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어려운 주제(달러와 금)임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감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의 일목요연한 논리와 재밌는(?) 설명으로 쉽게 풀어낸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오건영 팀장님 특유의 겸손함과 정감가는 말투, 대치동 일타강사 뺨치는 전달력이 곳곳에 드러납니다.
일단 이 책은 금과 달러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지난 100여년 역사의 흐름 속에서 금과 달러의 위상이 변화해온 모습을 보고 금(실물화폐)과 달러(종이화폐)을 특성을 파악하여 실질적인 흐름을 파악하고자 합니다.
영원한 달러 강세는 없다!
달러는 강남의 부자들이 좋아하는 자산으로 종종 회자되곤 하죠.
수년간 다른 통화 대비 달러강세를 유지했던 과거의 경험으로 미루어보아 달러가 상대적으로 안전했기 때문에
위기 때마다 달러를 모으는 경향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지난 수년간 달러가 강세를 보인 이유를 간략하게 살펴보겠습니다.
2000년 대에 중국을 중심으로 이머징 국가들의 성장이 시작됩니다.
수출로 성장이 어려운 미국은 내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자산 가격의 상승을 유도하게 되죠.
이로 인해 주택시장이 활성화되고, 버블과 금융시장의 과열로 이어지면서 2008년 금융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금융위기 직후 미국 경제는 위축되었죠. 부채가 많은 데다 금융기관까지 무너져 내리는 상황에서 소비의 진작을 위해 엄청난 규모의
달러 유동성을 공급하게 됩니다. 달러의 공급이 늘어나면 달러 가치는 하락하게 되겠죠.
그래서 2010~2012년까지 달러는 약세기조를, 위안화와 엔화를 강세를 보입니다.
그러던 미국이 2013년을 넘어서면서 IT 산업을 중심으로 혁신적인 성장을 일구어내기 시작하죠.
유럽과 일본이 휘청대는 사이, 독보적인 성장을 이루어냅니다.
전 세계가 금리를 낮추고 유동성 공급을 늘려놓은 상황이라 자금은 미국으로 몰려가게 됩니다.
따라서 미국 주식시장도 달러와 함께 강세를 보이게 됩니다.
2014년이 되자 경기 과열이 두려운 FED는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2015년 12월 금리 인상을 하게 됩니다.
그 때부터 2018년 12월까지 아홉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고 해요.
강세를 만들었던 이유들이 계속 이어진다면 달러는 앞으로도 강세추세를 이어갈 수 있겠죠.
그러나 그 원인이 사라진다면 달러 강세 추세는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2019년 미국과 중국은 심각한 무역 전쟁을 벌이고 이로 인해 성장의 둔화가 가시화되기 시작합니다.
FED는 미국 경기 둔화가 나타날 것을 염려해 2019년 10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 인하(보험적 금리 인하, insurance cut)를 단행합니다. 그 영향으로 미국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 행진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주식시장은 무너지게 되고 FED는 다시 기준금리를 0%로 인하하고 무제한 양적완화를 시작하게 되죠. 달러의 강세를 유지하게 했던 첫번째 원인이 사라졌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두 번째 원인은 지금 어떤 상황일까요?
미국은 여전히 독보적인 성장을 하고 있나요?
미국의 성장의 발판에는 IT산업의 혁신적 발달이 있지만 2017년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도 한 몫했다고 합니다.
경기가 좋을 때는 보통 증세를 해서 국고를 채워놓게 마련인데 미국은 호경기에 감세를 단행하는 독특한 행보를 하게 됩니다.
법인세율 인하를 통한 법인세의 감세가 오히려 기업이 돈을 잘 벌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어 법인세를 더 거두어들일 수 있다는 논리에서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미국 기업들은 깍아준 세금을 주식으로 탕진하기도 하고 지나치게 기업부채를 늘렸다고 해요. 그래서 미국에서는 경기가 좋은데도 재정적자가 증가하는 일이 벌어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반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독보적인 성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재정 적자는 결국 미래 세대가 쓸 돈을 현재로 당겨서 쓰는 것이기에 가벼운 문제는 아닙니다.
과도한 재정 적자와 기업 및 가계 부채가 코로나 19사태로 인해 더 늘어난 만큼 향후에도 재정 및 기업/가계 부채 추가 증가를 통한 성장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덧붙여 셰일 오일 산업의 빠른 성장 역시, 미국의 독보적인 성장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코로나 19사태로 글로벌 원유 수요가 크게 위축했고, 국제유가는 크게 하락하게 되었죠. 미국 셰일 산업의 위축도 앞으로의 미국 성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될 것입니다.
달러화는 향후는 강세의 흐름을 가지기에는 힘들거라는 것이 저자의 결론입니다. 저자는 이와는 반대로 원화는 과거보다 훨씬 안정적이라고 말합니다. 특히, 한국 국채는 한국 경제 자체 및 원화 가치의 안정성 그리고 글로벌 연기금 증가에 따른 수요 증가에 힘입어 인기있는 자산이 되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한국국채가 안전자산 취급을 받게 되면서 시장이 흔들릴때 한국주식을 팔고 나가는 세력과 함께, 한국 채권을 사려고 원화를 사면서 들어오는 세력이 함께 존재한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과거 달러/원 환율이 하늘로 튀어 오르는/ 원화가치가 폭락하는 그런 일이 나타날 가능성은 적어도 향후 수년간은 매우 낮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투자자는 달러를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