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은 사서삼경중 하나이다. 뜻과 음만 가지고는 이해하기 어렵다. 그 동안 몇 권을 해설서 등을 통해 천자문처럼 하늘천, 따지... 이런식으로 읽고 싶은 마음에 이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러나 음은 있지만 뜻이 없어 상당히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이나 불경처럼 음이라도 여러번 음미하다보면 마음이 가라앉는 것을 느낀다.
주역은 역경이라고도 하며, 많은 사람들이 점술서라고 말하고있는 책이라 쉽게 접하기는 많은 거부감이 있었다. 일부 종교나 학파에서는 주역을 미신에 근거하여 점치는 책으로 폄훼하기도 했다. 주역은 중국 삼황중 한 사람이자 고대 전설상의 제왕인 복희가 8괘를 만들면서 탄생했다. 그 후 주나라 문왕이 7년간 옥살이를 할 때 현재의 64괘를 만들고 완성했다고 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삼천년전에 만들어진 대표적인 동양고전이다.
이렇게 주역은 중국 역사에 상세히 기록되지 않은 상고시대의 성인인 복희에서 출발하여 주나라의 성인인 문왕과 주공에 의해 완성되었으므로 '주역'이라는 별칭을 쓰고 있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학문을 내용적으로 보면 역경과 같은 순수 철학과 신화가 있는데, 역경은 3,100년 전에 완성되었고 서양에서 가장 오래된 그리스신화는 2,700에서 2,500년 전에 쓰여진 것이다. 정말 놀라운 따름이다.
그 후 기원전 500년경인 2,500년 전에 공자라는 걸출한 성인이 나와 47세에 역경을 접하고 심취하여 역의 이치를 깨닫고 역경에 주석을 달아 후세의 독자들이 주역을 해석하는 데 초석을 마련하였는데, 그 책을 십익이라고 명명하였다.
주역의 창안자인 복희는 우리 조상이라는 설이 있다. 환인시대의 고조선인으로 태어난 복희는 중원의 허난성으로 이주하여 민심을 얻고 중원을 다스리는 과정에서 팔괘를 창안하여 자연의 이치와 우주의 원리, 인간의 삶과 치세를 담아 인문학의 근간을 마련하였다고 한다.
과거 주역은 금서였던 것 같다. 그 이유는 주역의 기본 논조와 왕조시대에는 맞지 않아서 인듯하고 또하나는 제왕학이라하여 일반인들은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렇다면 주역이 언제 한반도로 들어왔을까. 신라시대의 최치원이 당나라 유학중에 주역을 공부하고 귀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때는 중국에서도 반출이 금지된 서적이었으므로 최치원이 가지고 왔다는 기록이 없는 것으로 봐서 고려때 우탁에 의해 들어온 것이 정설이다.
태극은 우주 만물이 생기기 전 카오스 상태의 큰 덩어리인 무극에서 시작했으며, 으뜸이고 근본인 상태를 의미한다. 인격적으로는 상제, 계절로는 봄, 방향은 동, 세계지리로는 간방으로 한국을 의미하며, 자연상태 그대로 맑고 아름다운 것, 무욕과 정결의 세계를 말한다. 이러한 공허의 상태에서 최초의 질서를 생성하는데, 음양의 질서를 말하고 있다. 음양이란 크기와 형태를 초월하여 모든 사물은 음과 양의 두 기운이 반드시 공존하며 음양의 기운에 의하여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크고 작은 무한대의 상상과 현실 속에서의 창의'를 태극의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한국인의 사상적 근간이다.
이렇게 음양의 질서가 생기고, 한국인의 고유사상인 천지인 삼재사상과 음양이 최초로 분화하여 사상을 낳고, 다시 천지변화의 도인 오행원리로 발전한다. 여기까지가 자연상태 그대로인 것을 이름만 붙여 정의한 것으로 천역이라 하고, 천역에서 자연스럽게 팔괘가 나오는데, 이것을 복희가 창안하고 작대기 모양의 부호를 이용하여 그렸을 뿐이다. 한국인은 이런 태극사상속에서 태어나고 성장하고 변화하며 죽어간다. 그러므로 태극의 기운을 받아 형이상학적이며 양의 에너지를 분출하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우리는 자잘한 질서는 무시하여 볼품없는 민족으로 보이지만, 큰 틀의 질서에는 결집하는 놀라운 에너지를 지닌 것이다. 또, 우리 민족은 창의적이다. 태극기의 유연하면서도 빈틈없이 결합되어 있는 태극기의 모습에서 발견되는 곡선의 유려함과 귀퉁이에 배열된 직선과의 조화는 '한글'이라는 엄청난 발명을 하게 된다. 세계에는 약 6,800여 종의 언어가 있고, 300여 종의 글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어떤 문자도 한글처럼 목적과 이념, 철학을 토대로 창제되지는 않았다. 대부분의 문자는 쐐기문자, 그림문자, 상형문자의 과정을 거쳐 오랜 세월 다듬어지고 발전되었다고 한다. 게다가 최초의 표의문자인 한자조차도 우리 한민족이 창안하였다는 설도 있다. 우리 민족은 대단한 창의성을 지닌 민족이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뜻글자와 소리글자를 동시에 보유한 민족이기도 하다.
주역을 통해 우리 민족의 우수성까지 알게되니 누구나 쉽게 읽고 외기를 기대해 본다. 우리에게 있어 태극기는 부적의 다름이름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