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을 나갔다 상대방 여성이 테이블에 팔꿈치를 기댄채 나를 바라보고 있다 대화 도중에 몇 번씩이나 손으로 목덜미 부근의 머리카락을 찰랑거리며 목덜미를 노출한다 호감가는 남성이 앞에 있을 때 여성들이 하는 행동들이란 글에서 본 바로 그 행동들이다 남자의 머릿속에는 그린라이트 라는 단어가 선명하게 떠오른다
이 여성은 남성에게 호감이 있는 것일까 없는 것일까 정확한 답은 그 여성만이 알고 있겠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최소한 나를 싫어하지는 않는다고 해석할 것이다 왜 그녀가 한 행동들은 상대방을 싫어할 때 하는 행동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목덜미를 몇 번이나 노출하지 않았는가 더 이상의 설명은 무의미하다 남자의 생각이 맞을 수도 있다 그런데 상대방 여성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다그래 니가 어디까지 꼴깝을 떠나 한번 지켜보자 아 근데 날씨가 좀 덥네
말콤글래드웰의 타인의 해석은 우리가 타인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영어 원제는 Talking to strangers인데 한글판 제목인 타인의 해석도 책 내용과 잘 어울리는 듯하다 말콤그래드웰은 몇가지 흥미로운 사례들을 예로 들어 문제 제기를 한다 왜 미국 정보당국은 그토록 많은 단서들이 있었음에도 스파이를 발견하지 못했을까 미국 정보당국은 의심하고 분석하는 일을 아주 잘하는 조직이다 그럼에도 눈앞에 있는 게다가 누군가 의혹제기까지 했던 내부 스파이를 잡는데 실패했다 왜 영국총리는 히틀러를 몇 번이나 만났음에도 그가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정치인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이다 한나라의 총리라는 위치까지 올라갔다면 그 정치인의 센스와 사람보는 눈은 일반인들보다 뛰어나다고 보는게 당연하다 그럼에도 그는 히틀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 수상뿐아니라 다른 관료들도 대부분 히틀러가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다 왜 그랬을까
말콤글래드웨은 3가지 이유 때문에 위가 낯선사람을 쉽게 알수 없다고 이야기 한다 첫 번쨰는 진실 기본값 이론이다 진실 기본값 이론은 우리가 누군가를 판단할 때의 행동양식이다 사람들은 어떤 것이 사실이고 어떤 것이 거짓인지 침착하게 판단하지 않는다
일단 믿고 본다 그러다 의심과 걱정이 일정한 한도를 벗어나면 그때야 믿는 것을 멈춘다 다시 말해서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의심이 업어서가 아니라 의심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란 것이다 상대방에 대해 의심을 가지려면 어떤 계기가 필요한데 그 계기의 문턱은 높은 편이다 문턱에 다다르기까지 우리는 일단 상대방을 믿고 본다
문턱의 높이는 사람들마다 다르다 꽤 높은 사람들도 있고 아주 없다시피 낮은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높은 편이다 어떻게 확신할 수 있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신뢰를 바탕으로 돌아간다 자식을 유치원에 맡기거나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우리는 기본적으로 유치원과 식등을 신뢰한다 선생님이 소아성애자가 아니고 아리를 학대하지 않을 것이라 믿고 가게는 유통기한을 잘 지키고 설거지를 깨끗이 할 것이다 다른 모든 일들 역시 마찬가지다 문턱을 한 없이 낮춘다면 사기나 기만은 확실히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신뢰가 없다면 우리 사회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말콤 글래드웰은 이렇게 말한다 진실을 기본값으로 놓은 것 때문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비난이 아니라 동정을 받아 마땅하다 낯선 사람을 쉽게 아루 없는 두 번째 이유는 투명성 가정이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배우의 연기가 훌륭하다고 할 때를 생각해보자 연기가 훌륭하다는 것은 슬픈 표정과 화난 표정 등 상황에 맞는 감정 표현을 어색하지 않게 잘 해낸다는 뜻이다 여기에 바라 엄청난 오류가 있다 말콤 글래드웰은 실제 실험을 예로 들어 이를 설명한다 슬픔 분노 행복 등의 표정을 짓고 있는 인물사진을들고 오지의 밀림에서 각각 테스트를 한다 이 사진의 인물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을까요 라며 묻는 식이다 도시와 밀림의 주민들은 같은 사진에 동일한 감정을 선택했을까 그렇지 않다 내가 보기엔 당연히 슬품의 표정인데 누군가는 평안한 상태나 분노의 상태라고 판단한다 여기서 오류가 발생한다
