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저는 ‘스피치살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말하기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에게 스피치를 연습할 무대를 마련해주기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입니다. 스피치살롱에서는 책 한 권을 읽고 느낀 점을 ‘3분 스피치’로 발표합니다. 낯선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해야 하니 무척 떨리면서도, 말을 잘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기 때문에 서로가 응원하는 마음으로 서툴지만 열심히 참여하지요.
하루는 참석자들과 함께 ‘남 앞에서 말할 때 자신감을 키우는 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참석자의 의견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발표를 해야 하거나 중요한 미팅을 앞두고 긴장이 심해지면 스스로에게 해줄 만한 사소한 칭찬거리를 찾아요. 잘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짓눌려 주눅이 들다가도 저를 칭찬하는 말들을 반복해서 떠올리다 보면 힘이 나거든요.”
‘밥 잘 먹었구나. 잘했어’, ‘잠 잘 잤구나. 잘했어’, ‘샤워도 했구나. 잘했어’ 같은 말이 칭찬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하지만 이것도 칭찬입니다. 또한 이런 소소한 셀프 칭찬이 거듭되면 어느덧 스스로를 믿는 힘, 즉 ‘자기 확신’이 굳건히 자리잡게 됩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칭찬은 칭찬의 강도가 아닌, 칭찬의 횟수로 카운트된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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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받을 일 없는 각박한 세상에서 내가 나를 칭찬해주지 않으면 어디서 힘을 얻을 수 있을까요? 다른 사람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나 자신입니다. 그러니 나를 먼저 칭찬해보는 습관을 길러보세요. ‘오늘도 제시간에 잘 일어났구나. 대단해!’, ‘피곤한데도 운동을 빼먹지 않았네. 곧 건강해지겠어!’라고 스스로를 칭찬해보십시오.
남 앞에서 말하는 게 자신이 없는 사람이라면 나를 칭찬하는 일에 특히 더 노력해야 합니다. 스스로에게 엄격한 사람일수록 타인 앞에서 나를 표현하는 일이 어렵게 느껴지거든요. 말하기의 기본은 자신감이고, 그 자신감은 평소 내가 나 자신을 어떻게 대하는가에 따라 좌우됩니다. 스스로에게 하는 칭찬이 중요한 진짜 이유입니다. 칭찬은 오로지 횟수로만 기억된다는 걸 기억하면서, 자주 나를 칭찬해보길 바랍니다.
힘든 일을 겪은 이에게 어떻게 위로하면 좋을까요? 정답은 없지만, 위로하기 전에 다음 두 가지는 반드시 고려하면 좋겠습니다. 첫 번째는 “언제든 힘들면 연락해. 내가 곁에 있어줄게”처럼 내가 네 곁에 함께한다는 걸 전하는 것입니다. 힘낼 힘조차 없는 사람에게 “힘내”라는 말은 강요에 가깝습니다. 위로할 때는 영혼 없는 조언이나 충고가 아닌 내가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는 ‘일상 챙기기’입니다. 대부분의 우울은 일상이 무너지는 것에서 옵니다. 일상을 회복하면 우울도 나아지죠. “잠은 잘 잤니?”, “밖에 날씨가 좋은데 오늘 좀 움직여봤니?” 등 아주 사소한 일과에 관해 묻고 같이 나누는 것입니다. 힘든 상황에 처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위로가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저는 일본 만화가 아다치 미츠루의 <H2>를 무척 좋아합니다. 여자 주인공 히카리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히카리는 슬픔을 꾹 참고 꿋꿋하게 상을 치르며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냅니다. 어느 누구도 그녀의 슬픔을 위로해주지 못하죠.
그때 히카리의 오랜 친구인 남자 주인공 히로가 히카리를 데리고 동네 공터로 갑니다. 히카리와 히카리의 어머니, 히로가 함께 캐치볼을 하던 곳이었죠.
공터에 도착한 히로는 글러브와 공을 꺼내어 히카리에게 건넨 후 말없이 캐치볼을 시작합니다. 처음엔 씩씩하게 공을 던지던 히카리는 점점 감정이 차오르면서 울음을 터뜨립니다. 참았던 울음이 터지니 감정을 걷잡을 수가 없었던 히카리는 펑펑 울면서 캐치볼을 합니다. 사소한 일과를 함께 나누는 것만으로 상대에게 얼마나 큰 위로를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까 합니다.
누구나 힘든 일을 겪습니다. 그게 지금이냐, 지금이 아니냐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런 힘든 일을 겪고 있는 사람은 지금 이 순간에도 도와줄 누군가를 필요로 할지 모릅니다. 그러니 지금 주변에 힘든 일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한번쯤 손을 내밀어주면 어떨까요? 당신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상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값진 위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