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가치투자"... 책 제목부터 완전히 취향저격인 이 책은 오랜만에 독서통신으로 신청하여 읽는(거의 1년?) 국내 주식 투자서다. 피터린치의 월가의 영웅들을 시작으로 1년 정도는, 피터린치, 워렌버핏, 존 템플턴, 찰리멍거, 조엘그린블라트 등의 해외 투자 고전들만을 읽어왔던 것 같다. 이제 슬슬 명망높은 해외 고전을 더 찾기 어려워진 시점에서 동 책이 눈에 들어왔다. VIP 투자자문 이름도 들어봤던 것 같고, 저자들도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낯익은 느낌이었다. 검색해보니 저자 최준철, 김민국 두분은 나보다 3년정도 위의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분들이었고 서울대 상대 재학 시절부터 주식투자, 특히 가치투자에 대한 관심과 신념으로 지금껏 덕질과 본업을 일치시키며 투자를 이어오신 훌륭한 분들이었다. 결론적으로 두껍지 않고 많은 내용은 아니었지만, 내용도 술술 읽히고 인사이트도 받은 훌륭한 저서로 이 책을 평가하고 싶다.
1부에서는 가치투자의 개념에 대한 전반을 설명한다. '가치투자'에 대해서 나도 막연하게 잘 알고있다고 생각했지만, 책에서 요약해주고 나름의 정의를 다시 세부적으로 내리는 것이 아주 좋았다. 일반 사람들이 가치 투자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부분도 잘 짚어주었고, 세계관을 8가지로 나누어 제시한 것은 특히 더 좋았다. 장기적 낙관론, 회의주의, '주식시장은 능멸의 대가', 시장보다 종목, 장기투자, 순환론적 사고, 확률론적 사고, 교집합적 사고 8가지인데 절반정도는 단어만 봐도 무슨 이야기인지 예측이 되는 중요한 얘기였고, 나머지 절반도 읽어보면 머리를 탁 치게 만드는 가치투자의 핵심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2부에서는 가치주 기준 세우기 라는 제목으로, 기업의 경영자와 주주환원 정책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주식시장에서 기업의 가치와 가격에 대해서 설명한다. 두 저자가 가치투자의 세계로 빠진 큰 이유도 피터린치, 워렌버핏과 같은 대가의 책을 접한 것이기 때문에 그들의 책을 이미 모두 학습한 나로서는 정서적으로 이론적으로 금방 두 저자의 주장에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워렌버핏이 기업을 분석할때 좋은 경영자에 엄청난 가중치를 두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부분을 한국의 기업 사례를 들어서 차근차근 설명해 가는 모습에 빠져들었다. 적정 가치와 가격의 비교도 대가들이 설명했던 큰 틀을 따르면서 초심자도 알 수 있는 쉬운 설명방법으로 말하고 있었기에 아는 것을 한번 더 정리하는 느낌으로 술술 읽어나갈 수 있었다.
3부에서는 '실전 가치투자 체득하기' 라는 제목으로 실제 종목을 발굴하고 종목을 분석하면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관리하는 법에 대해서까지 설명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개인의 '탐욕과 공포'에 대해서 얘기하며 심리 다스리기 라는 소제목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이야기의 중반부 이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조금 더 세부적으로 종목을 선정 및 분석하는 노하우를 풀어놓았고, 실제 개인투자자들이 어떻게 운용해 가야할지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도 덪붙였다. 개인 투자자들이 주로 실수하는 탐욕과 공포에 허우적대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고 이런 약점을 가진 인간이 강세장, 약세장 등 상황마다 어떻게 심리를 다스리며 투자에 임해야 하는 지해 대해 말해 주었다.
4부는 마지막 부로, '한국에서 가치투자자로 살기'라는 흥미로운 제목의 최종 내용을 풀어놓은 부분이다.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 본인의 인사이트를 담은 여러가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코스피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에 대한 생각이나, IPO 에 대한 본인들의 생각을 얘기했고, 지주회사 투자에 대해 이야기했다. (저자들이 지주회사를 현재 주요한 투자 분야로 삼고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 정도로.) 23년 사회현상이었던 동학개미, 서학개미의 등장과 아쉬운 점에 대해서 기술했고, 한국에서 행동주의의 필요성과 가치주자자의 역할에 대한 생각도 말했다. 투자자문사, 자산운용사의 대표로서 기업들에게 투자자 서한을 보내어 주주경영을 독려하는 행동을 진행하는 점에서 '멋지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마지막 부의 마지막 장에서는 최준철, 김민국 두 저자 각각의 가치투자 인생기에 대해서 담담히 풀어놓았다. 또한 투자자들의 성장단계를 초심자, 하수, 중수, 고수 4단계로 나누어 각각의 특성과 극복 방안해 대해 알려주었다.
나는 딱 투자자 단계중 중수 정도인것 같다.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고수로 나아갈수 있다는 말에 대해 절대적으로 동의하며, 나의 투자인생을 한번 더 돌아보게 하는 유익한 부분이었던 것 같다. 해외 거장의 영향을 받은 국내 초고수의 이 책을 읽으며 인사이트도 얻었고 마음가짐을 다잡은 부분도 많았던 것 같다. 아주 좋은 책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