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전문의가 겪은 아우슈비츠에서의 삶..
처음부터 흥미로웠고, 그동안 아우슈비츠의 끔찍한 실상을 많이 보았지만 정신 전문의가 보는 그 안에서의 삶이 어떨지 궁금했다.
빅터 프랭클은 아우슈비츠에서의 자신의 삶과 다른 사람들의 삶을 다른 책들보다 객관적으로 서술하였으며, 이 안에서 로고테라피라는 것을 독창적으로 만들어냈다. 로고테라피는 정말 최악의 상황에서 더 나아가 힘든 환자에게 더 극한 상황을 보게하는 역설기법으로 정신과에서 사용하는 치료 기법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1부에서 아우슈비츠의 삶을 여과없이 담백하게 서술하는 저자의 모습을 통해서 그 시대의 참상과 많은 사람들의 괴로움을 볼 수 있었으며, 현재의 감사 또한 느낄수 있었다.
카포, 우리 안의 또 다른 지배자
카포는 수감자 중에서 뽑았고, 수감자 중에서 이런 일을 하기에 적합한 성격이라고 인정되면 카포로 뽑혔고 기대했던 대로 일을 잘 해내지 못하면 즉시 쫓겨났다. 카포는 감시하는 병사들 보다도 나치 대원들보다도 더 가혹하고 악질인 경우가 많았고 영양상태로 좋았다고 한다.
일단 카포가 되면 그들은 금세 나치 대원이나 감시병들을 닮아갔다. 이들은 이후 정신의학적 기준으로 판단할때 나치대원이나 감시병과 같은 기준으로 판단되어야 했다.
수용소에서는 모든것을 다 내 놓아야 했다. 자신이 가진 소지품, 시계 보석 모두 압수 당하였다. 결국 나의 몸만 남는 것이다.
그리고 잠자는 시간 또한 통제되어서 잠을 자지 않으면 죽을수도 있다는 이론이 먹히지 않는곳도 수용소 였다고 한다.
"불면에 대한 지나친 걱정은 결국 어떻게든 잠을 자야겠다는 과도한 의욕을 갖게 하는데 이것이 그 반대로 잠을 잘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특별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나는 환자에게 잠을 자려고 애쓰지 말고 반대로 잠을 자지 않으려고 해보라고 권했다." 책의 구절에서 보듯이 역설 의도에 대한 예시이다. 결국 역설의도는 본이니 피하고자 하는 어떤 상황에 대해 오히려 그렇게 되려고 노력해서 불안을 해소하는 것과 같다.
"유머는 자기 보존을 위한 투쟁에 필요한 또 다른 무기였다. 이미 잘 알려진대로 유머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그것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능력과 초연함을 가져다준다"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저자를 견디게 해준 것중 하나가 유머이다. 힘든 환경에서도 상황에 대한 태도는 내가 결정할 수 있으며, 이때 유머를 사용하면 고통이 조금은 줄어든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영화가 생각이 났다. 아이를 위해 주인공이 유머로 상황을 만들어가면서, 본인이 정말 괴로웠을테지만 자신 또한 아이를 통해 그렇게 상황을 다른 모습으로 유머로 승화시키는게 이전엔 무조건 슬펐다면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그 또한 그상황을 헤쳐나가는데 큰 힘이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인간의 정신상태-용기와 희망 혹은 그것의 상실과 육체의 면역력이 얼마나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희망과 용기의 갑작스러운 상실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 이해할 것이다."
수용소에서 성탄절부터 새해에 이르기까지 일주일간의 사망률이 일찍이 볼 수 없었던 추세로 급격히 증가했다는 사실은 희망의 상실이 사람의 면역체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설명해 준다. 수감자들 대부분이 성탄절에는 집에 갈 수 있을 거라고 막연한 희망을 품다가 성탄절이 끝났는데도 풀려나지 않자 그들은 용기를 잃고 절망감에 빠졌으며 결국 면역력도 나빠져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한다.
플랭클 박사의 "로고테라피" 학문은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개인의 "삶의 의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다. 그것은 그 누구도 대신해줄수 없는 오로지 "나만의", 그리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나만이 나의 삶을 책임지고 결정해야한다. 삶의 의미는 개인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정의 내려질 수 없고 개인에 따라 어떤일 혹은 어떤 사람이 될수 있다.
그런데 미래에 대해 지나치게 희망적이어도 안된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어떤 사건이 잘 풀리지 않았을때 이상과 현실에서 오는 괴리감과 상실감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과정과 결과에 따른 고통에 대해서도 늘 준비하고 싸워나갈 용기를 가져야 할것이다.
이책을 통해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고 삶을 건강히 살아갈 수 있는 지표가 되어주는 책이다.
삶에서 방향을 찾고 있는 중이거나 힘들다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