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 대해 일정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계속 관련 서적을 읽고 있다. 유럽의 코스톨라니를 읽었으니 이제는 아메리카의 그레이엄을 읽을 차례이다. 그레이엄은 워렌버핏의 스승이자 최고의 고전인 "현명한 투자자"를 저술했다. 영어로하면 wise나 smart가 아닌 "Intelligent Investor"이다. 책에서는 나름의 해석을 하였지만, 나만의 해석을 한다면 Intelligent는 끝없이 책을 읽는 노력을 해서 박학다식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즉 "공부해서 현명한 투자자"로 번역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투자를 하는 동안에는 관련 서적을 끝없이 읽어야 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워렌버핏은 그레이엄의 3가지 유산을 한 문장으로 표현했다. 즉 "주식은 기업의 일부로 보아야하고, 시장을 보는 적절한 관점을 유지해야하며, 적정 안전마진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명한 투자자"에서는 우량주식과 우량채권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또한 공식투자법의 일종인 정률투자법, 변율투자법, 정액매수 적립식도 소개하고 있다.
사실 이 책은 그레이엄 뿐만 아니라 현명한 투자자의 "해제"로 되어있는 것 처럼, 한국의 가치투자의 대가인 신진오 님이 그의 사상을 더하여 지은 책이다. 신진오 님이 그레이엄의 사상을 기본 바탕에 두고 한국 주식시장을 모델로 하여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방법에 관하여, 그리고 자산배분의 방법으로서 전략적 가치투자에 관한 방법을 저술한 것은 나에게 커다란 감동으로 다가왔다. " 아, 이대로 하면 투자에 성공할 수 있겠구나" 하는 감동 말이다. 그리고 이 책은 한번 읽고 손에서 놓을 수 있는 책이 아니다. 몇번이라도 반복해서 읽어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야한다는 느낌이 든다.
다음은 이 책에서 인상 깊은 몇가지 내용을 수록한다.
1. 적정 PER는 기업의 펀더멘털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주식시장의 PER 수준이나 같은 업종에 속해 있는 경쟁기업의 PER나, 심지어 해당 기업의 과거 PER의 수준으로 적정 PER를 추정하는 것은 그리 현명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흔히 어떤 기업의 적정 PER를 몇 배로 적용해서 적정주가를 구했다고 하는데, 지나치게 임의적인 방법이다. 이상적인 주식 분석 방식은 현재 가격에 매수해도 매력적인지 비교할 수 있는 분석 방식이다. 흔히 미래 일정 기간의 이익 추정치에 적정 자본화계수를 곱해서 산출한다.
즉 적정주가 = 정상EPS + (8.5 + 기대성장률 x 2)) 이다. 그레이엄이 "8.5 + 기대성장률 x 2"로 적용하길 제안했던 "적정 자본화계수"란 최근 용어로 적정 PER 또는 적정 PBR과 같은 "적정 주가배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2. RIM에 의한 내재가치 V는 아래 식과 같이 정리된다.
V = BPS + (ROE - r) x BPS / (r-g) = (ROE - g) x BPS/(r-g) 이다.
여기서 BPS는 주당순자산, ROE는 자기자본이익률, r은 할인율(주주요구수익률), g는 RI(초과이익)장기성장률 이다.
(ROE - r) x BPS / (r-g) 의 의미는 기업에 내재되어 있는 무형의 경제적 영업권, 즉 경제적 해자에 해당하는 가치이다. 이렇게 RIM에 의한 내재가치를 구하는 것 만으로도 기업 자체의 안전마진을 확보한 셈이 된다. 게다가 RIM 방식으로 구한 내재가치에 비해 현저하게 저렴하게 매수한다면 이중으로 안전마진을 확보한 셈이다.
3. 종목 선정을 위한 조건을 열거하면 아래와 같다. 즉,
a. 지나치지 않게 적절한 분산 투자(최소 10개 ~ 최대 30개 종목)
b. 대형선도기업(부채비율 100% 이하, 시가총액 5천억원 이상, 업종내 매출액 선두)
c. 10년 평균 ROA 또는 ROE 기준 상대적 우량 기업
4. 그레이엄의 마지막 선물이라고 명명되는 것,
"(유동자산 - 총부채) > 시가총액"을 만족하는 종목의 선정
5. 아무리 좋은 투자전략이라고 하여도 불완전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특성상 완벽하게 준수하기 힘들다, 따라서 좋은 대안은 인간의 주관적인 개입을 완전히 배제하고 원칙에 따라 투자 전략을 진행하는 포트폴리오 운용 시스템을 갖추는 방식이다. 또 변화에 따라 수시로 새로운 종목이나 전략을 찾아 헤매는 것 보다, 지속적으로 조금씩 재조정하는 리밸런싱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투자의 과제는 인간의 탐욕을 역으로 설계하여 기대수익률이 높은 투자대상에 투자자원을 집중시켜 투자수익을 극대화하는 것 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그레이엄의 "주식은 기업의 일부로 보아야하고, 시장을 보는 적절한 관점을 유지해야하며, 적정 안전마진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에 더하여 이번에 새로이 배운 인상 깊은 용어를 추가한다. 즉 "리밸런싱하라"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