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때문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일본의 대표적인 소설가이자,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1958년 오사카에서 태어나 오사카 부립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후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틈틈이 소설을 쓰기 시작하다가 결국 전업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1985년 방과후 라는 작품으로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여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1999년 비밀 이라는 작품으로 일본 추리작가협회상을 받았으며, 2006년에는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제3탄 용의자 X의 헌신 이라는 유명한 작품으로 제134회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그는 엄청난 대중적 인기를 구가하는 본격 추리소설 뿐만 아니라, 미스터리, 서스펜스, 색채가 강한 판타지 소설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장르의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그는 50편이 넘는 많은 작품들을 써냈음에도 불구하고 늘 새로운 소재, 치밀한 구성, 날카로운 문장으로 매 작품마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중 상당수의 작품이 영화화 TV드라마로 제작되어 사랑받기도 했다. 극비로 개발된 생물 병기 K-55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설산에서의 숨가쁜 추격, 놀라운 추리와 반전이 돋보이는 질풍 론도 라는 작품은 발매 일주일만에 백만부 판매실적을 기록하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작가의 전작중 하나인 용의자 X의 헌신은 2006년 작품이자 추리소설이다. 물리학자 유가와 마나부가 주인공인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가운데 탐정 갈릴레오, 예지몽에 이은 3번째 작품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중 백야행, 악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과 함께 최고로 꼽히는 작품으로, 일본 미스터리소설 분야에서 최초로 3개 부문 베스트 1위를 기록한 화제작이었다.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든 천재 수학자 이시가미 데츠야와 그 알리바이를 파헤치는 천재 물리학자 유카와 마나부의 대결을 풀어내고 있다. 막상 두 천재 두뇌게임이 주제이기는 하지만 제목 그대로 용의자 X가 어떻게 헌신을 하는가를 중심으로 읽어가야 한다. 일본 추리소설에서 흔히 보여지는 잔혹함이나 엽기 호러가 아닌, 사랑과 헌신이라는 고전적이고 낭만적인 주제를 다루는 것이 특징이다.
탐정 갈릴레오 라는 별명을 가진 유가와 마나부는 굳은 뇌를 가지고 수사하는 경찰들이 깝깝해서, 이 별명을 크게 좋아하지 않는다. 미국에 기술을 내다 팔 만큼 유능한 물리학자였지만 교수들간 자리싸움 때문에 준교수로 눌러앉았다. 도미가시 신지 살인사건에는 늘 그렇듯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으나 구사나기로부터 옛 친구이자 호적수인 이시가미 데츠야가 사건에 연루되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된다. 하지만 사건에 개입할수록 평소 자신과 같이 과학중심적 지론을 말하던 이시가미에 대한 생각과 자신의 신념이 충돌하면서, 고심을 하게 된다.
이시가미 데츠야는 고등학교 수학교사이자 천재 수학자로, 유가와의 대학 동기이다. 항상 천재는 없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유가와가 진짜 천재라고 인정하는 두뇌를 가지고 있다. 방랑 수학자였던 에르되시 팔과 비슷한 행동을 하는 에르되시 신자이며, 컴퓨터가 아니라 종이와 펜으로 수학을 논증하는 것을 즐긴다. 본래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을 밟고자 했지만 부모를 부양하느라 유가와처럼 학문의 길로 가지는 못하고 타협하여 교사가 되었다.
하나오카 야스코의 옆집에 살고 있으며, 모녀의 살인을 알게 되자 사건을 은폐하고 알리바이를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도움을 준다. 이 과정에서 오랜만에 유가와와 재회하지만, 곧 사건을 두고 대립하게 된다.
하나오카 야스코는 벤텐테이 라는 도시락 가게의 직원으로, 이혼한 후에 혼자서 딸 미사토를 키우고 있다. 이시가미는 도시락도 살 겸 그녀의 얼굴을 보려고 항상 가게에 들른다. 전직 호스티스이기는 했지만 전현직을 가리지 않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동정을 받는다. 전 남편인 도미가시 신지가 미사토를 넘보자, 충동적으로 미사토와 함께 도미가시를 살해하게 된다. 이후 이시가미의 도움을 받아서 거의 완벽한 알리바이를 세운다. 하지만 이시가미에게서 집착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되자 그를 약간씩 멀리하게 된다.
최근 미스터리, 추리물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국내에도 이런 대작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