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부자는 안될지언정 돈 걱정 없이 사는 것이 평범한 사람들의 소원일 것이다. 나 또한 그러하였다. '더 해빙'이라는 책에 대한 이야기가 부를 얻을 수 있는 책이라고 주변에서 회자될 때, 나의 귀는 쫑긋하였다. 그동안 부와 돈 모으기와 관련된 책이나 자기계발서를 많이 접해오면서 조금은 도움을 받았지만 무언가 나를 사로잡을 만한 것은 얻지 못하였던 터였다. 대체로 종잣돈을 어느 기간동안 모으고 그것을 바탕으로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를 하는 것이었다. 종잣돈을 모을 때는 절약과 돈 안쓰기가 답처럼 제시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넉넉하지 않은 어린 시절을 겪으면서 절약이 몸에 배어있는 상황에서 종잣돈을 모으기 위해 애쓰다 보면 짠돌이나 인색한 사람이 되어가는 자신의 모습에 어쩔 수 없는 것인가, 이건 아닌 것 같은데 하는 안타까움이 컸다.
한데, 이 책은 책 제목부터가 '해빙'이다. Having이라니! 우리말로 번역하면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만으로는 이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나타내주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저자도 번역하지 않고 그냥 해빙으로 사용하는 것 같다. 진짜 책 제목부터 잘 와 닿지가 않는다. 보통 부를 얻으려면 첫번째 단계가 '버리라'이다. 버려야 새로운 것으로 채워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신적인 부이든 물질적인 부이든 첫단계가 비움인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책은 해빙, 가지고 있는 것이란다. 가지라고? 책장을 계속 넘기다보니 여기서는 부로 가는 첫걸음이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음을 느끼라는 것이다. 해빙이란 '지금 가지고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해빙은 돈을 쓰는 순간 '가지고 있음'을 '충만하게' 느끼는 것이다. 저자는 이 해빙을 하다보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으며 부자가 되는 가장 간단하고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소개한다. 물건을 사면 돈이 빠져 나가는데 사고 싶은 것을 참아야만 나에게 돈이 남을 터인데 돈을 쓰면서 가지고 있다라는 것을 느끼라니 처음에는 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처럼 들렸다. 저자는 우리가 느끼고 집중해야 할 것은 바로 이 순간이며 현재 자신에게 있는 돈을 대상으로 삼는 것이 옳다고 말하고 해빙이란 돈이 있는 걸 느끼고 그 감정에 머무는 것이라고 했다. 물건을 살 돈이 있어서 산 것이니 기분이 좋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 기분좋아 하는 것이 해빙하는 것이 된단다. 이전까지 무언가를 샀을 때 비싸다거나 돈이 아깝다고 생각했는데 이걸 살 수 있다니 기분이 좋다라고 느끼니 같은 물건이 완전히 다르고 보이고 부유해진 느낌이 들게 된다는 것이다. 있음에 초점을 맞추는 것. 보통 다들 없다고 하는데 없음에서 있음으로 초점을 맞추면 같은 물건도 완전히 다르게 보이고 온몸에서 기쁨과 감사가 느껴진단다. 이것이 바로 해빙의 느낌이라고. 예를 들어 전등 스위치를 켠다고 할 때, 그동안은 소비할 때마다 '없음'의 스위치를 켰던 것이다. 그 결과 부정적인 감정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는 것. '있음'의 감정이 들어설 공간이 없었고 반면 해빙의 스위치를 켜자 그에 맞는 긍정적 감정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데 이 차이가 만드는 변화는 굉장이 크다고 설명했다. 사실 우리는 그동안 '없음'의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봐왔다. '없음'에서 '있음'으로 렌즈를 바꾸는 방법이 바로 해빙이다. 하지만 렌즈를 바꾼다는 것이 그리 만만치 않다. 지금까지 살면서 굳어진 고정관념과 인식을 바꾸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빙은 지금 당장부터 할 수 있는 방법이고 작은 것에서 시작할 수 있어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렌즈를 바꾸어 매일 돈을 쓸 때마다 해빙을 하고 그 느낌을 바라보고 그 감정을 조금씩 키워 나갈 것을 조언했다. 저자는 대부분의 사람은 300달러에서 700달러의 재산을 가질 수 있는 운이 있다고 말한다. 물론 모든 사람이 빌 게이츠 같은 수퍼 리치가 될 수는 없지만 누구나 사랑 받을 자격이 있는 것처럼 누구나 부자가 될 자격을 가지고 태어난 것은 확실한 사실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해빙이란 이러한 부를 끌어당기는 힘이라고 말한다.
자신을 기쁘게 하기 위해 소비한 것이 아니면 그것은 해빙한 것이 아니다. 질투나 불안, 타인의 시선에 휘둘려 소비하였다면 그것은 낭비라고 일러준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따라가다 보면 낭비나 과시적 소비와는 자연스럽게 멀어지고 파도를 타듯 자연스럽게 부의 흐름을 타게 된다고 한다. 노를 저을 것도 없이 그저 보트를 탄 채 그 물결 위에 떠있기만 하면 된단다.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나는 저자가 알려주는 대로 해빙을 실천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