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과거 탄광으로 번성했지만 재정 파탄을 맞고 몰락한 도마자와라는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인 무코다 이발소의 주인 무코다 야스히코는 아내 교코와 어머니 도미코를 모시며 고향에서 가업을 이어 가고 있었다.
그는 날이 갈 수록 쇠퇴해가는 마을을 보면서 자식들에게는 가업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던 어느날 스물 세살 맏아들 가즈마시가 가업을 잇겠다고 집으로 돌아온것이다.
아들의 갑작스런 결단이 반갑지만은 않았지만 그의 걱정과 달리 가즈마사는 이용학원을 다니며 가업을 이을 후계자로서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무코다 이발소의 장남이 가업을 이어 이용사가 되겠다며 귀촌하고,
바바 가히치 할아버지가 노환으로 중태에 빠지자 후사에 할머니는 전에 없던 활력을 되찾는다.
또 시골 농촌 총각 노무라 다이스케가 중국인 신부를 맞이했다는 소문으로 동네가 떠들석해진다.
새로 생긴 술집 사나에의 섹시한 마담을 보기 위해 밤마다 마을 남자들이 목을 메고
해가 바뀌고 평범한 나날을 보내던 망르 전체가 또 한번 소란스러워 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히로우카의 장남 슈헤이가 사기단 주범으로 지명 수배령이 내려진 것이다.
이때부터 마을에서는 집집마다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도미자와 주민들은 아주 작은 일에도 함께 웃고 웃는다.
좋게 보면 서로에 대한 관심이 많은거지만 나쁘게 말하면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전혀 없다.
이것이야말로 시골의 장점이자 단점이 아닐까 한다.
도시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시골만의 정겨운 정이기도 하고.
도시의 삶에 지쳐있는 우리들에게 책에서나마 맘껏 사람의 온기를 느끼게 해 주었다.
재미가 가장 중요한 소설이지만 몇 가지 주목할 것들이 있다.
이 작품은 고령화 사회, 국제 결혼, 세대 차이등 다양한
문제들을 담고 있다.
각각의 문제들을 가볍게 그려냈지만 마양 웃을 수만은 없다.
비록 일본이 배경인 소설이지만 한국에서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편하게 즐기고 웃다보면 우리의 현실을 마주하게 되어 씁쓸해지기도 한다.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의 매력이 여기에 있다.
쉽고 간결한 문체로 부담없이 읽히지만 여운은 길다.
특유의 과장은 있을수도 있지만 심각하고 진지하지 않게 현대인의 삶을 바라보는것이 공감이 되면서
참 편안하게 해 준다는 느낌이 좋다
오쿠다 히데오는 각종 사회 문제들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냄과 동시에 날카롭게 지적하기로 유명하다.
우울할 때는 오쿠다 히데오를 읽어라 라고 했다.
낯설지만 어딘가 모르게 친숙함 도 느껴지는 도마자와에서 벌어지는 한바탕 대소동을 겪고나면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오쿠다 히데오의 다른 작품인 공중그네도 읽었었는데
주변의 모든 사람과 사물,정신과 행동이 유쾌하게 변질되어 마음속에 간직하고 살아가는 병을 치유
해주는 따뜻한 글이였다.
배꼽을 잡는 유머는 없지만 씩 웃어지는 시골 동네 어르신들의 유치함과 귀여음을 느끼며 읽다보면
어느새 사람의 심리를 이야기 해주는것도 같다.
죽음이라던가 재정이 파탄에 달한 마을 부흥이라는 쉽지 않은 주제들을 오쿠다 히데오는 즐거운
이야기들로 만들어낸다.
에피소드가 6개 밖에 없는게 아쉽게 느껴졌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사람 사는곳이 이래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시골생활은 무엇보다 혼자 고민하지 않도록 관심을 통해 서로의 일상에 깊이 개입한다.
물론 개인 생활이 간섭받지 않을 권리는 버려야만 한다
그래도 이웃들이 서로 너무 고민하지 않도록 일상으로 잘 살 수있도록 도와주면
불안하지 않게 잘 살 수 있을것같다.
요즘처럼 파워블로거라던지 sns에 심취하는 사람이 그 정성을 시골생활에 할애한다면 누구라도
귀농생활에 적응을 할 수 있을것을로 본다
코로나로 인해 해외 여행은 한동안 어렵게 되었지만 다시 자유로이 갈 수있을때가 오면
일본의 한적한 시골마을을 천천히 여행하고 싶다고 생각하며 책을 덮었다.
오쿠다 히데오의 아직 읽지 않은 다른 작품들이 기대된다.
좋아하는 작가가 한명 더 생겨서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는 무척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