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뗄 수 없다. 놀랍다. 심지어 충격적이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유명한 생물학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인생 이야기로 독자를 매혹하기 시작하고 그러다 아주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돌아서며 훨씬 더 많은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 책은 당신의 가슴을 사로잡고 당신의 상상력을 장악하고, 당신의 예상을 박살내고 당신의 세계를 뒤흔들 것이다. 사랑을 잃고 사랑을 찾는 일에 관한 책. 이 책은 신념이 어떻게 우리를 지탱해주며, 또한 그 신념이 어떻게 유해한 것으로 변질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가슴을 활짝 열어젖히고 들려주면서, 모든 페이지가 기백과 미묘한 뉘앙스, 전력을 다해 풀어내고자 하는 호기심으로 생동한다. 이 책에 경이에 대한 감각 그리고 그 경이를 의심하는 태도가 모두 감겨있다는 점이 아주 마음에 든다. 이는 의문을 하나씩 풀어나가다 보면 그 이면에서 더 깊고 더 특별한 매혹을 만날 수 있다는 믿음이기도 하다. 나는 이 책의 깊이와 위트, 어둠의 순간들과 심장이 터질 듯한 행복감을 사랑하고, 괴짜 같은 저자의 문학적 카리스마를 사랑한다. 책이 끝날 즈음 당신은 룰루 밀러가 인생의 비밀을 밝혀냈다는 사실을 깨닫게 도리 것이다. 룰루 밀러는 첫 페이지부터 무언가를 쌓아나가기 시작한다. 그것은 시적인 철학이고, 한 남자의 이야기이며, 미국의 이야기이다. 그것은 이 모든 것이지만, 또한 그보다 더 큰것이고, 이 모든 일은 점진적으로 일어나서 마지막 몇 페이지에 이르러서는 충격적이게도 눈물을 흘리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자신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도 그랬듯 룰루 밀러는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유유히 를러가다가 어느 순간 우리의 정신을 아득하게 만든다. 이 아름다운 책은 살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신비인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장마다 수록된 독창적이고 정교한 삽화는 이 세상 것 같지 않은 어찌보면 악몽과도 같은 분위기로 우리를 매혹하며, 마치 19세기의 과학 텍스트나 성경을 손에 들고 있는 것 같은 고색창연한 느낌을 이 책에 불어 넣어 준다. 흥미진진하게 감춰진 진실을 밝혀주는 책이다. 놀랍도록 흥미로운 과학 이야기를 렌즈 삼아, 사실은 인간이 만든 것일뿐인데도 자연의 원리로, 자명한 이치로 받다들여졌던 광범위한 이원론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러한 틀을 바탕으로 저자는 명상과 회고록을 오가며 내밀한 개인적 이야기를 풀어낸다. 저자의 아버지 그리고 그가 저자에게 가르친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방법에 바치는 비가이자, 자신의 마음을 따라 세상을 항해하며 택한 우회에 대한 결산, 그리고 그 항해에서 예기치 못하게 도달한 항구에 바치는 사랑의 편지이다.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떠올려보라. 그 사람이 소파에 앉아 시리얼을 먹다가 불현듯 어떤 생각에 완전히 사로잡혀서 그석에 대해 흥분해서 이야기하는 모습을. 이를테면 사람들이 이메일 마지막에 겨우 키보드 더 누르는 수고를 안 하려고 머리글자 하나만으로 서명하는 것이 얼마나 짜증나게 하는지 모든다며 분통을 터뜨리는 모습. 혼돈이 그 사람을 집어삼킬 것이다. 혼도능 부러져 떨어진 나뭇가지나 질주하는 자동차, 총알 하나를 거느리고 밖에서 치고 들어가 그를 으스러뜨릴 수도 있고, 아니면 반란을 일으키는 그 사람의 몸속 세포들과 함께 안에서 박차고 나와 그를 해체해버릴 수도 있다. 혼돈은 당신의 자전거를 녹슬게 할 것이다. 당신의 가장 소중한 기억을 부식시키고, 가장 좋아하는 도시를 무너뜨리고, 당신이 간신히 쌓아올린 모든 성스러운 장소를 폐허로 만들 것이다. 혼돈은 그런일이 일어난다면이라는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일어나는가 하는 시기의 문제다. 이 세계에서 확실한 단 하나이며, 우리 모두를 지배하는 주인이다. 과학자인 나의 아버지는 일찍이 내게 열역학제2법칙은 절대 벗어날 수 없다고 가르쳤다. 엔트로피는 증가하기만 할 뿐, 우리가 무슨 짓을 해도 절대 줄어드는 일은 없다고 말이다. 똑똑한 인간은 이 진리를 받아들인다. 똑똑한 인간은 이 진리에 맞서 싸우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1906년 어느 봄날, 파자수염을 기른 어느 키 큰 미국인이 감히 우리의 주인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훌륭한 책들이 원래 그러하듯 사랑스럽고 신비로우면서 항상 또 다른 뭔가로 시선을 돌리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