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작가님이 집필하셨던 '아리랑, '정글만리', '풀꽃도 꽃이다 등을 인상깊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 금반 독서통신 연수과정 중에 작가님의 신작 '천년의 질문'을 발견하고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천년의 질문'은 총 3편으로 구성되어 꽤 많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한민국의 현실을 냉철하게 반영하고 있어서인지 꽤나 현실감 있게 다가와서 막힘없이 단숨에 읽어내려간 듯 하다. 작가님은 책머리에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하면 가장 저질스러운 정치인들에게 지배당한다'라는 플라통의 명언을 인용하면서 '국가를 삼켜버린 권력의 핵심에는 과연 무엇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몇 해전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던 최순실 스캔들이 이 질문의 답을 그대로 보여준게 아닌가 싶다. 이 책의 1권에는 대규모 비자금을 쌓은 계열대기업과 내부고발자(김태범), 이를 끈질기게 추적해서 사회에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장우진 기자와 그의 법적 지원조직인 민변 등을 중심으로 한 편의 드라마가 완성되어 있는 듯 하다. 대기업이 자신의 치부가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전방적으로 로비를 펼치고, 그들이 제시한 달콤한 유혹을 거부할 경우 철저한 감시와 통제, 협박도 서슴치 않으면서 자신과 오너일가를 보호하는지가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매우 닮아 있어 책을 읽는 내내 대한민국 상위 1%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지, 그들의 재력에 보통사람들이 어떻게 휘둘리고 있는지를 보면서 이러한 상황에 내몰려 있는 현실상황에 못내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씁쓸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1권에서 내부고발이 실패로 돌아갔음에도 불구하고 이혼소송을 통해 반전을 준비하고 있는 김태범이 어떻게 그들에게 타격을 주게 될지, 인간시장의 주인공 '장총찬'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장우진 기자가 대기업 비자금 사건을 어떻게 들추어 내어 세상에 일리게 될지 다음편의 기대를 안고 1권에 대한 후기를 마무리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