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를 지나가다 우연히 베스트셀러에 있는 이책을 발견하게 되었고, 평소에 좋아하던 이동진 평론가가 추천한 책이라고 하여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마도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동진 평론가가 추천한 책이라고 하여 고르지 않았을까하고 생각된다. 이책을 읽는 동안 나는 대학교때 가보았던 메트로폴린탄 미술관을 세미 투어하는 기분이 들었고, 한가지 아쉬운 점은 작품의 사진이 작품을 묘사하고 있는 장에 같이 나와 있었다면 더 생생하게 현장감을 느낄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럼에도 나는 많은 부분 공감하거나 마음에 스며드는 문구는 따로 적어가며 재미있게 읽을수 있었다. 아래에서 나는 내가 책을 읽는 동안 마음에 들었던 구절 몇가지를 쓰고자 한다.
운좋게 얻은 전도유망한 직장이 있는 마천루의 사무실로는 더이상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세상 속에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애를 쓰고 꾸역꾸역 긁고, 밀치고, 매달려야 하는 종류의 일은 할 수가 없었다., 나는 누군가를 잃었다. 거기서 더 앞으로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 한 생각이 머리 속에서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나는 뉴욕의 훌륭한 미술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눈여겨봐왓다. 보이지 않는 사무실에서 일하는 큐레이터들이 아니라 구석마다 경계를 늦추지 않고 서 있는 경비원들 말이다. 그들 중 한 사람이 되면 어떨까? 내가 아는 모든 성인은 자신이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고 주장하지만 이곳에서의 나는 바빠서는 안된다. 긴 시간을 조용히 보내다가 가끔 "이봐요 이거 원화 맞아요?" 같은 질문에 대답하고 어린아이가 그림 액자를 잡아당기거나 그 비슷한 일이 생기면 가끔 개입해야 한다. 그러나 정적을 음미할 시간은 충분하다.
서 있는 건 끊임없이 연마하지 않으면 녹스는 기술이다. 서있는 것이 실은 서 있고, 기대어 서 있고, 서성거리고, 스트레칭을 하고, 다 쓴 잉크 카트리지처럼 다리를 터는 것을 모두 포함한다는 사실을 기억해낸다. 늦은 오후로 접어들 무렵이 되자 에너지는 탈탈 털리고 여기저기가 쑤셔왔지만, 아이를 돌볼때 오는 미친 듯한 기진맥진의 상태가 아니라 기분 좋은 단순한 피로감이다.
어느 예술과의 만남에서든 첫 단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한다. 그저 지켜봐야한다. 자신의 눈에게 작품의 모든 것을 흡수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눈으로나 마음으로나 이 그림을 완전히 흡수하고 감상하는 것은 결코 불가능하기에 나는 그것이 보여주는 세상의 충만함을 흡수하려고 노력하면서 더 깊은 침묵 속으로 빠져 들었다. 시감이 흐르면서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나만의 방식을 갖추게 됐다. 어느 예술과의 만남에서든 첫 단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한다. 그저 지켜봐야 한다. 자신의 눈에게 작품의 모든 것을 흡수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너무 많은 방문객들이 메트를 미술사 박물관이라고 생각하면서 예술에서 배우기보다는 예술을 배우려 한다. 메트에서 시간을 보낼수록 나는 이곳의 주된 역할이 미술사 박물관이 아니라는 걸 더욱 확신하게 된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관심 영역은 하늘 높이 솟았다가 지렁이가 기어다니는 지하 무덤까지 내려가고 그 둘 사이의 세상에서 사는 것이란 어떤 느낌이고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거의 모든 측면과 맞닿아 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관심 영억은 하늘 높이 솟았다가 지렁이가 기어다니는 지하 무덤까지 내려가고 그 둘 사이의 세상에서 사는 것이란 어떤 느낌이고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거의 모든 측면과 맞닿아 있다. 그런 것에 관한 전문가는 있을 수 없다.
이책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작품들에 대한 묘사, 생각만 있었다면 그냥 예술 분야의 책 한 권이었을텐데, 작가의 삶과 상처 그리고 상실감이 치유되는 과정까지 조화롭게 그려진 점에서 다른 미술책과는 다른점을 찾을수 있었다. 이책을 읽는 동안 나는 뉴욕에 한달정도 살면서 현지인처럼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을 여유롭게 관람을 해볼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책을 들고가서 작가가 느낀 감정을 직접 느낄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언제가 될지 모르겟지만 언제가는 꼭 그런날이 오길 기대하며 서평을 마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