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경제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경제성장률일 것이고 좀 더 넓게는 1인당 국민소득 등도 포함된다. 그런데 경제성장이나 높은 1인당 국민소득도 결국은 우리 국민들이 행복해지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은 높지만 행복하지 않다면, 경제성장률이 높지만 국민이 행복해지지 않는다면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우리는 경제성장률이 높을 수록 1인당 국민소득이 높을수록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한 번 읽어 볼 만한 책이다.
이 책은 경제학의 관점에서 인간의 행복을 논한다. 한편으로는 동서고금의 경제학자들이 어떻게 행복을 파악했는지 살펴보며, 다른 한편으로 행복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풍부한 통계자료와 함께 균형 있고 성실하게 정리해 보여준다. 경제학은 누구나 높은 수준의 행복을 바라지만, 원래 경제학은 인간을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하는 것을 사고하는 학문일 뿐, 경제적 풍족이 인간의 행복과 연결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은 행복이란 무엇인지 경제학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그동안의 경제학(미시경제학)에서는 최대의 효율 즉 최대의 행복을 얻으려면 소비를 최대화 해야 하고, 소비는 소득의 높고 낮음으로 결정되므로 소득을 최대화해야 한다. 따라서, 인간이 행복해지려면 될 수 있는 한 높은 소득을 얻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세계 각국의 행복도를 측정하여 분석해 본 결과 소득이 높은 나라에 사는 사람들이 반드시 높은 행복도를 보이는 것은 아니었다. 국민 대부분이 저소득인 나라(대표적인 예는 부탄)에 살더라도 사람들의 행복도가 높은 경우가 있고, 비록 경제력이 최강인 나라(대표적인 예는 미국)에 살더라도 모든 국민이 높은 행복도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왜 부탄이나 미국 같은 나라가 있는지,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간주되는 덴마크는 어떤 나라인지를 논해,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 행복이나 불행을 느끼는지를 상세하게 논한다. 구체적으로는, 인간은 어떤 분야에서 어떤 것을 할 때 행복을 느끼느냐 하는 문제가 된다. 인간은 경제적 풍족에 최대한 관심을 쏟으면서도 결혼, 가족, 친구, 교육, 직업, 노동, 취미, 여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또 그런 활동에서 얻는 행복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설사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더라도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만족하며 산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충분히 행복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이 추측이 맞다면 경제의 효율성을 높여 소득을 최대화하는 것만을 정책 목표로 삼을 수 없다는 제안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세계 각국 사람들의 행복도를 분석하고 특히, 덴마크와 부탄 같은, 행복도와 관련하여 중요하고 흥미로운 나라들을 상세히 검토하여 저자의 나라인 일본에 대한 시사점을 찾는다.
이 책에서는 행복한 나라의 대표로 덴마크와 부탄을 다룬다. 덴마크는 많은 행복도 조사에서 세계 1위를 여러 번 차지한 나라이다. 관건은 높은 수준의 복지 서비스에 있겠지만, 복지는 공짜가 아니며 높은 세금 부담이 따른다. 그렇다면 덴마크가 행복한 까닭은 무엇일까? 저자는 덴마크가 행복한 이유로 첫쩨, IT를 중심으로 경제가 강하고 둘째, 노동시장이 잘 정비되어 있으며, 셋째 직업 간 소득 격차가 작다는 점을 꼽는다. 덴마크는 전통의 산업인 농업에 더래, 최근에는 IT 선진국으로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높은 복지를 위해서는 강한 경제가 필수적이므로 덴마크는 부진한 기업을 보호하는 대신 시장에서 퇴출하는데, 이렇게 되면 실업자가 새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즉, 노동 유연성이 높은 편인데, 대신 충실한 실업보험제도와 직업훈련 등을 통해 지원하므로 실업이나 전직에 대한 저항이 적다. 게다가 고소득자인 변호사의 소득이 저소득자인 판매점원의 소득의 약 2배알 만큼 국민이 소득재분배를 강하게 지지한다.
부탄은 덴만크와는 사정이 전혀 다르다.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라'의 대명사답게 많은 사람이 빈곤한 상태인데도 자신이 행복하다고 인식한다. 심신의 건강과 환경보호, 문화 다양성 등 경제 지표 외의 요소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탄은 마음 먹기에 따라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로 전 세계의 연구 대상이었다.
이 책은 저출산에 따른 성장률 둔화, 소득불균등 확대 등과 같이 여러 측면에서 일본과 유사한 점을 가진 한국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