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작게 오밀조밀하게 긴밀하게 스토리가 탄탄하게 짜여져 있고 시간의 흐름, 등장인물의 감정의 흐름을 부지런히 따라가야 하는 책도 매력이 있지만, 챕터별로 독립적인 하나의 주제를 담고 있어 순서에 상관없이 내가 끌리는대로 두서 없이 읽어 나가도 되는 책 또한 매력이 있다
이 책은 후자에 가깝다. 크게 보면 하나의 그릇에 담을 법한 주제 이긴 하나 소주제는 하나하나 개별적 독립적이다. 가독성이 아주 좋다. 자기계발성 형국이지만 딱딱하지 않다. 양장본이라 다소 무겁고 딱딱한 느낌을 줄거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나의 뇌를 말랑말랑하게 해주는 그런 책이다.
나를 포함한 사람들은 흔히들 말한다. 아니 말한다기 보다도 그냥 입버릇처럼 내뱉는다. 10년 뒤면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 ? 늘 더 나아지는 방향으로 변화해왔고 지금도 온세상이 변하고 있는 중이다. 바로 지금 말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시간이 흐르면 결국 무엇이든 변한다는 전제에서 사고가 출발하는게 아닐까. 그러니 10년 뒤엔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늘 궁금해하면서 말이다.
그러면 이렇게 질문을 뒤집어보다
1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고 유지되는 것은 무엇일까 ?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노키아를 보았고, 회사의 명운을 외부 컨설팅업체에 맡기고 맥킨지 의견에 스마트폰 시장에 늦게 뛰어든 엘지는 결국 후발주자로 시장에 진입하였으나 스마트폰 사업을 접는 초강수를 두고 자동차 전장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늘 우리는 변화를 염두에 두고 변화에 적응하려고 몸부림 치고 변화를 두려워 하지 말고 패러다임의 대전환에 편승해야 한다. 뒤쳐쳐서는 안된다는 압박감 속에 살고 있다.
그런데 변화하지 않는 것들을 캐치해내는 능력이 있다면 ? 10년이 지나도 그대로의 가치가 있고 대체불가능한 영역이라면 그 가치는 측정불가가 아닐까 ? 전자책이 도입되고 인터넷이 우후죽순 크고 작은 언론사를 만들어내도 종이신문은 여전히 존재한다. 아침마다 자전거를 타며 가가호호 주택에 신문을 집어넣는 배달원의 모습을 보긴 힘들지만 종이신문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택배라는 단어도 익숙치 않았던 시절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 전자상거래, 모바일 거래를 기반으로 택배 없는 삶은 생각할수도 없다. 무지막지한 배달속도 경쟁으로 당일배송, 익일배송, 새벽배송, 신선식품 배송 이름도 다양하다.
어릴적 중국집에 전화해서 자장면을 한그릇 시켜먹던 시스템에서 배달앱이 도입되었고 비대면으로 주문하고, 어플로 간단히 원하는 것을 결제하고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편한 세상이 왔지만 그렇다면 달라지지 않은 한가지는 바로 배달문화 시켜먹기 !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사람이 하는 일을 대신하는 로봇, 키오스크, 이젠 테이블에서 직접 주문을 하고 결제까지 한다. 그렇게 해서 사람 한명만 적게 써도 최저임금을 맞춰주어야만 하고 근로기준법에 저촉되지 않는 제도적 장치를 모두 준수하며 종업원을 써야만 하는 사장님들의 불편함이 해소되기 마련이다.
사장이라고 절대 갑일수 없고 종업원이라고 해서 절대 을일수 없는 세상이다. 법이 보호를 해주고 있고, 사장과 종업원 수직적 관계처럼 보이기는 하나 아니다. 마음대로 해고시킬수 없고 단지 급여를 주는 자와 급여를 받는 자로 구분할수는 있을지언정 궁극에는 수평적인 관계로 보아야 마땅하다.
시시때때로 정신없이 변화해가는 세상, 변화에 순응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세상 ! 하지만 늘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가치, 모든 것이 변하더라도 변하지 않고 지켜야만 할 가치들, 이런 것들이 있다면 시간을 내어 한번 더 되새겨 보아야 하지 않을까?
빠르게, 더 빠르게, 편하게, 더 편하게 변해가는 세상이지만 우리가 만든 편리함을 위한 문명의 이기가 불편을 야기한적은 없을까 ? 친환경을 표방한 전기에너지를 활용한 전기차가 한번 화재가 나면 더 없이 취약해질수 밖에 없는 현실을 최근 뉴스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더군다나 아파트 문화가 만연해 있는 대한민국에서는 지하에서 난 불이 모두 잠든사이에 일파만파 번저나갈때 어떻게 조기 진화가 가능할까 ? 다른 이들의 목숨을 담보로 하고도 전기차를 탈수 있게 해야할까 ? 그렇다면 전기차 차주 입장에서는 오작동, 오류 발생 가능성 만으로 실질적 사용에 제한을 당하는게 과연 바람직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