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TVN에서 하는 '벌거벗은 세계사'라는 프로그램을 매우 좋아한다. 그래서 안 본 회차가 없을 정도로 거의 모두 보았다. 역사를 재밌게 배울 수 있는 프로여서 초등학교 3학년인 아이와도 함께 보곤한다. 책으로 읽는 벌거벗은 세계사는 어떨지 궁금하여 이 책을 선택하였다.
이 책은 "벌거벗은 세계사 경제편"으로, 목차는 10개의 주요 경제적으로 중요한 세계역사가 있었다.
첫번째 이야기는 메디치 가문에 대한 역사이다. 메디치 가문은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보티첼리 등 르네상스 예술가들을 지원한 가문으로 유명하다. 이 메디치 가문은 15세기 재산 규모가 당시 시세로 약 6천억원으로, 당시 수백만 명의 인구를 가진 영국의 1년 치 국가 예산에 달할 만큼 엄청난 규모였다고 한다. 메디치 가문은 어떻게 이렇게 큰 부를 이룰 수 있었을까? 놀라운 사실은 메디치 가문은 평민 출신이었다는 것이다. 14세기 보잘것 없는 평민가문의 조반니 데 메디치는 은행업을 통해 기반을 마련했다. 당시 기독교적 가치관이 절대적이었다 중세 시대에 이자를 주고받는 행위는 지옥에 떨어질 만큼 최악의 범죄로 취급되었으나, 은행업이 큰 돈이 되었기에 피렌체에서 은행업을 배웠다. 기회를 잡은 조반니는 교황과 결탁하여 교황청 전담은행이 되었고 교황청에 흘러들어온 돈을 자본 삼아 다양한 사업을 하며 경제적 기반을 키워나갔다. 조반니의 후계자인 코시모 데 메디치 역시 천재 사업가로 여러 사업에 진출했고 사업을 크게 확장해 나갔고 15세기 피렌체 최고의 가문으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메디치 가문은 권모술수와 암투, 그리고 정적들을 제거하는 잔인함을 앞세워 피렌체의 권력을 장악하였지만, 지금까지도 명성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엄청난 돈을 투자해 르네상스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업적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메디치 가분에서는 두 명의 교황을 배출하기도 했지만 메디치 가문은 이후 서서히 무너져갔다. 메디치 가문을 계승한 사람들은 사치와 자만에 빠졌고 막대한 부는 점점 바닥을 드러내면서 18세기 무렵 끊어지고 말았다.
영국은 한 때 세계 패권국가로서 경제 최강국이었다. 그래서인지 경제 대국이었던 영국 경제에 있어서의 어두운 역사 두 가지나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첫 번째 영국 이야기는 노예무역에 대한 역사이다. 영국은 달콤한 설탕을 만들기 위해 인간사냥을 통한 노예무역의 중심에 있었다. 영국인들은 아프리카에서 인간을 사냥하여 서인도제도의 사탕수수 농장에서 노예를 부렸다. 그 노예들은 인간대우를 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많은 노예들은 서인도제도에 도착하기도 전에 목숨을 잃기 일쑤였다. 이런 노예들의 희생을 딛고 영국은 최대 규모의 노예무역 국가가 되었다. 흑인 노예들이 바다 건너 머나먼 땅에서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고통에 시달리는 동안 이를 이용해 노예무역을 했던 영국은 더욱 부강해졌다. 그런데 18세기 런던은 노예무역으로 호황을 이룬 동시에 노예무역 폐지 운동이 활발히 일어나기도 하였다. 여러 사건을 계기로 영국에 노예무역이 참상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이다. 특히 1781년 노예선 Zong호의 노예 학살 사건이 알려지면서 영국인들은 분노했고 영국 사회의 인식이 조금씩 바뀌게 되면서 결국 노예제도는 폐지되었다.
두 번째 영국의 역사는 산업혁명이다. 18세기 천을 만드는 기계와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수많은 면직물 공장이 들어서면서 영국의 맨체스터는 가장 먼저 산업혁명이 시작된 도시이자 영국 최고의 경제 도시로 성장하였다. 증기기관차 운행이 시작되고 영국에 철도가 깔리면서 경제의 중심이 농업에서 공업으로 전환한 최초의 국가가 되었다. 이로서 영국은 산업 발달에 박차를 가했다. 19세기 영국은 생산력이 크게 증가했고 경제는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생활 수준도 지속적으로 향상하면서 산업 자본가들은 큰 이득을 보았다.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영국인의 삶은 풍요로워졌고 경제적 여유도 생겼지만 그 이면에는 산업혁명의 달콤한 열매를 누리지 못한 가난한 하층 노동자들의 피, 땀, 눈물이 있었다. 단순 노동자나 일자리를 찾아 도시에 올라온 가난한 이주자들은 특정 지역에 밀집되어 '이스트엔드'라는 최악의 거주지역이 탄생했다. 영국의 하층 노동자들은 평균 6일간 80시간 이상 일했으며, 시끄럽고 냄새나며 비위생적인 열악한 환경에서 반복 작업을 해야 했다. 또한 어린 아이들까지 굴뚝 청소를 하며 목숨을 잃기도 하였으며, 심각한 환경 문제도 야기하였다.
영국의 산업혁명은 인간이 기계의 힘을 사용해 생산성이 전례 없이 발전하였지만 산업혁명의 이면에는 노동 착취와 아동 노동 문제, 열악한 거주 환경과 환경 오염이라는 심각한 사회문제를 일이켰고 식민지의 경제를 파괴하였다. 우리는 과거의 산업혁명이 보여준 다양한 부작용을 살피며 어떻게 그 폐해를 줄여나갔는지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