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주역 혹은 역을 쉽게 풀이한 책인데, 원전을 해석하고 주석하지 않고, 주역 그 자체에 대한 기본적 배경과 개념 그리고 적용법 등을 쉽게 풀어 썼다.
역은 세상의 모든 일들을 음과 양의 상호작용으로 풀어낸다.
음과 양이 서로 주고받음으로서 태어나고 성장하고 쇠퇴하며 소멸하는 끊임없는 순환을 거친다고 본다
그런 우주속에 사람이 있으니, 하늘과 땅과 만물(혹은 사람)을 삼재라고 부르고, 이 삼재가 되풀이하는 과정을 64괘의 틀에 넣은 것을 주역이라 부른다.
유학의 절대적 원리인 사서삼경에서 주역은 최고봉의 위치를 차지하는데, 사서를 배운 후에 시경과 서경을 익혀 인간으로서의 감성을 고양하고 사회를 움직이는 정치를 익힌 후에야 주역을 배우게 하는데, 이는 주역이 세상만물의 이치를 알게 하고 그 순환을 알게 하고 가야하는 바를 알게 하므로, 세상의 궁극적 이치를 추구하는 학문의 완성을 이루게 되기 때문이다.
주역을 두고 점복서인가 철학서인가 하는 논란을 하게 되는 것은 주역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가 세상의 이치와 만물의 이치를 알고자 함에 따른 것으로,
이는 사람이 알지 못하거나 보지 못하거나 듣지 못함을 알고자 하는 것이라 자연히 미래를 보기를 바라고 볼 수없는 먼 곳에 있는 것을 보고자 하고 타인의 마음을 읽고자 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자연히 철학이기도 하고 점복서이기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주역의 근본인 팔괘는 하늘을 상징하는 부호 하나와 땅을 상징하는 부호 하나, 그리고 그 사이에 존재하는 만물을 상징하는 부호를 합한 것으로 이 세개를 삼재라 하며 이 셋에는 각기 음과 양이 있으므로, 삼재를 음과 양으로 조합하여 만들어지는 여덟가지를 일컫는다.
한편, 은나라의 제후였던 창(후에 문왕)은 팔괘를 자세히 나눈 64괘를 연구하여 총론적인 설명을 붙인 괘사를 완성했으며, 이후에 문왕의 아들인 주공은 384효 하나하나에 설명을 붙인 효사를 남겼으니 괘사와 효사를 합하여 주역의 경문이라 하며,
후대에 공자는 주역의 경문에 대하여 10가지 형태의 부연설명을 붙이니 이를 십익이라 부르며 이로서 주역이 완성되었다 한다
이렇게 완성된 주역은 오랜 세월에 걸쳐 한자문화권에 영향을 미쳤는데, 12분야설과 360주천도수 등의 천문, 영자팔법과 같은 서화, 사상의학과 경락설 등의 의학에 영향을 끼쳤으며, 제갈공명의 팔괘진 등의 병법과 태극권 팔괘권 등의 무도에도 영향을 미쳤으며, 중국의 자금성이나 조선시대 이전까지의 궁궐이나 사찰의 배치 등에도 영향을 미쳤으니, 가히 한자문화권의 문화 그 자체라고도할 수 있다.
근세 이후에는 서양의 과학문명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양자역학이나 상대성이론, 우주의 팽창이론에도 영향을 미쳤고, 현대물리학의 소립자이론의 완성에도 그 영향력이 있었으니, 인류의 문명에 지대한 기여를 한 것이다.
이 책은 주역을 철학적 관점에서 조금 벗어나, 그 본질인 세상의 이치를 보는 것으로 중심을 잡고 있다.
8괘로 이루어지는 소성괘에 대하여는 태극과 음양, 양효와 음효 그리고 8괘를 설명하고, 그 생성순서와 각 괘의 의미와 세상사에 대입되는 모습을 설명했다.
64괘로 이루어지는 대성괘에 대하여는 8괘에서 64괘로 이르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그 괘를 읽는 방법도 보였다.
이후에는 64괘에서 괘와 괘의 관계를 밝히고 각 효의 상관관계를 중정응비의 관점에서 자세히 밝혔으며 주역의 구성과 64괘에 따라 각 부분을 보는 법에 대하여도 상세히 풀었다.
저자는 주역이 철학과 점복의 양면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 점을 보는 방법 중 하나인 설시법과 척전법에 대하여도 기술했는데, 이는 주역을 처음 접하거나, 혹은 기초적 지식만 가진 많은 이들이 알고 싶어하는 것을 잘 보여준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에 선천팔괘가 있는 하도와 후천팔괘가 있는 낙서도 소개함으로서 주역과 관련한 많은 것들을 개괄적이면서 알기 쉽도록 소개했다.
주역은 사서삼경의 마지막 자리를 점하는 고전으로,
불완전체인 인간으로 하여금 세상만물의 이치를 알게 하여,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것들을 알게 하는 철학이며
다른 한면으로는 지고한 철학의 반대편을 세속적으로 해석하는 점복서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런 주역의 양면을 잘 보여준다.