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 전승환 작가는 카카오페이지,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채널에서 '책 읽어주는 남자'로 활동하며 150만 명에 이르는 구독자에게 좋은 책과 문장을 소개해 온 분이다. 전승환 작가가 쓴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는 세상에 지치고 무기력해져 나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이들에게 따스한 위로와 용기를 주는 인생의 문장들을 소개한 책이다. 동서양 고전, 철학, 역사는 물론 시, 소설, 에세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려 뽑은 문장 130여 편과 함께 작가만의 해석이 담겨있다. 20년 1월 국내에 출간된 전승환 작가의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가 아시아 8개 나라에 동시 수출됐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소설이나 에세이 도서가 수출된 경우는 있었지만, 이렇게 인문 분야의 도서가 동시 수출된 것은 한국 출판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니 더욱 흥미가 갔다.
1부는 나의 감정을 살피고 알아보는 그런 챕터이고, 2부는 내가 힘들 때 모두가 위로하지만 그런 위로는 필요없고 오직 나의 시간이 해결해주어야 한다는 내용이며, 3부에서는 나의 관계를 되돌아 보게하며, 4부는 이제 나의 세계 즉 나의 자존감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왜 그렇게 열심히 살았던 걸까요? 좋아하는 게 뭔지도 모르면서.” 왠지 자꾸만 마음이 쓸쓸하고 허무할 때가 있다.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 건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잘 모르겠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피곤하기만 하다. 분명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데 행복하지 않다. 만약 이런 기분을 느끼고 있다면, 당신은 바쁘게 흘러가는 세상의 속도에 지친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도 모르는 거야. 내가 나에 대해서 아는 게 뭐가 있나 싶더라고.” 소녀시대의 멤버 태연이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밝혀 화제가 된 이 고백처럼, 오늘날 우리 주위에는 이렇게 지치고 무기력해진 사람이 많다. 그렇다면 이런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의 저자 전승환은 “내 마음을 알아주는 문장”을 만나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런 문장을 만나면, 마치 깊은 속마음을 들킨 것처럼 깜짝 놀라게 된다. 그리고 꽁꽁 감춰뒀던 자신의 진짜 마음을 다시 살펴보게 된다. 이 책은 많은 이에게 진솔한 공감과 위로를 주었던 문장들을 저자의 다양한 경험담과 함께 녹여낸 인문 에세이다. 특히나 인상깊게 읽었던 부분들을 발췌해 본다. 박웅현 작가의 여덟단어. 인생의 정답을 찾지 마시길. 정답을 만들어가시길. 내일을 꿈꾸지 마시길. 충실한 오늘이 돋 내일이다. 남을 부러워 마시길. 그 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 시류에 휩쓸리지 마시길. 당대는 흐르고 본질은 남는 것. 멘토를 맹신하지 마시길. 모든 멘토는 참고 사항일 뿐이니. 이 책의 모든 내용을 단지 하나의 의견으로 받아들이시길. 그리고 당신 마음속의 올바른 재판관과 상의하며 당신만의 인생을 또박또박 걸어가시길. 당신이란 유기체에 대한 존중을 절대 잃지 마시길. 헤르만헤세의 '데미안'. 모든 사람의 진정한 의무는 단 한 가지뿐이다. 바로 자기 자신에게로 가는 것, (중략)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일은 어떻게 돼도 좋은 운명 하나가 아니라, 자신만의 운명을 찾아내는 일이며, 그 운명을 자기 자신 속에서 온전하고 왜곡되지 않게 그대로 다 살아내는 일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나는 너무나 많은 것들을 이미 잊어버렸다. 이렇게 기억을 더듬으면서 글을 쓰고 있으면 나는 가끔 몹시 불안한 기분에 휩싸이고 만다. 어쩌면 내가 가장 중요한 부분의 기억을 상실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기 때문이다. 나 역시 삶을 살아가면서 겪었던 많은 사건이나 경험들을 잊고 사는 것은 아닐까? 잊으려 했던 않좋았던 기억만 부여잡고 있고 정작 기억해야 할 중요한 것들을 잊고 살아가는지 모른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두 번은 없다'.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 -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 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이 책은 희로애락의 다양한 감정은 물론 명쾌한 삶의 통찰이 담긴 문장들로 가득하다. 그것들을 하나하나 읽다 보면, 바쁘게 살아오느라 방치하고 있던 나의 감정, 시간, 관계, 세계를 점검하게 된다. 그렇게 애써 외면했던 내 속마음과 마주하고 위로할 때, 비로소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사랑하는 마음까지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