경찰이나 FBI요원들은 거짓말하는 사람을 잘 잡아낼 수 있을까 수사관들 역시 일반인들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들은 앞에 있는 사람의 말투와 행동들을 보며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겆시을 말하고 있는지 판단한다 그들에게 지침에 되는 교재도 있다 그들이 교재로 삼고 있는 이론은 이미 여러 실험들을 통해 맞지 않는다는 사실이 검증되었다 딱 보면 사이즈가 나온다는 말은 틀린 말인 것이다 그런데도 이런 관행은 쉽게 바뀌지 않고 그로 인해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한다 아만다 녹스는 친구의 살인사건에 주요 용의자로 수감되었고 몇 년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증거는 없었다 단지 그녀의 행동들이 수사관들이 보기에는 너무나 이상했었다
아만다 녹스는 이렇게 말했다 내 눈은 객관적인 증거가 아니에요
인간이란 형편없는 거짓말 탐지기 이다 마지막 이유는 결합의 파괴이다 앞의 두가지 이유에 비해 다소 애매모호한 부분인데 대략 이런 것이다 한강다리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살을 한다
이를 막기 위해 다리에 자살예방시설을 설치한다고 할 때 누군가는 반대하며 이렇게 말한다 자살할 사람들은 여기 아니라 딴 데서도 자살할 게 분명하니 차라리 다른데 예산을 활용하자 그럴싸해 보이지만 틀린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특정한 곳 특정한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한다 즉 특정한 상황이 기본값으로 세팅되어 있을 때 특정한 행동을 할 확률이 높은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사실을 모른다 무언가를 하는 사람들은 어디서든 무언가를 하리라고 생각한다
이책은 샌드라 블랜드라는 한 여서의 사례로 시작한다
그녀는 깜빡이를 켜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의 심문을 받다 구치소에 수감되고 며칠 후 자살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그녀가 자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세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한다 순찰 경관은 교육받은 대로 그녀를 심문했다 잘못된 방식이지만 많은 경찰들이 그렇게 행동한다 그녀의 행동들은 순찰 경관이 보기에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고 경찰은 그녀를 구금했다 그리고 여러 문제가 있었던 그녀는 결국 자살하고 말았다 순찰 경관은 낯선이와 대화하는 법을 몰랐다 낯선 이와 대화하는 가장 올바른 방법은 조심스럽고 겸손하게 하는 것이다 낯선 이와 대화하는 법을 모르는 사람들은 대화가 틀어졌을 때 낯선 이를 비난한다
우리는 타인의 행동을 해석하는데 서투르다 낯선 사람은 쉽게 알 수 없고 낯선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한계도 분명하다 우리는 절대 진실의 전부를 알 수 없다 낯선 이를 신뢰하는 우리의 본성이 배신당한다는 사실은 비극적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신뢰를 포기해서는 안된다 신뢰가 없다면 이 사회는 유지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의 핵심 내용을 요약하면 위와 같다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나와 다르다고 상대방을 비난해선 안된다는 말과 비슷해 보인다 우리가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말콤 글래드웰의 책을 읽으면 대부분 그런 느낌이 드나 이거 알고 있는 내용인데 정말 알고 있던 내용이었을까 말콤 글래드웰의 책은 마치 콜럼버스의 달걀 같다 결론을 본 후에는 누구나 다 알고 있었다고 이야기하기 쉽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말콤 글래드웰의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