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책을 고르기 전까지 앙드레 코스톨라니가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었는지는 잘 모르는 상태였고 단순히 인상적인 제목 때문에 골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단순한 투자기법보다는 돈에 대한 가치관이나 철학이 반영되어 있을 법한 제목이었기 때문입니다.
읽으면서 느낀 것이 저자 특유의 쉽고 명쾌한 설명 때문에 이해하기가 쉬웠고, 시장의 큰 흐름에 대한 견해를 본인의 경험에 녹여 풀이했기에 소설을 읽듯 편안하게 페이지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쉽게 읽힌다해도 안에 담긴 내용은 묵직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중 첫번째, 몰트케의 4G는 꼭 투자가 아니더라도 인생을 살아나가는데 큰 지침이 될 듯 합니다.
소신을 가지고 성공하는 투자자는 4G라는 네 가지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4G는 돈(Geld). 생각(Gedanken). 인내(Geduld), 행운(Gluck 행운)을 의미합니다. 그 중 돈과 생각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요소였습니다. 여유있는 자본력과 전략이 뒷받침되어야 성공적 투자를 할 수 있고 인생도 쉽게 풀릴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인내는 다른 요소였습니다. 인내는 단순히 버티는 것이 아니라 현 상황에 대한 냉철한 인식과 버티겠다는 주관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입니다. 본인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재정상태를 유지해야 하고 생각이 되어야 하므로 앞의 두 가지 요소인 돈과 생각이 선행되어야할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이와 함께 인내가 없다면 돈과 생각을 밀고나가지 못하니 큰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행운은 개인이 어떻게 할 수 있는 요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 행운이 의미하는 것은 자신과 생각, 인내에 대한 믿음을 유지할 수 있는 계기입니다. 동일한 노력을 하고서도 운이 따른 사람은 더 큰 성과를 올릴 수 있겠지만, 행운만 바라고 돈과 생각, 인내가 없다면 성공의 과실은 오래 가지 않을 것이고 믿음도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10가지 권유사항과 10가지 금기사항이 있었는데 그중 금기사항이 인상적이었습니다.
1. 추천 종목을 따르지 말며, 비밀스런 소문에 귀 기울이지 마라.
2. 파는 사람이 왜 파는지, 혹은 사는 사람이 왜 사는지를 스스로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3. 손실을 다시 회복하려고 하지 마라.
4. 지난 시세에 연연하지 마라.
5. 주식을 사놓은 뒤 언젠가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희망 속에 그 주식을 잊고 지내지 마라.
6. 시세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마라.
7. 어디서 수익 혹은 손실이 있었는지 계속해서 결산하지 마라.
8. 단기 수익을 얻기 위해서 팔지 마라.
9. 정치적 성향, 즉 지지나 반대에 의해 심리적 영향을 받지 마라.
10. 이익을 보았다고 해서 교만해지지 마라.
이를 곰곰히 생각해보면 내가 시장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교만함을 가지지 말라는 것과 동시에 무조건적인 낙관주의 및 비관주의를 배제하고 항상 객관적 자세를 유지하라는 충고로 읽힙니다. 이는 본서의 다른 충고들과 마찬가지로 투자만이 아니라 인생 전체에 대한 조언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패를 받아들이고 이를 교훈으로 삼되 여기에 얽매여서는 안된다, 외부의 권위에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 생각하고 그 주관에 따라 행동하라, 그리고 현재의 어려움을 애써 무시하거나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없이 객관성을 유지하라는 저자의 충고는 93년간 본인의 인생에서 쌓아온 노하우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저자는 투자에 있어 항상 생각할 것을 강조하고 돈도 뜨겁게 사랑하되 차갑게 다루어라, 즉 어느 정도 거리를 둘 것을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본인의 경험을 들어 빚을 내어 투자하지 말 것을 이야기했고 인내심을 가지고 장기투자할 것을 권유합니다. 2020년, 코로나19의 엄혹함 속에서도 동학개미운동 등 주식시장의 선전이 엇갈리는 시대입니다. 코스톨라니가 이야기하는 생각하는 투자, 냉정한 판단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싶으며, 저 나름의 주관을 가진 인생을 꾸려나가야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해봅니다. 본 연수를 통해 담은 훌륭한 책을 만나 투자와 인생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해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를 가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