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오카 마사히로는 일본의 저명한 철학자로, 현대 문명과 윤리, 인간의 삶과 고통에 대한 심오한 성찰을 제시해 온 인물이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이 고통을 피하고자 하는 문명적 노력과 그 결과에 대한 철학적 탐구를 다루고 있다. 인간이 고통을 제거하고자 하는 욕망이 어떻게 현대 문명을 형성해 왔는지, 그리고 이러한 문명이 어떤 윤리적, 사회적, 심리적 결과를 초래했는지를 심도 있게 분석한다.
작가는 인간이 고통을 피하려는 본능이 얼마나 깊이 문명에 뿌리박혀 있으며, 우리가 고통으로부터 도망치는 행위가 어떻게 우리의 삶을 빈곤하게 만들며, 오히려 더 큰 고통을 초래할 수 있는지를 경고한다. 이 책은 단순한 철학적 담론을 넘어서, 현대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분석하고 있다.
무통문명이라는 개념은, 인간이 고통을 제거하려는 노력과 그러한 노력이 문명 발전의 중심축이 되는 현상을 설명한다. 그는 인간이 본질적으로 고통을 피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본능이 다양한 사회적, 과학적, 기술적 발전을 이끌어 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이 언제나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며, 때로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작가는 고통이 단순히 피해야 할 부정적인 경험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측면임을 강조한다. 그는 고통이 인간의 삶과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다각도로 분석하며, 고통이 없었다면 문명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도발적인 주장을 펼친다. 그의 논의는 생존을 위한 투쟁에서 비롯된 초기의 고통이 어떻게 문명의 발전으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역사적 탐구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는 고통이 문명을 진보시키는 원동력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문명이 고통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점을 지적한다.
책에서 현대 문명이 궁극적으로 고통을 제거하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는 의학의 발달, 기술의 진보, 사회 제도의 개선 등이 모두 고통을 최소화하고 무통의 상태를 달성하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무통의 추구가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며, 이는 인간성을 훼손하거나 왜곡할 위험을 동반한다고 경고한다.
특히, 고통을 완전히 제거하려는 시도가 인간 존재의 중요한 부분을 상실하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고통이 인간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보며, 고통 없는 삶이 반드시 행복한 삶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점에서 그는 현대 사회가 고통을 지나치게 배제하려고 하는 경향을 비판하며, 오히려 고통을 수용하고 이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또한 책에서는 현대 사회에서 고통이 어떻게 상품화되고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현상이 윤리적으로 어떠한 문제를 야기하는지를 탐구한다. 고통을 없애기 위한 상품과 서비스가 범람하는 현대 사회에서, 고통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는 점점 사라지고 있으며, 이는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부분을 잃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무통문명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전망도 제시한다. 그는 고통을 제거하려는 문명의 방향이 결국 인간의 본성을 변화시키고, 나아가 인간성을 상실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예를 들어, 무통의 상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인간은 더 이상 고통을 통해 배우거나 성장할 수 없게 될 위험이 있으며, 이는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고통이 문명의 발전에 어떻게 기여해 왔는지를 분석하고, 현대 문명이 고통을 제거하려는 과정에서 직면하게 되는 다양한 윤리적, 철학적 딜레마를 깊이 있게 다룬다. 그의 논의는 단순히 고통을 부정적인 것으로만 보지 않고, 이를 인간 존재의 중요한 일부로 인식하며, 무통의 추구가 가져올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성을 경고한다.
모리오카의 주장은 현대 사회에서 고통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며, 우리가 고통을 어떻게 이해하고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 그는 고통을 없애려는 시도가 단순히 기술적, 의학적 문제를 넘어서, 인간성의 본질과도 연결된 문제임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현대 문명의 방향을 재고할 필요성을 제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