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있어 유럽 여행은 언제나 마음 속에 지니고 있는 로망이다. 물론 요즘 시대에 유럽여행 한번쯤 다녀오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듯 싶다. 나 역시도 런던에서 4년여간 해외근무를 하면서 영국은 물론 유럽 대부분의 나라를 여행해 보았다. 이제 20년이 다 되어 가지만 다시 또 훌적 유럽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다. 유럽 도시 기행은 이러한 나의 마음을 일부나마 충족해 주는 좋은 책이다. 이책에서 다루고 있는 유럽도시는 그리스 아테네, 이태리 로마, 터키 이스탄불, 프랑스 파리 등 4개 주요 도시이다. 아테네를 빼고는 다녀온 곳이지만 여행은 다니는 사람이 보고싶은 곳만 보고 자기자신만의 세계관으로 보고 느끼는 것이라서 작가가 보는 도시는 어떤 느낌일지 기대가 되었다.
첫번째 도시는 먹지게 나이들 못한 미소년으로 표현한 아테네이다. 사람들이 이 도시에 가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고대 유적을 보기 위해서 인데, 고대 유적은 대부분 신타그마 광장에서 아크로폴리스 가는 길에 몰려 있다. 여기를 '과거의 공간'이라고 하고, 그 반대쪽 오모니아 광장 방면의 도심과 외곽은 시민들이 일상생활을 하는 '현재의 공간'이다. 중간지대라고 할 수 있는 신타그마 광장 부근과 플라카 지구는 과거와 현재가 뒤엉긴 '혼합공간'이다. 아크로폴리스에 대해서는 당시 아테네 시민들이 자기네가 믿는 신을 숭배하기 위해 먼곳에서 가져온 대리석으로 지은 집일뿐으로 부서지고 퇴락한 그 신전들은 감탄할 만한 예술 작품도 아니었으며 만든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읽어내기도 쉽지않았으며 그저 아테네 여행의 출발점일뿐이라는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다음 방문지는 서구문명의 슈퍼스타 파르테논이다.덩그러니 누더기처럼 기워 놓은 돌기등만 남아있는 파르테논 신전은 기구한 운명을 몸으로 증명하고 있다. 민회를 열어 공적인 의사결정을 내렸던 이테네 민주주의의 무대였었고 자기 돈으로 무장한 남자들이 군사훈련을 한 연병장이기도 했던 아고라와 프닉스를 거쳐 아크로폴리스 박물관과 아테네 국립 고고학 박물관 돌아본다. 그리스의 역사와 소크라테스의 일화 등도 소개하면서 마지막으로는 아크로 폴리스 야경을 즐기면서 야경을 감상한다.
다음은 뜻밖의 발견을 허락하는 도시 로마이다. 로마는 무엇이 특별한가? 우선 예술적 기술적 수준이 높고 규모가 큰 고대 유적이 유럽의 어떤 도시도 따라오지 못할 만큼 많다. 둘째, 세상에 하나뿐인 바티칸 교황청 덕분에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의 한 건축물과 에술품을 품고 있다. 세째, 19세기 후반 출현한 이탈리아 국가 수립의 역사를 들여다 볼 기회를 제공한다. 고대 유적 구경은 콜로세오에서 시작했다. 아테네의 슈퍼스타가 파르테논이라면 로마의 슈퍼스타는 콜로세오다. 그리고는 콘스탄티누스 개선문 앞을 지나 황궁터가 있는 필라티노 언던에 오른다. 언덕에서 보면 고대 로마 도심의 공간구조를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다. 고물상의 야적장 같은 포로 로마노, 세상 그무엇도 영속되지 않은을 거듭생각하게 만든다. 판테온을 거쳐 근대 이탈리아 통일의 역사를 새로 쓴 에마누엘 2세 기념관을 관람한다.그리고 빼 놓을 수 없는 트레비 분수와 스페인 광장을 둘러본다. 다음날 바티칸 궁전을 돌아보며 바티칸의 역사를 언급하며 이방권을 사면서 체험한 이탈리아식 자본주의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마지막으로 이탈리아 음식을 소개하며 마무리한다.
세번째는 단색에 가려진 무지개 이스탄불이다. 역사가 무려 2700년이나 되는 이스탄불의 최초 이름은 비잔티움이었고, 콘스탄티노플로 이름이 바뀐 4세기부터 15새기까지는 동로마제국의 수도 였으며, 그 다음 500년은 오스만제국의 수도 이스탄불이었다. 오랜 세월 경제적 문화적 번영을 누렸던 이 도시는 20세기에 터키의 영토가 된 후 국제도시의 면모를 거의 다 잃고 말았다. 고대 그리스, 로마제국, 비잔틴 제국의 역사와 문화는 실종 되었고 그 때 만든 몇몇 건축물만 박제당한 공룡처럼 덩그러니 남아 있다. 처음 온 여행자는 대개 아야 소피아 박물관을 먼저 찾는다. 이 집을 깊이 들여다 보면 도시의 역사와 터키공화국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토프카프 궁전과 돌마바흐체 궁전을 도면서 터키의 근대 역사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마지막으로는 케밥, 감자, 생선요리 등 터키ㅣ의 음식 소개로 마무리한다.
마지막으로 인류문명의 최전선 파리이다. 지구촌의 문화도시 1번지로 뽑으라면 파리를 선택하겠다고 한다. 왜냐하면 파리는 에펠탑이 랜드마크 1번 건축물이기 때문이다. 이상하게 생긴 철탑을 도시의 상징으로 만든 과정, 프랑스공화국의 정치체제, 파리시민들의 정신세계와 문화적 감각이 호모사피엔스가 도달한 문명의 최고봉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너트르담 대성당, 루브르 박물관, 베르사유 궁전 등에 대한 단상 등을 기술한다. 마지막으로 프랑스 음식을 소개하면서 여정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