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 시작하기 전 제일 먼저 느낀 감정은 자만심이다. 생각해 보면 오르고 내리는 간단한 원리인데 확률 50%를 못 이겨 투자에 실패하고 좌절하다니 무언가 잘못 판단한 것이 아닐까. 떨어질 때 사서 오를 때 팔면 수익이 날 것이고, 좋은 종목만 골라 투자한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텐데 무엇이 문제인가 말이다. 하지만 막상 투자를 시작한 뒤 첫 번째 맞닥뜨리는 감정은 좌절감이다. 내가 사면 떨어지고, 내가 팔면 오르는 이것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처음에는 실수여서 그런 것이라 위안 삼지만 시간이 갈수록 줄어드는 잔고는 결코 감출 수 없는 상처로 남게 된다. 그렇게 하 세월 보낸다는 것은 매우 끔찍한 일이기에 고민을 하다가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된다. 먼저 투자에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투자 방법과 원칙 등을 배운다. 책을 읽고 실제로 적용도 해보면서 내가 투자를 한 것이 아니라 도박을 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다. 역시 세상에는 공짜란 없다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는 순간이다.
오늘 이야기는 유목민의 <투자의 정석>을 읽은 뒤 느낀 점과 저자가 생각하는 투자의 방법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을 통해 투자에 대한 생각과 자세가 바뀌었으며 한 단계 성장하는 시간이었다. 독서, 특히 투자서의 경우 단순히 과거의 지식을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다. 과거의 기록을 참고하기는 하지만 미래의 시장을 예측하여 보다 나은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는 에너지를 전해 주는 도구이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경제와 투자에 대해 배우고 실천하려는 초보 투자자들부터 투자를 하고 있었으나 체계적인 공부가 없는 상태의 투자자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확언할 수 있다. 특히 자신의 투자 방법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투자자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책의 목차를 보면 큰 틀에서 '성장을 위한 투자의 시작', '기본기 다지기', '실전 투자를 위한 절대 관점', '점과 점을 잇다' 등 네 가지로 구분된다. 시작은 주식투자의 메타인지로서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힘과 주식시장의 기초용어, 투자 전략의 종류를 말하고 있다. 기본 지식도 없이 되는대로 시장을 판단하려 하면 어떤 결과가 생기는지는 충분히 알 것이다. 특히 자신의 경향이 트레이더인지 인베스터인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은 매우 중요한 투자요인이 된다. 이어지는 파트에서는 증권 계좌 개설부터 HTS 다루는 법까지 기본기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배울 수 있다. 투자하면서 뚫어져라 쳐다보게 될 기술적 분석과 이를 통한 종목 발굴의 기본기를 다질 수 있다. 무엇보다 저자의 강권에 의한 '초보탈출 100일 챌린지'는 속는 셈 치고라도 꼭 실천하기를 권하고픈 내용이다. 저자의 가르침대로 하루하루 열심히 공부하게 되면 어느새 달라진 자신의 이전과 이후 모습에 깜짝 놀랄것이다.
이후 투자 재료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이어진다. 테마의 해석과 테마주 매매 시 주의사항, 매매 팁은 충분히 유용한 즐길 거리이다. 재료의 좋고 나쁨에 대한 판단 기준도 흥미로운 소재이다. 주가는 추진력을 가졌을 때 상승하게 되는데 그 소재가 되는 것이 재료이다. 적절한 재료 검색과 해석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할 것이다. 이러한 재료를 찾는 방법도 소개되어 있으니 찬찬히 살펴봐야 한다. 다음에 만날 수 있는 것은 차트이다. 주식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것이 차트이다. 뭔지 모르지만 빨갛고 파란 막대들이 춤을 추는 그림은 가벼운 지적 충동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그 안에 숨겨진 사실들을 이해하기엔 아무런 준비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자신이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생각은 위험한 투자자의 전형이다. 투자에 있어서도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인다는 표현이 적확하게 부합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시황에 대해서 경제 뉴스를 투자와 연결하는 방법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이는 자신만의 투자를 시작하기 위한 준비 행동일 뿐인데 책을 모두 읽게 되면 자신이 그동안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였는가를 깨닫게 된다. 이 대목에서는 유목민의 매도, 매수 원칙을 소개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다. 매도 10계명(나는 이럴 때 꼭 매도하겠다). 1 남들도 다 아는 재료가 되었다면, 즉 '재료 소멸'이라면 즉시 비중을 반으로 줄인다. 2 오너 리스크가 발생했다면 즉시 비중을 반으로 줄인다. 3 강한 지지선을 깰 경우 리스크 시그널이다. 즉시 비중을 줄이고 회사 IR에 전화해 본다. 4 예상보다 빨리 주가가 오르는 경우 즉시 비중을 반으로 줄인다. 5 스윙, 장기투자 시에도 예상보다 많은 '평가수익'을 거두고 있다면 즉시 비중을 줄인다. 시간을 사자. 6 뇌동매매로 갑작스럽게 샀다면 실수를 인지하는 즉시 전량 매도한다. 원칙 없는 매매는 자기 목을 조르를 행위다. 7 항상 매수의 근거가 유지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라. 매수의 근거가 바뀌면 논리도 바뀐다. 견해 바꾸는 걸 두려워하지 말고 바로 비중을 줄인다. 8 '조금만 더'라는 욕심이 들면 그 즉시 비중을 반으로 줄인다. 자신의 심리는 중요한 보조지표다. 9 일희일비하고 있다면 커다란 망조의 전조다. 즉시 주식을 멈추고 운동장을 열 바퀴 돌고 오라. 10 자만은 인생 만사의 적이다. 당신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수많은 투자자 중 한 명일 뿐이다. 항상 겸손하고 매사에 감사하라.
매수 13계명(나는 다음 과정을 거쳤을 때만 매수하겠다). 1 없다가 생긴 것, 있다가 사라진 것을 찾는다. 2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구별한다. 불확실성 상태에서 리스크로 확정되는 순간이 주식투자하기 가장 좋은 때다. 3 '주가 상승 = (유동성+실적)*기대감'의 관점을 유지한다. 4 재료, 차트, 거래량, 시황도 3번의 관점에서 해석하려 노력한다. 5 재료는 나만 좋아서는 안 된다. 시장이 좋아할 것을 고른다. 6 이왕이면 차트상 주가가 조정을 잘 받은 것, 바닥인 것에서 고른다. 7 거래량이 잘 터지는 종목을 매매한다. 8 정부와 대기업의 정책은 유동성을 만들어내므로 주의 깊게 살핀다. 9 대기업의 차세대 사업 투자는 절대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다. 쩐의 전쟁에서 대기업은 작게 투자하지 않는다. 관련주에 힘을 불어넣는다. 10 기업의 이익을 증가시키는 모든 이슈에 관심을 기울인다. 정부 지원, 법인세 차감, 금리 인하, 구조조정 등 모두에 귀를 열어둔다. 11 키워드 하나에 집착하지 않는다. 주식은 키워드 하나로 움직이는 단세포가 아니다. 재료, 차트, 거래량, 시황 모두가 결합된 복잡계다. 12 시황을 늘 고려한다. 모든 게 갖춰져도 시황이 안 맞으면 주가는 잘 움직이지 않는다. 13 왜 그 종목을 왜 샀냐고 물어봤을 때 당당하게 이유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대답 못 할 종목은 처음부터 사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