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영화 "퍼펙트 데이즈"를 보고 여운이 남았을 무렵부터 읽게 되어 일본인들의 특유의 미학과 삶에 대해 한번더 생각해보게 되었다 .
특히나 삼복더위, 이렇게 뜨거운 한국의 여름에 소설속 나오는 건축 사무소는 도쿄를 피해 시원한 지대(기타아사마 아오쿠리, 해발 1000미터)에 있는 여름별장으로 작업장을 옮겨간다.
현대 국립 현대도서관설계 응모 전 준비작업을 하기 위해서이다. 소설속 설정이 상상력을 넓히면서 나도 마치 그 사무소의 일원인양 감정이입이 되었다.
[출처] 소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작성자 김명신
이 소설의 작가# 마쓰이에마사시 는 1958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대학 재학 시절 “밤의 나무로” 문학 신인상을 수상했으나 대학 졸업 후에는 출판사에서 일을 하였다.
퇴직을 한 다음에 작가로 2012년 장편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원제 “화산 자락에서“)를 발표하여서 늦깍이 작가로서 문단에 발을 디뎠다고 한다.
이 소설은 출간과 동시에 뜨거운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64회 요미우리 문학상을 수상했다.
작가는 최근에 또 다른 출판사에 곳에 취직해서 제2의 편집자 생활도 즐기고 있다고 한다.
마쓰이에 마사시는 정교하고 세밀한 문체가 특징이라고 한다.
이 소설에 나오는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 **사카니시(주인공)**
- 건축을 전공하는 젊은이.
- 열정적이고 호기심이 많음
- **무라이 슌스케 (유명 건축가)**
- 깊은 철학과 독창적인 스타일의 소유자
- 주인공에게 많은 영감을 줌
- ** 기타 등장인물**
- 건축가의 가족, 주인공의 동료 마리코, 나중에 주인공의 아내가 되는 유키코,이구치, 우치다... 등
인간을 격려하고 삶을 위로하는 건축을 추구하는 노 건축가와 이를 경외하며 뒤따르는 젊은 건축학도 주인공.
주인공은 노건축가의 철학과 예술세계를 이해하고 자연과 건축이 조화를 이루는 세계를 경험하고 공감하며 자신의 세계를 발전시켜 나가 중견 건축가의 길을 간다.
특히 이 소설의 특징이라면 각국에 20세기와 21세기에 유명한 건축가들과 그들의 철학, 건축의 메시지등이 소설 속에 문맥에 맞게 등장하여 적절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건축의 문외한인 나는 이 책속에 등장하는 미국의 유명 건축가이자 자연과 조화를 중시하는 #프랑크로이드라이트 의 #탈리에신, 스톡홀름 공동묘지 디자인을 한 스웨덴등 #북유럽건축가들의 철학과 작품등에 흥미를 가졌다. 내가 지난 1월 코펜하겐에 갔을때 소설에서 언급된 코펜하겐 시청사는 아예 볼 생각도 못했다. 코펜하겐 티볼리공원등엔 갔었으나 과거 스톡홀름의 공동묘지도 마찬가지...아는 만큼 보인다더니 그말이 딱 맞다.
몰랐던 세계! 건축가들의 생애와 작품을 소설의 맥락에 맞게 적절하게 배치하고 그들의 철학을 적절히 가공하여 소설 내용을 풍부하게 했다는 점이 무척 훙미롭다.
나는 이 과정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건축가들의 세계와 작업방식과 철학, 건축물이라는게 건축가만의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삶을 영위하는 인간과 자연과의 어우러짐을 중심으로 사고한다는 점. 이를 위해 정교하게 접근해가는 건축가들의 작업방식등... 소설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고 상상하게 되었다.
이사벨님이 발제한 이 소설을 통해 관심을 갖게된 건축분야의 발제도 흥미로웠다. 다들 관점이 한뼘씩 넓어졌을 것이다.
소설속 주인공이 존경하던 노 건축가 무라이씨는 작업 준비과정에서 뇌졸증으로 쓰러지고 그들이 여름내내 준비하던 국립현대도서관 응모작은 심사에서 낙선한다.
직원들은 노건축가의 사후정리계획에 따라 각자의 길을 가고 오랜 세월이 흐른후 그때 여름 작업장을 중견 건축가가 된 주인공이 인수한다.
그들이 한때 온갖 정성과 상상을 불어넣었던 과정의 결과물은 여전히 그자리에 모형물로 남아있었다.
건축은 설계이후 시공을 통해 최종 결과로 이어지기전엔 현실에 존재하지 않지만 각자 주인공속의 마음에 자리잡아 누군가의 기억을 빌어, 소설을 통해 진혼제를 치루는 것이다.
소설속 주인공의 내면적 변화와 성장, 인간과 자연의 조화, 회사 동료들사이에 나누는 철학적 대화, 일상에서의 식사를 포함한 업무분담, 전문영역에서의 업무의 분담등등 일본 특유의 미학과 문화를 엿볼수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읽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