서 보면 다음과 같다.
<지옥편>
1층 림보 : 신을 믿을 기회가 없었던 의로운 사람들이나, 세례 받지 못한 아기들이 있는 곳
2층 음욕 : 색욕에 빠져 간통에 빠진 사람들이 있는 곳
3층 식탐 : 폭음, 폭식과 중독에 빠진 사람들이 있는 곳
4층 탐욕 : 재물에 집착하여 죄를 지은 사람들이 가는 곳
5층 분노 : 분노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남을 미워하거나 헐뜯으면서 살다간 사람들이 사는 곳
6층 이단 : 해로운 사상을 믿고 퍼트린 이단자들이 가는 곳
7층 폭력 : 폭력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입힌 자, 자신에게 해를 끼친 사람, 하느님과 자연에게 해를 끼친 사람들이 가는 곳
이 7층은 그 중에서도 플레게톤 강, 자살자의 숲, 가증의 사막, 절벽 가장자리 끝으로 나누어져 있다.
8층 사기 : 사기로 주변 사람들을 파멸로 몰아놓은 사람들이 가는 곳
이 8층은 7층처럼 10개로 나누어져 있다.
금전을 목적으로 남을 성적으로 착취한 자들, 아첨꾼, 성직 매매자, 미신을 이용해먹은 자, 탐관오리, 위선자, 도둑, 교사범, 사회에 분열 및 불화를 조장한 자들, 위조범
9층 배신 : 여기는 4군데로 나누어져 있으며 가족과 친족을 배반한자, 조국이나 단체를 버린 자, 손님을 배신한 자들, 자기 은인을 배신한자들의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연옥편>
소위 말하는 칠대죄에 따라 7층으로 나눠져 있으며 각자 다음과 같다. 교만, 질투, 분노, 나태, 탐욕, 탐식, 색욕이며 재밌게도 지옥은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다 루시퍼를 잡고 내려가다가 올라가면 연옥에 도달하며, 천국으로 올라가기 위해 여기서부터는 한층씩 올라가고 있다.
<천국편>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을 기반으로 총 9영역에 마지막 하느님이 있는 지고천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 10영역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월성, 수성, 금성, 태양, 화성, 목성, 토성, 항성, 원동천
내용적 측면 이외에도, 이 책의 특징으로는 명화도 같이 첨부 되어 있어 보다 생동감 있게, 그리고 때때로 많은 활자에 지친 눈을 명화들로 잠시 피로감을 덜고 갈 수 있다는 점이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아쉬운 것은 귀스타브 도레의 그림들이 대다수를 이룬 것은 다행이나 반대로 일부만 간택 되어져 이 책에 실리게 되어진 점은 다소 아쉬울 수 밖에 없다.
21세기에 와서도 풍기는 고전의 향취를 느끼며, 인류에게 있어 종교가 가져다 준 선물이 무엇인가 다시금 생각해보며 이 책의 감상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