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작가남은 고령임에도 불구, 젊은 활동가들의 생각과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급박한 상황들을 참 현실감 있게 잘 묘사하고 있는 듯 하다. 분명 진보적이고, 깨어있는 지식인임에는 맞지만, 자신에게 익숙하고 편안한 환경을 벗어던지신 점과 항상 젊고 건강한 생각을 지니기를 노력하시고 생활화하시는 분이란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천년의 질문은 3년전 우리나라가 촛불집회 과정을 거치면서 많이 변화되었으리라 여겼던 것들이 사실은 현재에도 제자리인 상황에 대해 간접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경제분야에서의 개혁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고 정치분야의 개혁 또한 눈가리고 아웅인 격을 꼬집고 있다. 소설 말미에 장우진 기자의 시민단체 결성은 스웨덴 국회의원이 이야기 했던 깨어있는 시민의 역할은 시민단체의 활동 강화라는 점을 떠올렸을 때 적절한 활동의 전개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으며, 더불어 좀 더 폭넓게 시민단체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지 않았던 나의 지난 시간에 대한 반성도 컸던 장면이었다. 시민단체 결성의 과정이 좀 단순하게 표현된 듯 하였지만 이러한 과정을 오랜기간 거쳐서 다듬어지고 전국적 영역을 넓혀서 현재의 시민단체들이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많은 시민단체들이 각각의 전문 영역에서 기득권 세력들의 비리와 치부를 드러내어 사회에 고발하고,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이러한 이슈에 관심을 갖게 된다면 우리나라도 언젠가든 스웨덴이나 유럽의 여러 선진국처럼 깨끗한 세상, 믿을 수 있는 세상으로 한 단계 한 단계 발전해 나갈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에서는 사회의 부조리 타파를 위해 한 몸 불사르는 여러 인물들 그리고 다양한 사회적 사건 및 상황들과 더불어 정의감에 불타는 장우진 기자가 등장한다. 개인의 영달 보다는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 보겠다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습에 한편으로는 뜨거운 박수와 응원을 해주고 싶지만, 그의 가족 문제를 함께 바라볼때면 못 내 씁쓸한 생각이 덮쳐왔다. 만일 나라면... 가족의 희생을 뻔히 보면서도 그런 정의로운 행동을 할 수 있을까? 과연 나의 아내는 나를 아낌없이 써포트를 해줄수 있을까? 현실 세계에서는 쉽게 만나보기 어려운 캐릭터임에는 틀림없을 듯 싶다. 아무튼.. 책을 보는 내내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이 빠르게 책장을 넘기면서 읽어내려갔지만, 나와는 다른 특별한 사람들의 특별한 얘기인 듯 싶어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다만, 나의 아이가 지금의 대한민국 보다는 조금이나마 깨끗한,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무언가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는 작은 바램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