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또 회계를 모르고 일할 뻔했다’는 회계 입문자 입장에서 회계에 대한 지식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회계의 기초부터 최신 이슈까지, 회계를 쉽고 재미있게 배우고 싶은 독자, 재무제표 해석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독자라면 일독을 추천한다.
해당 책을 선정하게 된 이유는 저자인 김수헌 기자님의 영향이 컸다. 그는 기자 출신으로 SNS를 통해 자본시장을 통찰력 있게 분석해왔으며, 경제기사에서 잘못한 기사 내용에 대해 독자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쉽게 설명해주곤 했다. 그의 글을 SNS에서 자주 접해서 관련 지식에 해박하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었기에, 그가 출간한 책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책의 초반에는 자본과 부채가 결합하여 자산을 창출하는 기초적인 회계의 흐름을 설명한다. 또한 '회계항등식'과 같은 기초를 통해 자산, 부채, 자본의 관계를 명쾌하게 설명하며,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의 유기적인 관계도 그림과 사례를 통해 쉽게 설명하였다.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가치측정이 어려운 무형자산의 회계처리, 개발비와 연구비의 회계처리 차이 등에 대한 내용이었다. 대학생 시절 공부했던 내용이긴 했으나, 다소 헷갈렸던 개념인데 그림을 보면서 다시 읽으니 쉽게 이해가 되었다.
이 외에도 저자는 조선업체 ‘공손충(공사 손실 충당금)’의 사례를 통해 회계 처리 특성을 몰라서 주식을 매도해버린 투자자 이야기, 경제기자들이 잘못 이해하고 분석하는 경우가 많은 재고자산 회계 처리, 합의금이 1조원에 달하는 LG와 SK 배터리 기업들의 회계 처리, 회계로 저평가된 주식 찾기 등 독자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주제를 책에 담았다.
본인의 경우 학생 시절부터 재테크에는 관심이 많았기에, 은행권에 취업한 이후에는 소액으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주식투자에 관심을 꾸준히 가져왔다. 경영학을 전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식투자 초반에는 재무제표를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남들이 좋다고 하는 주식만 매수했었는데, 결과를 영 시원찮았다. 시장이 조정되어 주가가 조금만 흔들리면 멘탈이 무너져서 금방 팔아버리고, 손절 후 다시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니까 뒤늦게 샀다가 물리기도 했으며, 1~2년만 더 참았으면 몇 배나 주가가 상승했을 주식을 10~20% 수익을 보고 흥분해서 매도해버린 경우도 종종 있었다. 재무제표를 제대로 공부하고 투자를 했다면, 주가가 변동하더라도 확고한 믿음을 바탕으로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책을 읽으며 뇌리를 스쳐갔다.
사실 이러한 경험은 본인 뿐만 아니라 주식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을만한 자연스러운 일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거세게 불어닥친 주식투자 열풍에 주변에서도 주식투자를 많이들 시작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증권업계에서 떠도는 가짜 뉴스에 의존해서 급히 매수하고, 이대로 있으면 '벼락거지'가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준비 없이 투자에 나선 많은 투자자가 실패를 경험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시작된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주식은 큰 상승을 기록했으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 시작한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폭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된 바 있다. 이렇듯 글로벌 금융시장의 급등락 속에서 주식투자를 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꾸준히 수익을 얻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저자들은 회계에 강한 자만이 투자'에 성공하고 약육강식의 투자 세계에서 '생존'해 내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기업은 회계로 모든 것을 기록하고 보고하기 때문에 정보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회계를 통한 기업을 모니터링하는 것이란 취지다. 주식으로 부를 형성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뉴스나 소문에 얽매이는 투자는 지양하고, 기업의 재무제표 숫자와 주석을 꼼꼼히 확인하는 등 재무제표와 친해져야 한다. 재무제표는 해당 기업의 현황을 나타내는 기초 정보이자, 투자의 나침반 이기 때문이다. 나침반을 통해 투자 포트폴리오의 방향성을 수시로 점검하는 동시에, 해당 산업군 내에서 기업이 기술적 우위를 갖고 성장할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