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경제학이라고 하면, 굉장히 이성적이고 정확한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오히려 그러한 기준과는 저편에 있는 심리학이라는 학문을 가져와서 경제를 설명하려 한다. 그 근거로는, 보통 사람들의 경제적 판단에 정확한 근거나 데이터가 기여하지 않는다는 점, 오히려 감정적이고 무모한 투자를 감행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예시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오히려 경제적으로 큰 부를 누리는 사람들은 여러 예상치 못한 환경 변화와 운이 더더욱 큰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경제학에 대해 아예 손을 놓고 운만 기다리느냐고 반문할 여지가 생긴다. 이에 대해 저자는 경제를 대하는 여러가지 태도를 제시하며 심리학이 왜 경제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지 설명한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몇가지를 먼저 기술하려 한다. 첫번째, 저축에는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저축을 한다고 하면 어떠한 대단함 목표가 있어야만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부와 돈의 가장 큰 의미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닥쳤을 때, 자신의 선택권을 늘려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유없는 저축이 굉장히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보통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는 것은, 계획과는 달리 애초부터 어긋난 것이며, 우리가 대처할수도 없는 규모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이유없는 저축이 아주 큰 도움이 될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좋은 투자처가 들어오거나, 건강이 악화되어 더이상 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없는 등 이런 시기에 돈을 쥐고 있지 않다면 행복감에 아주 큰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두번째, 페라리와 같은 비싸고 좋은 명품은 오로지 본인에게만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명품을 소비하면서 과시욕 등 여러가지 욕구를 해소하려 한다. 하지만 정작 일반도로에서 페라리를 보는 사람들은 그 페라리를 누가 타는 것이 아닌 '아 나도 저런 차를 사고 싶다'라는 생각을 주로 한다. 따라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하는 소비는 본인의 부와 돈에 마이너스가 될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이는 결국 근검절약의 태도로 연결이 될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본인의 욕심을 제어하지 못하면, 그 어떤 훌륭한 경제활동을 해도 결국 계속 목마른 상태로 행복감을 느끼기에는 무리가 될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치의 본질을 깨닫지 못한다면, 과거와는 다르게 매우 번영한 시대에 살고 아주 큰 경제 성장을 이루어도 과연 그 삶이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소비로 점철된 현대 사회에 저자가 던지는 큰 화두로 나에게 다가와 새로웠다. 세번째, 합리적인 경제적 판단을 하라는 것이다. 합리적이라는 것은 이성적인 것과는 매우 다르다. 이성적인 것은 철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산적인 판단을 말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합리적이라는 것은 개인의 주관과 감정이 개입되어 있다. 어느정도 선까지 리스크를 짊어질 것인지, 스스로의 판단이 적절하게 개입되어야만 합리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합리적인 판단을 통해 일정 부분은 리스크 있는 투자, 나머지 부분은 안전자산에 투자함으로써 스스로도 안정감을 느낄 수 있고 결국 수익률이라는 것은 시간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쳐 판단했을때, 훌륭한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아무리 유명한 투자자도 경제적 판단에서 틀릴수 있다는 점을 계속 강조한다. 그 투자자가 살아온 세계와 시간대가 지금과는 매우 상이하기 때문에, 과거의 투자 조언이 반드시 맞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기본적인 태도와 지식 정도는 추후 투자 판단의 토대가 되겠지만, 맹목적으로 과거에 투자를 성공했다는 이유만으로 추종한다면 크게 화를 입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현재 시점에서 어떠한 일이 있는지 살펴보고, 본인에게 맞는 투자 포트폴리오는 구성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제일 좋은 투자 방법이 될 수 있다. 최근 유튜브와 인터넷 등 정보의 바다 속에서, 모든 사람들의 투자 경험은 제각각일 것이므로, 이러한 정보를 기반으로 내 상황을 판단하고 합리적인 경제 활동이 필요함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