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미국의 역사를 궁금해 하며 관련 책들을 찾아보다가 우선 가볍게 시작해 보자는 마음으로 택한 책이다. 미국은 많은 주와 도시가 있고, 귀에는 자주 들리는데 실제로는 어디에 위치하는지 잘 모르는 곳들도 많으니 한번쯤은 책으로 공부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이 책을 택했다. 책은 제목 그대로 30개 도시들을 쭉 나열하는 방식으로 쓰여졌는데, 각 도시별로 매우 가볍게만 터치를 하고 있어서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장점은 부담없이 쭉 볼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딱히 알맹이로 남는 것은 없다는 점이다. 이에 후기도 책 구성방식대로, 주요 도시와 각 내용들을 나열하는 식이 되는 게 자연스러울 것 같다.
우선 보스턴. 보스턴에 정착한 청교도들은 1620년 매우 힘든 첫 겨울을 보내고 나서 다음 해 가을에 감사의 축제를 열었는데 이것이 오늘날 미국 추수감사절의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미국이 청교도들의 뿌리가 깊고, 보스턴이 그 청교도들의 도시라는 것이다. 알고보면 미국 독립전쟁의 도화선이 되기도 한 보스턴 차 사건의 도시이기도 하지 않은가. 보스턴은 문학과 철학의 도시기이도 해서, 에머슨, 소로우, 호손,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 같은 그 이름도 자자한 시성들의 무대이기도 했다. 프로비던스. 이름도 낯선 도시였으나 알고보니 그 명문대인 브라운 대학과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스쿨이 자리한 예술의 도시이기도 하다. 그리고 존 F. 케네디와 재키 케네디가 목장에서 결혼한 곳이기도 하다. 필라델피아. 영화로도 유명한 이 도시는 알고 보니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세계 박람회를 미국 최초로 개최한 도시이기도 했다. 볼티모어. 마약과 범죄의 도시이자 미국 동부에서 가장 범죄율이 높다는 도시, 가장 위험한 도시라는 볼티모어는 알고보니 존스 홉킨스 대학교가 있는 곳이었다. 존스 홉킨스 대학은 미국 최고의 의과대학인데 아이러니하다. 버지니아. 버지니아를 개척한 인물인 존 롤프는 원주민 추장의 딸인 그 포카혼타스와 결혼했다. 포카혼타스는 레베카로 이름을 바꾸고 세례도 받았으며 많은 자손을 남겼는데, 버지니아 대학의 총장을 지낸 토머스 제퍼슨 랜돌프가 그 중 하나다. 그는 미국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의 장손이기도 하다. 찰스턴. 미국 내전 당시 윌리엄 셔먼 장군은 남부 조지아의 애틀랜타를 불태웠고, 그 다음은 찰스턴이 될 것으로 다들 생각했지만 실제로 불탄 곳은 컬럼비아였으며 찰스턴은 무사했다. 그 이유는 윌리엄 셔먼 장군이 젊은 시절 찰스턴에서 복무하면서 여자친구를 사귀는 등 그곳을 제2의 고향처럼 여겼기 때문이다. 마이애미. 짧은 시간에 마법처럼 성장한 도시. 마이애미는 본래 프로리다 남단 해안에 방치되어 있던 땅을 줄리아 터틀이라는 여성이 개척하여 현재의 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 방법으로는 바로 철도였다. 그녀가 플로리다 철도 회사를 운영하는 헨리 플래글러를 설득하여 마이애미까지 잇는 철도를 건설해 준다면 소유한 땅 절반을 주겠다고 설득한 것이다. 세인트루이스. 지금도 미국을 대표하는 음식인 핫도그, 햄버거, 피넛 버터, 원뿔형에 담은 아이스크림, 솜사탕이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박람회 때 처음으로 선보였다. 캔자스시티.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미국 주요 도시에는 이른바 정치머신이 정치를 좌지우지 했는데 캔자스시티도 매우 심햇으며 마피아의 도시로도 악명이 높았다. 휴스턴. 1901년 1월 휴스턴에서 천연가스와 원유가 분출되면서 이 분출은 9일 동안 지속되었고 하루당 10만 배럴이나 쏟아졌다고 한다. 이른바 노다지였다. 덴버. 원래는 내륙의 조그만 마을에 불과했으나 콜로라도에 금광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구가 불어나 콜로라도에는 도시 발전의 행운이 되었다. 덴버 시민들은 매우 적극적인 사람들로, 1862년 링컨이 서명한 대륙횡단노선에 덴버가 빠지자 자력으로 연결하기로 결심하여 모금 운동을 통해 결국 철도 연결에 성공했다. 그러나 KKR의 본산이기도 하다. 덴버 사람들은 올림픽도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거절한 사람들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시애틀. 시애틀은 보잉, 빌 게이츠, 베이조스, 스타벅스의 도시이다. 보잉의 창업자인 윌리엄 보잉은 원래 시애틀 서쪽에서 목재 사업을 하다가 박람회에서 비행기를 본 후 비행기 사업에 투신했으며, 1차 세계대전에 미국이 참전했을 때 비행기 제작을 맡았다.
가볍지만, 그래도 쏠쏠한 재미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으로서, 큰 기대 없이 본다면 괜찮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