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아이 둘을 키우고 있지만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라는 말이 있듯이 한번도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과 이게 맞는건지 저게 맞는건지에 대한 고민이 아이를 키우면서 항상 마주하게 된다. 하다보면 다 익숙해지게 마련이지만 그럼에도 아이가 진짜 이 순간에 원하는게 무엇인지, 아이 마음이 어떤것이었는지, 또 한편으로는 이 세상에서 아이를 어떻게 키우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이 항상 존재한다. 그렇기에 육아 서적을 틈나는대로 읽어보고자 하는데 이 책도 예전부터 한번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었다. 저자는 소아정신과 전문의로 수많은 아이들을 만났기에, 또 최근에는 워낙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많기에 그만큼 사례를 많이 접한 분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 책이 많이 와닿았다. 책은 애착-훈육-자립 세 파트로 나뉘어져있는데 성장하는 과정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 내용이라 읽기가 수월했다. 육아정보의 홍수 파트에서는 나도 많이 알아보고 실행에 옮기는 편인데 특히 육아는 나의 문제가 아닌 아이들의 성장과 관련된 내용이라 더 많이 찾아보고 알아보게 되는데 오히려 요즘 세상에 정보가 너무 많은 것이 독이되기도 한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으려고 해도 사실 그게 어렵기도 하다. 무슨 책을 읽을지도 사실 복불복인데 책이든, 인터넷이든 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부모가 중심을 가지고 내 아이에게 맞는 것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인상깊었던 내용은 애착부분이었다. 아기는 자기를 돌봐 주는 사람을 통해 세상을 신뢰하게 된다고 한다. 그 사람에 대한 신뢰가 곧 세상에 대한 신뢰로 이어진다. 아기에겐 그 사람의 품안이 마치 세상 전체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 신뢰감이 잘 싹을 틔워 마음에 든든하게 뿌리내리면 평생에 걸쳐 큰 힘이 된다고 한다. 애착과 독립 사이에 시기에 있는 둘째가 있어서 많이 와닿았던 내용이다. 사실 걱정이 많은 편인데 부모도 사람이고, 모든 사람은 나이 불문하고 조금씩은 어린아이와 같은 면이 있다는 말이 위로가 되었다. 어린아이가 완벽할 수 없듯이 세상에 완벽한 부모도 없다고 하였다.
다음 애착 시기를 지나면 훈육의 시기가 오는데 첫째가 지금 이러한 시기에 있어서 많이 공부가 되었다. 애착의 시기가 지나면 개체성을 가지기 시작하는데 개체성이란 "내가 있다" "남들이 있다" "나란 개체가 있음과 동시에 다른 사람이 공존하고 있다"라는 것을 깨닫는 시기라고 한다. 개체성을 깨닫더라도 아이는 여전히 매우 자기중심적인데 우리 첫째의 발달 단계인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 아님을 깨닫는 과정은 점진적이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한다. 그래서 다행히 덜 힘들고 덜 아프다고 한다. 타인이라는 관점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초등학생 정도 되어야 한다고 한다. 아직 미취학인 첫째에게 이런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몸의 개체성을 깨닫고 몇 년이 훨씬 지나야 마음의 개체성까지 깨닫는다고 하니 참 신기한 것이다. 타인의 관점이라는 것 자체가 매우 다양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있고 쉬운것도 있을테니 그에 따라 아이가 진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시기도 아이마다 다 다를 것이다. 그래도 어쨌거나 아이는 어른에 비해서 훨씬 자기중심적이라고 한다. 이런 부분을 잘 이해하고 아이를 바라보면 훨씬 좋을 것 같다. 또 아이는 놀이로 자기 마음을 표현한다고 한다. 원래 마음을 말로 표현하는 것은 어른들도 사실 매우 어려운 일이다. 놀이로 아이의 마음이 표현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아픈 감정이 가라앉고 생각의 갈피가 잡히면서 앞으로 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귀한 계기가 되고 정신적 발판이 된다고 하니 아이가 놀이할 때 부모도 진심을 가지고 아이를 잘 파악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대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게 거창한 어떤 것은 아니다. 놀이 속에 숨어 있는 치유나 성숙 같은 의미들을 발견한다는게 생각해보면 어려울 수도 있지만 그저 아이와 놀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고 하니 참 다행이다. 함께 즐거워하고 아이에게 진심으로 대하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한 것 같다.
육아에 정답은 없지만 원칙과 기술을 알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부모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지혜를 얻게 도움을 주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