룬샷? 문샷?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구글의 문샷 프로젝트를 이야기하는 줄 알았다.
세상을 바꿀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뜻하는 문샷은 스케일이 아무래도 크다보니 개인에게는 다가가기 힘들다.
룬샷은? 아마도? (찾아보지 않았지만) Lunatic (정신병자의, 미친) 에서 따온 룬을 쓰지 않았을까?
글자 그대로 풀어보면 사람들이 안된다고 말하는 그런 미친? 시도를 통해서 혁신을 가져온 사례이다.
이 책 룬샷은 그런 말도 안되게 여겨지고 그리고 실제로도 처음 몇번의 시도에서 부작용과 결함이 나타났지만, 그런 '거짓 실패' 를 이겨내고 세상에 혁신을 가져온 사례들을 -너무나도 흥미 진진한 - 풀어낸다.
여기에 첫 번째, 이야기적 재미가 있고 둘 째는 그런 룬샷을 어떻게 무사히 성공으로 안착시키고 또한 유지시킬 수 있는가? 하는 물음에 답하고 있는 것이 조직적인 측면에서 개인적인 측면에서 매우 유용한 인사이트를 준다는 것이다.
어떻게 실패뿐만 아니라, 행운으로 얻어진 성공으로부터도 교훈을 얻을것인가? 바로 시스템 사고를 통해서 결과의 질 뿐만 아니라, 의사결정의 질까지 다뤄야 한다는 내용도 조직 운영 (물론 개인의 경영도) 측면에서 배울것이 많았다.
책의 내용 중 인상적인 일화는 아래와 같다.
1945년 4월 12일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사망한다. 대통령 주치의는 공식적으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고 기록했다. 그러나 주치의들에게 루스벨트의 죽음은 결코 마른하늘에 날벼락은 아니었다. 그는 오랫동안 심각한 만성 심장질환인 ‘협심증’을 앓고 있었다. 당시만 해도 협심증은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걸리는 질병으로 여겼다. 원인도 약도 알려져 있지 않았다. 휴식과 술, 아편 외에는 치료 방법이 없었다.
미국에서 심장질환 사망률을 공식적으로 집계한 이래 심장질환 사망률은 20세기 초부터 서서히 증가해 1960년대 말에 최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그때 이후로 심장질환 사망률은 대략 75퍼센트 가량 극적으로 감소한다. 이는 지난 50년간 1,000만 명이 넘는 목숨을 구했다는 뜻이다.
치료법이 없다고 여겨졌던 질병을 인류는 어떻게 이겨냈을까? 버섯광이자 미생물학자였던 일본인 연구자, 엔도 아키라가 곡물 창고에서 발견한 청록색 곰팡이로부터 분리한 약물 덕분이다.
그런데, 엔도 아키라가 발견한 약물은 일본에서 ‘위험한 부작용’이 있다며 외면 받았다. 반면 엔도에게 아이디어를 얻은 제약회사 머크는 이 약물의 가능성을 살려내어 1987년 최초의 스타틴 계열 약품, 메바코를 출시했다. 머크는 스타틴 계열 약품으로 지금까지 900억 달러(약 110조 원)를 벌어들이며 가장 성공한 제약회사가 됐다.
어떻게 똑같은 아이디어를 두고 어떤 사람은 ‘미친’ 아이디어라고 손가락질하며 기회를 놓쳐버리고, 어떤 사람은 전쟁, 질병, 불황의 위기를 성공으로 바꾸는 원동력으로 삼았을까?
'세상에는 정답이 없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도 이 말에 동의 합니다. 사람의 한평생을 다른 사람과 비교에서 단 1초도 동일하게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제가 경제/경영 서적을 읽는 이유는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점에 주목합니다. 그런점에서 '룬샷'은 저에게 임팩트를 주었습니다.
이 책은 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성공한 조직과 사람들이 어느순간 보수주의자가 되고 몰락의 길을 걷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상전이(Phase Transition)라는 물리현상으로 풀어내었습니다. 이런 접근방식은 저에게 신선하고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상전이는 외적 조건에 따라 물체의 성질이 완전히 바뀌는 현상을 말합니다. 우리 자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물이 이에 해당합니다. 임계온도에서의 물은 액체와 고체, 고체와 기체 두가지 형태를 가질 수 있습니다. 저자 사피 바칼도 이런 자연현상을 조직과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하여 세상을 변화시키는 아이디어가 어떻게 창조되고 육성되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과학이라는 현상을 통해 설명하다보니 용어나 이해가 쉽게 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고, 읽다보면 책의 흐름을 놓치는 경우도 많아 반복해서 읽는 경우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