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인 정희원 박사는 서울아산병원의 노년내과 전문의로, 노인들에 대한 오랜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같은 나이라도 생활습관에 따라 노화를 촉진시킬 수도 늦출 수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가속노화'의 고리를 끊어내는 시작점이 내재역량 관리라고 한다. 내재역량이란 세계보건기구가 2015년에 제시한 개념으로 얼마나 건강하게 나이 들고 있는 지를 나타내는 척도이다. 내재역량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인 기능 요소를 모두를 종합적으로 점수화한다. 신체적, 정신적인 내재역량은 시간이 지날수록 노화가 축척됨에 따라 조금씩 낮아진다. 이것을 '노쇠현상'이라고 하며 노인의학에서는 이 노쇠 정도가 생물학적 나이, 즉 일생동안 축적된 노화의 정도를 반영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저자는 인간의 삶을 이루는 여러 영역이 있으며, 이를 도메인(Domain)이라고 한다. 각 도메인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사람마다 각 도메인을 어떻게 관리했느냐에 따라서 내재역량이 다르다고 한다. 내재역량이 좋은 사람은 스트레스 처리 능력이 좋고 질병에 걸리더라도 금방 회복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사소한 스트레스나 질병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각각의 도메인을 어떻게 계발하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꾸준히 내재역량을 증진시켜 기능적으로 노쇠하는 시기를 늦출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성공적인 나이듦을 위한 네가지 기둥으로 4M, 즉 1) 이동성(Mobility), 2) 마음건강(Mentation), 3) 건강과 질병(Medical issues), 4) 나에게 중요한 것(What Matters)를 제시한다.
1. 이동성 : 노화를 이기는 몸.
이동성은 그야말로 죽고 사는 것까지 결정지을 정도로 관리 가능한 내재역량 전체에서 가장 파급력 있는 도메인이다. 이동능력을 높이기 위해 제시한 방법으로는 평소 이동과 운동을 분리하지 않는 습관을 말한다. 즉 걸어갈 수 있는 거리는 걸어가고, 되도록 계단을 이용하라는 것이다. 또한,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사람들이 자신이 평소에 좋아하고 잘 하는 운동만 게속하는 경향이 있는데 자신의 신체 특성에 따른 균형잡힌 운동을 골고루 할 것을 권한다. 그리고 이동성 도메인의 내재역량을 전체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돈과 시간, 노력을 들여 운동을 제대로 배워놓는 것은 매우 수익률이 좋은 투자라고 한다.
이동성 관련 세부 도메인은 1) 유산소 운동능력 2) 근력과 순발력 3) 유연성 4) 균형과 협응으로 가장 취약한 요소가 다른 세부 도메인의 성능을 끌어내린다. 이런 점 때문에 이동성 관련 세부 도메인의 상태를 전문가에게 점검받으면서 여러 요소의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온동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은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근육량이 감소하는데 근육량과 근력의 정도는 노후를 보내는 모습과 직결된다. 올바른 방식으로 근육을 꾸준히 활성화하면 근육과는 관련이없어 보이는 영역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하며, 점진적으로 이동성 도메인의 내재역량이 개선된다. 고강도 운동을 꾸준히 하는 습관은 부작용이 별로 없는 치매예방약을 평생 복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2. 마음건강 :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무기, 마음.
마음건강 도메인에서 중용한 것은 인지기능을 유지하는 것으로 인지와 정서가 핵심이다. 마음건강과 관련하여 명상과 수면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마음챙김 훈련도 운동과 마찬가지로 여러가지 방법으로 배우고 실천할 수 있다. 짧게는 5분, 길게는 1시간 이상 호흡에 집중하는 훈련을 매일 습관화하면(공식 수련), 자연스럽게 먹기, 걷기나 집안일 등 여러 가지 일상생활을 하는 과정에서도 그 순간에 집중하는 훈련(비공식 수련)을 하게 된다.
수면부족은 초강력 가속노화 인자다. 수많은 연구를 통해 충분한 수면이 정상적인 건강을 유지하는데 필수하고 밝혀졌다. 최소 필요한 일일수면 시간은 평균 7~7.5시간이다.
몰입은 강력한 저속노화 인자이다. 몰입 상태에 도달하면 몸과 마음은 그 순간의 활동에 오롯이 집중하게 되며, 외부 자극이나 내부 감각이 둔감해 진다. 몰입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조용하고 집중할 수 있는 환경, 규칙적인 운동, 채소와 고기 위주의 식사, 질 좋은 충분한 수면, 금주 상태, 마음챙김이 충분히 이루어진 마음 등이 있다.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조건을 귀납적으로 찾아내어, 꾸준한 연습을 통하여 몰입근력을 키워내면 상당히 과제 난이도, 기술 역량이 맞지 않는 상황에서도 몰입할 수 있다. 마음챙김과 몰입근력이 동시에 갖추어지면 마음건강의 선순환이 시작된다.
3. 건강과 질병 : 나이가 들면 아픈 것이 당연하다는 착각.
건강과 질병 도메인에서는 우리가 평소 먹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식사와 영양의 파급효과는 그저 체성분과 체형에 머무리지 않고, 식습관이 정상화되면 체중이 변하기 전에 머리가 개운해지는 느낌이 든다. 여기에 마음챙김과 수면의 개선이 동반되면 2~3개월 이내에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태어나는 큰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알코올은 초강력 뇌 가속노화 물질이며, 담배 역시 시작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당분이 함유된 음식이나 정제 곡물로 만들어진 음식을 먹으면 혈당이 빠르게 올라간다. 그만큼 중독성이 높다.
저자는 녹색 채소를 비롯한 모든 채소, 견과류, 산딸기류 열매(딸기, 블루베리 등), 올리브오일, 통곡물, 콩류, 가금류, 생선 등의 섭취를 강조한다. 자신이 뭘 먹을지 선택할 수 있는 한끼 정도는 올리브오일을 듬뿍 뿌린 샐러드로 끼니를 만들어 볼 것도 추천한다.
4. 나에게 중요한 것 : 지혜롭게 나이 들기 위한 덜어내기의 기술
4M에 관한 계획과 목표 설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도메인이 '나에게 중요한 것'이다. 내재역량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 노후에 믿고 의지할 것은 내재역량 뿐이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자극적인 소비를 통해 갈증을 해소하는 것은 목이 마르다고 바닷물을 마시는 것과 같다. 아무리 많은 재화를 소유해도 인간의 도파민 분비 체계를 완전히 충족시킬 수 없다. 나에게 부족한 것은 재화가 아니라 4M 요소들에 대한 돌봄이다. 4M이 충만하며 특히 마음챙김이 잘된 상태에서는 자아의식과 몸, 마음을 재구성해서 들여다 볼 수 있게 된다. 가속노화에서 자유롭고 오랫동안 편안하게 살기 위해서는 소비와 욕망이 4M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또한 소비가 아닌 자기돌봄과 휴식을 통해 더 깊은 즐거움과 회복을 얻는 방법을 실천해 볼 것을 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