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에 심리학자인 저자 앤절라 더크워스의 TED 강의 "How to turn grit into a lifelong habit"을 재미있게 들은 적이 있어서, 이번에 이 책 "그릿GRIT"를 선택하여 읽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단순한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했으나, 읽어 갈수록 책의 내용에 공감이 가는 점이 많았고 배울 점도 많아 우리 애들한테도 일독을 권하기도 하였다.
주지하다시피 이 책은 장기 목표를 위한 열정과 인내의 조합으로 정의한 "그릿(grit)"의 개념을 살펴보는 2016년 번역본 출간이후 인기있는 베스트셀러 심리학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재능이나 지능보다 투지가 성공을 예측하는 더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이다. 즉, 우리가 하는 흔한 오해와는 달리 성공하는데 있어서는 재능과 지능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높은 수준의 성공을 달성하기 위해서 재능과 지능만으로는 부족하고, 지속적인 열정과 인내로 정의되는 그릿(grit)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성공(성취)을 재능 × 노력 = 기술, 기술 x 노력 = 성취(성공)으로 풀어내어, 결국 성공 = 재능 x 노력^2 이 되어 성공을 달성하는 데는 노력이 재능보다 두 제곱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릿(grit)은 열정과 인내로 이루어 지는데, 여기서 열정은 단지 강렬한 단기적인 열정이 아니라 특정 관심이나 목표를 추구하려는 장기적인 헌신을 의미한다. 그릿이 있는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깊고 지속적인 열정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좌절, 실패, 진행 정체 등의 갖가지 난관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장기적으로 재능보다 두 제곱 더 중요한 노력을 유지하게 한다. 또한 인내는 도전과 좌절에 직면할 때 포기하지 않고 지속하는 끈기를 의미하는데, 저자는 그릿이 있는 사람들은 실패를 최종적으로 결정된 상태가 아니라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이를 도전적으로 받아들여 계속 노력한다고 주장합니다.
한편 저자는 같은 심리학자인 Carol Dweck이 만든 용어인 "성장적 사고방식"의 개념에 대해 논의한다. 이 사고방식은 헌신과 노력을 통해 능력이 개발될 수 있다는 믿음이 특징인데, 성공하는 사람은 성장적 사고방식을 갖는 경향이 있고 이러한 사고방식은 장애물을 극복하고 계속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어서 저자는 그릿은 실천, 목적 의식 육성, 희망 유지를 통해 배양될 수 있다고 하며, 어떤 한 분야에 대한 전문성 개발의 핵심으로서 집중적이고 목표 지향적이며 노력적인 연습인 의도적인 연습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교육, 스포츠, 비즈니스,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릿을 가지고 끝까지 노력한 사람들의 성공 사례를 언급함으로써 투지가 어떻게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실례로 들어 보여주었는데, 나는 유명 운동선수, 음악가, 기업가 등이 개인적인 투지를 발휘하여 성공한 사례가 특히 매우 재미있었고, 한편으로는 감동적이기까지 하였다. (제이피 모건 체이스 은행의 저명한 제이미 다이먼 회장이 30대 초반에 씨티은행에서 해고된 적이 있다니...)
이어서 저자는 그릿 개념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살펴보고 있는데, 가령 그릿 개념은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며, 가령 어떤 비평가들은 개인의 투지에 너무 많은 초점을 맞추면 성공을 달성하는 데 있어 구조적 요인과 특권의 역할을 간과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하여, 자신의 의견(그릿의 중요성)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들도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는 객관적인 태도를 보여 준다.
이 책의 내용을 집약하면, 지속적인 열정과 인내가 장기적인 성공의 열쇠이며 재능보다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 13장에서 그릿을 키우는 방법에 대한 실용적인 조언도 제공하고, 자신의 두 딸들과의 일상사를 통하여 그릿있는 삶과 가족 생활이 상충하지 않고 병존할 수 있음을 설명하고, 포기할 때는 포기하기도 하는 현실적인 그릿 추구 방법을 제시하며, 그릿을 통한 탁월함(greatness)의 추구는 선량함(goodness)과는 다르기 때문에 선량한 범위 내에서 그릿을 추구해야 한다고 넌지시 암시하며, 비록 뛰어난 성적 등 학업 성취에 대한 예측력이 가장 높은 것은 그릿을 포함한 내적 품성이지만 긍정적인 사회적 기능을 위해서는 대인 관계적 품성도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마지막으로 다시 그릿의 개념을 한계에의 도전, 끈기, 노력 지속, 탁월성의 추구 등을 다시한 번 강조한다.
나는 이 책의 별도 부분인 저자의 "150쇄 기념 감사의 글"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보통의 다른 책과는 달리 저자가 이 책의 번역자 등 다른 사람들의 기여에 대해서 진실로 감사를 표시하고 가족과 부모님께 얘정을 나타내는 점을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