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이 책은 로마 제국의 16대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전쟁을 수행하고 통치하는 동안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들을 단편적으로 기록한 책이다. 단순히 본인의 생각을 기록한 이 책이 많은 이들에게 고전으로 사랑받는 이유는 스토아 철학의 영향을 받은 아우렐리우스 깊은 사고 과정, 한 국가의 통치자로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결론내렸던 흔적들이 후대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계기
고대와 현대를 불문하고 큰일을 이룬 사람은 무언가 달랐을 것이다. 실제로 달랐을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삶을 대하는 태도, 진정성, 노력, 인내력 등 무언가 달랐기 때문에 남들보다 우뚝설 수 있었을 것이다. ‘거인의 어깨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 아우렐리우스의 고민, 사고과정, 결론들을 따라가면서 나도 그의 어깨쯤에 설 수 있는 식견을 가지게 될 수 있을까? 라는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 느낀 점
우선 아우렐리우스의 사색의 깊이가 상당히 철학적이고 깊어서 내용을 완전히 이해할 수가 없어서 아쉬웠다. 아우렐리우스는 우리가 현실 세계에서 직면한 이슈들(전쟁, 정치 등) 뿐만 아니라, 원소와 같은 물리, 물질, 죽음, 그리고 통제, 절제 등 형상화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했었다. 하지만 이런 형이상학적인 것들을 생각하는 대로 정의내리고 분석한 것들이 특별한 해석이나 설명없이 덧붙여진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간 주제가 많아서 아쉬웠다.
아우렐리우스가 이성과 절제를 앞세운 부분은 가장 공감하며 읽었던 부분 중 하나다. 요즘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느끼는 것들이 ‘정확한 정보의 중요성’,‘욕구를 따른 삶과 절제한 삶의 대비’인데, 요즘 내가 느끼는 바와 아우렐리우스가 고민한 바가 맞닿아있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아우렐리우스는 그의 양아버지 안토니누스로부터 이성과 절제 등의 중요성을 많이 보고 배우며 자란 듯 했다. 또한 감정과 욕구를 따라 살았던 선대들의 결과들을 보며 철저히 그 영역으로 가지않으려고 마음을 다잡는 흔적들이 보였다. 아우렐리우스가 추구하고자 했던 바가 현재 내가 느낀 바와 동일함을 확인하며 내 생각에 대해 좀 더 확신하는 계기가 되었다.
끊임없이 죽음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는 부분은 조금 안타깝게 다가왔다. 느끼기로는, 통치자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어 그 무게를 견디려는 노력으로 다가왔으며, 항상 죽음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고 하루하루를 소중하고 치열하게 보내려는 모습이 떠올랐다. 아우렐리우스는 ‘어차피 죽는다’는 생각을 통해 ‘그러니 즐겁고 마음대로 살자’와 같은 허무주의가 아닌, ‘그러니 더 몸과 마음을 경건하게 다잡고 동물과 다른 삶을 살자’와 같은 결론에 이르렀을 것으로 보인다. 인간으로서 치밀어 오르는 끊임없는 감정과 욕구를 절제하기 위해 끝없이 죽음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으러 한 노력이 보여 존경심이 들었다.
# 기억하고 싶은 구절
p38 나는 사람들을 상처받게 할 수 있는 기질을 타고나서, 여건이 조성되기만 했다면, 그들로 하여금 어떤 식으로든 깊은 상처를 받게 했을 것인데도,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나의 그런 기질이 나타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게 한 신들의 은총 덕분이었다.
p44 그동안 신들이 네게 무수히 많은 기회들을 주었는데도, 너는 그 기회를 단 한 번도 받아들이지 않고, 얼마나 오랫동안 이런일들을 미루어 왔었는지를 기억해 보라. 하지만 이제는 네가 속해 있는 우주가 어떤 것이고, 그 우주의 어떤 지배자가 너를 이 땅에 보내어 태어나게
p59 다른 사람이 주는 편안함을 물리치고 스스로 서라. 네가 스스로 바르게 서야 하고, 남의 도움을 받아 서거나, 남이 너를 바르게 세우게 해서는 안 된다.
p113 우리가 소중히 여겨야 할 것, 우리 자신에게 고유하게 주어진 것들을 따라 행하고 그 밖의 다른 것들은 하지 않는 것이고, 이것은 모든 직업과 기술이 추구해야 할 목표다. 이것이 네게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기 때문에, 네가 그것을 굳건하게 해나간다면, 네 자신을 위해 다른 무엇인가를 하거나 얻으려고 한눈팔지 않게 될 것이다. 여전히 다른 많은 것들을 소중히 여기고 있는가. 그렇다면 너는 자유롭지도 못할 것이고, 네 자신에게 만족하지도 못할 것이며, 감정과 기분에 휘둘리는 것으로부터 벗어나지도 못할 것이다. 너는 네게서 그런 것들을 빼앗아갈 수 있는 자들을 의심하고 시기하고 질투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고, 네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소유한 자들에게서 그것들을 빼앗기 위해 음모를 꾸미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