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에서 항상 봐왔던 양귀자 소설 '모순'을 이번에 읽게 되었다. 빌려보기도 하고 읽으려고 했던 기회가 여러번 있었지만 매번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던 소설이다. 이번 독서통신을 통해 비로소 온전하게 내책으로 본 소설을 읽을 수 있어 많이 기뻤다. 떨리는 마음으로 첫장을 넘겼다. 양귀자 스러운 문체들이 눈에 들어왔다. 복장한 인간관계의 감정과 현실 속에서의 갈등을 깊이있게 다룬 우리 일상에서 있을법한 평범한 이야기이다. 안진진이라는 35세의 독신 여성이 자신의 삶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마주하는 모순을 통해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끌어내는 내적 성장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한 은행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그러나 그녀의 삶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어린시절부터 그녀는 부모의 기대와 가정환경 속에서 갈등을 겪었고, 사랑에 대한 회의감과 불신이 그녀의 내면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다. 어머니의 죽음 이후 안진진은 자신이 어머니에게 품었던 복잡한 감정, 사랑과 증오가 얽힌 감정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녀는 자신이 어머니와 똑같은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 모순 속에서 자신을 재발견하려 한다, 이 소설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주제는 '모순'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간의 삶은 다양한 모순으로 가득 차 있다. 사랑과 증오, 기대와 실망, 자립과 의존 등 서로 상충하는 감정들이 한 개인의 삶 속에서 끊임없이 충돌한다. 주인공 안진진은 이러한 모순 속에서 스스로를 이해하고, 자아를 찾으려는 과정을 겪는다. 그녀는 어머니와의 갈등 속에서 어머니를 증오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녀를 사랑하고, 자신이 어머니와 다르다고 생각하면서도 결국 어머니와 같은 길을 걷고 있음을 깨닫는다. 이러한 내적 갈등과 모순은 독자로 하여금 주인공의 고뇌를 공감하게 만든다. 나도 주인공처럼 나의 어머니와 다르게 살기를 살으려고 노력했지만 어느순간 나도 비슷한 삶을 살고 있음을 느낄때가 있다. 아마 주인공도 그런 감정이었을거라 생각이 든다. 또한 이 소설은 가족이라는 틀 한에서 발생하는 모순을 심도 있게 탐구한다. 주인공은 아버지와의 관계에서도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 아버지는 겉으로는 엄격하고 무뚝뚝한 사람이지만, 그의 내면에는 가족에 대한 깊은 사랑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랑은 표현되지 않으며, 그로인해 주인공은 아버지에게 거리감을 느끼고 그녀는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억압된 감정과 소통의 부재를 경험하며, 가족이라는 존재가 서로에게 어떤 상처를 줄 수 있는지를 깨닫는다. 이처럼 가족 안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오해는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안진진의 연애 경험은 소설의 또 다른 중요한 축이다. 그녀는 한 남성과의 사랑을 통해 자신이 사랑에 대해 가지고 있던 불신과 두려움을 극복하려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그녀는 사랑이란 감정 자체에 내재된 모순과 불확실성을 깨닫게 된다. 사랑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상처를 주고 불안을 안겨주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사랑을 통해 자아를 완성해가고자 하지만, 결국 그 안에서도 모순된 감정을 마주하며 진정한 자아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러한 사랑의 양면성은 우리 모두가 경험하는 것이며,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양귀자는 이 소설을 통해 현대인들이 겪는 복잡한 심리와 감정을 세밀하게 묘사했다. 주인공의 문체는 담담하면서도 감정의 깊이를 잘 전달하게 했으며 나로하여금 주인공의 내면 세계에 깊이 빠져들게 만들었다. 또한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상징과 은유는 이야기의 주제를 더욱 명확히 하고 독자가 한층 더 깊이 있는 해석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안진진이 자주 떠올리는 바다에 대한 이미지는 그녀의 내적 갈등과 불안을 상징하며, 그녀가 바다를 통해 느끼는 감정들은 그녀의 삶 속 모순을 대변한다. 결론적으로 양귀자의 '모순'은 인간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복잡한 감정과 모순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는 작품으로 주인공 안진진은 자신의 삶 속에서 끊임없이 모순과 갈등을 겪지만 그 과정을 통해 결국 자신을 이해하고 성장해나간다. 이 소설은 단순한 이야기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누구나 자신의 삶 속에서 다양한 모순을 경험하게 되며, 그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발견하고 성장해나간다. 양귀자의 '모순'은 바로 그 과정을 아름답게 그려낸 작품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